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사람이 명료한 사고를 할 수 있을 때가 언제인지 아시나요? 어떤 생각, 감정이 올라오더라도 “아 그런 생각이 들었구나. 그럴 수도 있지.”라는 내적 허용을 받을 때입니다(Winnicott, 1997). 만약에 누군가 “아휴, 왜 사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했을 때 “다들 그렇게 살아. 너만 그런 게 아니야.”라든지, “오늘 뭐 안 좋은 일 있었어? 왜 그래?”라든지 “쓸데없는 망상에 사로잡히지 말고, 주어진 일이나 잘 해.”라는 피드백은 별 도움이 안 되죠. 이럴 땐 “아, 그런 생각이 들었구나. 그럴 수 있지.”라는 피드백을 받으면(자기 자신에게라도 내부적 허용을 받으면) 심리적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에 대해 조망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정서와 자존감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보면 결국 이런 ..
요 며칠, 제 블로그에 강박이나 공황을 키워드로 들어오는 분들이 꽤 되는 걸 보면, 그만큼 마음의 불편함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걸 느껴요. 저는 불안으로 힘든 분들을 응원해 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불안도 가만히 보면 에너지이거든요. 비유를 하자면 밥솥에 구멍이 막혀 김이 잘 안 빠지듯이, 이러한 에너지가 체내에 압력감으로 머물러 있어 그렇지 불안정하게 올라오는 김만 잘 빼면 누구보다 내적 파워를 잘 발휘할 수 있는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불안장애의 매커니즘을 살펴보면 신경증(neurosis)과 관련이 깊은데요.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측두엽 하단에 있는 편도(amygdala)가 활성화 되는데, 타고나길 신경성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편도의 활성도가 일반 사람들보다 더 높습니다(Steel, 2008). ..
오늘은 ARN 과정 중에 수용(Acceptance)이 불안장애와 관련이 깊기도 해서 공황, 강박, 불안을 완화시킬 수 있는 Tip들을 공유할까 해요. 보통 상담가와 내담자 사이에 궁합이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저는 상담을 통해 내담자가 덜 불편해하고, 일상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끔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궁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련할 때 마치 누가 패턴을 이어주기라도 한 것처럼, 공황, 강박, 불안을 가진 분들을 주내담자로 만났는데요. 다들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이 강한 분들이었고, 그 통제력만큼이나 불안도가 높아 공황이나 강박으로 이어진 케이스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잡지 만들며 취재할 때도 꽤 많은 인터뷰이들이 오프 더 레코드로 공황이나 강박, 불안을 겪은 적이 있다고 하였고, ..
사람들이 종종 “마음밑돌이 무슨 뜻이에요?”라고 묻는 경우가 있는데요. 답하기에 살짝 고민이 됩니다. 왜냐하면 꿈에서 본 글자거든요. 꿈에서 어떤 형상을 봤냐면 사람의 깊은 중심에는 응축된 덩어리(cluster) 같은 게 있는데, 이러한 밑돌이 응어리처럼 똬리 틀고 있어서 사람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막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러한 중력감(밑돌)이 있기 때문에 존재의 지반을 잡아주는 무게중심 역할을 하는구나, 란 인사이트를 얻었는데요. 마치 풍선이 날아가지 않게 받히는 역할을 하는데, 풍선 입장에선 그것이 억제력처럼 느껴져서 내던져 버리고 싶지만, 참자기(Self) 입장에선 생명력을 표현하려면 개체의 개성(중력)이 필요하기에(펜이 있어야 글씨를 쓰듯이) 밑돌은 자연스럽게 형성..
기분이 좋을 땐 그럴 수 있지 하고 넘어갈 일도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자아강도가 약해지면 사소한 말도 마음의 실밥처럼 따라다녀 이 따라다님이 길어지면 분개심으로 이어지는데 융은 이런 마음의 뒷그림자에는 교만이 섞여 있다고 본다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여길수록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무너져 내려 내가 얼마나 잘난 사람인데 라는 양극성의 마음이 분열감을 초래하니까 교만할수록 도리어 스스로에게 해 줄 것도 제대로 못해 주고(실속도 못 챙기고) 반추(생각의 되새김)에 빠져 방황하게 만들어 나도 그래 누구나 그래 저작물의 링크는 허용하나, 무단 복사 및 도용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by 마음밑돌 All rights reserved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감정의 불씨에 점화되면 과거에 있었던 비슷한 일이 같이 떠올라 그리고 미래에도 그렇게 될까 두려운 마음까지 함께 몰려와서 지금 당면한 일에 감정의 기름을 부어 터뜨린다. 이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반응인걸 과거와 미래가 함께 섞여 있는 건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보호하고 싶어 하는 뇌의 기제인데, 문제는 지나쳐서 내 감정이 눈덩이처럼 커질 때 힘들어지지 이럴 땐 내가 행복했던 때, 다행이었던 때, 감사했던 때를 떠올려 봐 그래도 안 식는다고? 폭팔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그럴 땐 응급처치로 후~ 하고 촛불을 불어 끄듯이 입으로 바람을 불고 손가락 하나를 편 다음 좌우로 움직여 봐 이때 고개는 고정시킨 다음 시선은 그 손가락 끝을 따라 가는 거야 마치 자동차 와이퍼가 앞유리창을 닦듯이 ..
