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돋보기 ireugo 2017.08.25 15:16
(클릭☞