올 한 해도 한 달 남짓 남았네요. 시간이 어찌나 빠른지 ㅠ.ㅠ 요즘 코로나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거나 우울감에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으니, 백신이라도 하루빨리 개발되면 좋겠네요. 요즘 상담 분야도 코로나로 인해 위축되었고, 기업 교육은 zoom이나 기타 온택트 방식으로 넘어간 추세라, 저도 내년 봄쯤 책을 탈고 한 뒤에도 코로나가 꺾이지 않으면 온라인 쪽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지만(그 전에 완성된 백신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개발한 프로그램은 상호작용하는 것이 특장점인데, 온라인에서는 아무래도 참여자들끼리 시너지가 잘 안 나니까요.) 아무튼 코로나가 하루빨리 물러가서, 언젠가는 블로그 독자님들과도 프로그램을 나눌 날이 오면 좋겠네요. 융은 인간이 심리적 고통을 겪는 이유 중 하나가 인생의 어두움과..
예전에 L교수님을 인터뷰했을 때 그러더라고요. 하루는 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려고 했는데, 교육담당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제목을 좀 바꿔 보시지요. 이렇게 하면 아무도 안 옵니다.” 그런 주제의 강의를 듣는 것 자체가 이미 “나는 우울과 불안을 가지고 있는 못난 사람이에요.”라는 자존감을 깎아 먹는 듯한 느낌이 들어 사람들이 신청을 안 한다고요. “그럼 어떻게 바꿔야 하죠?” 라고 물으니 로 바꾸길 권하더랍니다. 그래서 제목만 바꿨더니 정말 수강생들이 배로 늘었다고 해요. 이처럼 우리는 내면의 어둠에 대해 몹시 두려워하고, 그것이 밖으로 드러나길 원치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말이죠. 제가 융 심리를 만나면서 깨닫게 된 건, 어둠 속에서도 꺼내어 쓸 만한 멋진 빛이 들어 있고 겉으로 화려하게 보이..
요즘 활자가 눈에 안 들어오고, 몸을 움직이는 게 좋아서 여기저기 걷는데 문득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고 싶어지더라고요. “요즘 왜 글 쓰기 싫어?” 그러니까 이런 답을 들려주더라고요. “잘 쓰고 싶어서. 그런데 안 풀리니까 화가 나.” 그래서 이렇게 답해 주었습니다. “아, 그랬구나. 그런 마음도 모르고, 게으르다고 몰아붙여서 미안해.” 이렇게 내 안의 그림자와 화해가 이루어져서, 다시 책상 앞에 앉았는데요. 제가 쓰는 이 방법은 내 안의 그림자와 대화를 나누는 내부 연결 대화법인데요. 융은 자신의 그림자와 연결되어 대화를 나누게 되면, 그림자에 압도되지 않고 잘 다룰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림자 대화법은 중독 치료를 할 때 쓰는 ‘외재화 기법’과도 연관되어 있는데요. 우리가 더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오늘도 이어서 (클릭☞양극성 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융이 말했듯, 이렇게 억압된 자신의 양극성과 접촉하면 아주 놀라운 에너지가 탄생하는데요. “어, 나한테 이런 면이 있었네.”라는 새로운 탐색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자각하지 못했던 자신 속 많은 부분들과 만나 마음의 생기가 돕니다. 사실 번아웃 된 경우를 보면 주위 기대나, 환경의 제약에 의해서만 살아지는 나 자신이 싫어서 스스로를 놓아버린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만사가 귀찮고, 내 욕구가 정확히 무언지 파악하기도 힘들어지는 거죠. 제가 상담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의미 있었던 지점이 "나는 지금 무엇무엇을 하고 싶다."라고 매회기마다 4-5개씩 쓰는 것만으로도 내담자 분들이 생기는 되찾는 지점이었는데요. 그래서 내가 번아웃 되었다면, 역..
오늘은 이어서, 양극성 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클릭☞거울처럼 읽어주기)에서 자신의 반대 방향의 욕구를 읽어 주면 좋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우리가 스스로에게 “A를 해야 해!” 라고 말할 때 말이죠. 융에 따르면, 사실 무의식과 마음 그리고 영혼(Self)이 일치한다면 “A를 해야 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그 일을 하고 있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사실 B도 하고 싶지만(의식적으로 억압한 채) “A를 해야 해!” 라고 애쓰고 있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A 속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데 이렇게 억지로 하면 흥도 안 나고, 무의식은 짜증이 납니다. “쳇, 내 이야기는 안 들어주고. 난 협조하기 싫어.”라고 마음 밑바닥에서는 존중받지 못했다는..
저번에 우리 내면은 (클릭☞양극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오늘은 내 안의 양극성을 자각하고, 억압된 지점에 물꼬를 틔우는 법에 대해 알아볼까 해요. 제가 유독 마음이 가는 분들이 있는데요. 바로 자기 분노감을 적절하게 표현 못하는 분들입니다. 이런 경우, 참고 참다가 번아웃 되어 막판에 확 뒤집어 놓고 퇴사해 버리거나, 수동공격(passive aggressiveness ; 겉으로는 티를 안 내면서, 일처리를 지연시키거나 잦은 실수를 유발하는 등, 자기 나름의 에둘러 가는 공격법을 쓰지만, 사실 이런 케이스는 본인 커리어에도 안 좋고, 구성원 전체에도 비협조적 분위기를 조성하거든요)을 구사합니다. 융을 비롯해 코헛(Heinz Kohut)이란 정신분석가가 말하길, 우리가 자신의 한쪽 측면..
예전에 조향사 분을 인터뷰했을 때 그러더라고요. 향수에서 향을 만들 때 들어가는 95%의 베이스는 비슷하다고요. 나머지 5% 천연 원료가 향기를 좌우하는데요. 그 5%가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사실 자스민향 1ml를 만들려면 8000송이 이상의 꽃이 필요하다는 거죠. 사람도 비슷한 것 같아요. 각계각층의 분들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건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겁니다. 아무리 영적으로 열린 분들이라 해도, 돈 좋아하고, 명예 좋아하고, 이성 좋아하고, 인간이라면 베이스는 다 비슷하다고 봐요. 그럼에도 남다른 분들한테는 특별한 자기만의 향기가 있습니다. 다 거기서 거기 같아도 그 5% 차이가 그 사람의 향기를 만들거든요. 그리고 그러한 향기가 타고난 것 같아도 그 분들 나름으로는 끊임없이 갈고 닦아온 결과물이..
후배가 ‘코로나로 지친 마음 극복하기’란 주제로 원고를 써 달라고 해서 짧은 글을 써 줬는데, 사실 저도 요즘 마음이 힘듭니다. 아무래도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지금 이 상황을 조심하며 통과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원고에 썼던 몇 가지 상담심리학적인 팁을 정리해 보자면, 사실 1. 불안은 정상적인 감정이라는 겁니다. 집단으로 번지는 사태를 보면서 생기는 불안감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죠. 하지만 2. 정확한 정보를 필요한 만큼만 얻는 건 중요한 지점인 것 같아요. 여러 연구를 봐도 정보의 과다성이 주는 피로도는 상당하거든요. 알면 알수록 적절한 해결방안이 생기는 게 아니라, 도리어 불안감만 증폭되죠. 그래서 저는 요즘 저녁 먹을 때만 뉴스를 보고, 휘둘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아침에는 하루를 기분 좋..
어떤 분이 “융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야.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으려면 아들러 같은 처세술적인 팁이 좀 있어야 하는데.”라고 말씀하시던데 외려 저는 융이야말로 “사람은 어떤 역동으로 움직이는가?”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하는가?”에 깊이 파고든 처세의 장인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오늘은 실질적인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보통 번아웃 된 케이스를 보면, 일을 설렁설렁하는 경우보다는 대개 이상이 높고, 자기 일에 열정을 쏟아붓던 분들이 많이 겪습니다. 하는 데까지 열심히 해 봤는데도, 보람을 잃을 경우 슬럼프에 빠지는 거죠. 번아웃 되면 자신을 지탱하기도 힘든 상황이라, 주위 사람에 대한 이해나 배려, 공감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쌓아두지만 말고, 적절하게 주위 사람에게 표현해 보라는 조언..
마음을 관찰하면 재밌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요. 머릿속으로 어떤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에 수반되는 기억이 흘러나오거든요. 예를 들어 기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기뻤던 기억과 더불어 그에 반대되는 슬픔이라는 단어까지 상기할 수 있는 게 사람의 마음 작용인데요(Hayes, 2010). 그래서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기도 하죠. 코로나로 기왕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 올 하반기에는 단행본을 완료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공기 좋은 곳에 왔는데 말이죠. 환경은 고요해도, 마음의 잡념은 워터볼 눈송이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재밌는 게. 잡념 속에서 회상된 사람들을 명명해 보면, 그들은 뿅, 하고 진짜 실체를 가지고 등장하는데요. 사실 이런 허상 같은 홀로그램을 쉽사리 무시할 수 없는 이유..
며칠 전에 친구랑 통화하는데, 이 글(클릭☞)감정수용을 읽고 궁금한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감정은 억압하면 증폭되고, 허용하면 지나간다고 했잖아. 그런데 나는 진심으로 있는 그대로 느껴 보려고 했거든? 그런데 오히려 점점 더 열이 오르면서 화딱지가 나던데, 왜 그럴까?” 사실 이런 의문은 내담자들이 호소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방어 없이 감정을 느껴보려고 하는데, 오히려 거기에 훅 빨려 들어가거나, 공황이나 불안 같은 경우, 있는 그대로 느낄수록 무서워진다고요. 그럴 때 보여주는 이미지가 있는데요. 제가 ACT(수용전념치료)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것입니다. 왼쪽에 보면 사람 테두리를 둘러싼 저 빨간 점들이 보이죠? 보통 그림자는 내부적 압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압력(저 빨간 점)은 외부와의 상..
지난번에 (클릭☞)그림자 투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죠. 오늘도 이 그림자란 녀석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 해요. 우리가 사회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나(페르소나)와 보고 싶지 않아서 억눌러 둔 나(그림자)는 얼핏 보면 적대적인 것 같아도 하나의 대극 쌍(한 몸의 양극)으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이부영, 2006). 문득 잭 웰치가 떠오르네요. 그는 미국의 성공한 기업인이죠. 철의 리더십을 가졌다고 평가받지만, 냉혈한으로 비판받아 왔는데요. 그는 5년 간 11만 명을 하루아침에 정리해고 했습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해요. 그런데 융의 그림자 원형을 살펴보면, 냉혹한 인물일수록 감정에 휘둘리는 자신을 두려워하는 그림자를 갖고 있습니다. 감정에 이끌리는 자신이 두렵고 불..
번아웃의 여러 요인 중에 ‘관계 갈등’은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직장에서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누구나 한 명쯤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상대와 나의 ‘그림자’가 격돌하는 지점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융에 의하면 그림자란, 내가 꾹 참아온 것, 두려워하는 것, 피하고 싶은 것,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인격들이 자리하는 곳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의식적으로 걸러진, ‘보여지고 싶은 나’는 (클릭☞)페르소나가 되지만,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나는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 그림자가 되는데요. 이때 억누르거나 억압한 ‘어두운 나’들은 아주 없어지지 않고 무의식에 남아서 자신도 모르게 표출되기도 합니다(이부영, 2006). 무엇보다 직장 내 관계 갈등의 그림자는 권력의 위계에 ..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사람도 건전지처럼 내적 에너지 용량이 얼마 안 남으면 이마에 깜박깜박 불이 들어오면 좋겠다고요. 그러면 언제 어디서든 일단 다 내려놓고, 명상하거나 15분 정도 한숨 자는 겁니다. 이렇게만 해도 직장에서 과로해서 탈진하거나,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거나, 인내심이 고갈되어 상대와 말다툼을 한다거나, 엉뚱한 판단을 한다든가, 전쟁을 일으킬 확률도 떨어질지 모릅니다. 사실 번아웃 증후군이란 말이 통용되고 있지만, 우리가 소위 말하는 번아웃은 급성 번아웃인 경우도 많습니다. 일단 다 내려놓고, 맛있는 거 먹고,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또 해볼 만한 의지가 생기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충분히 쉬었는데도, 마치 좀비가 된 것처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정신적 탈진 현상이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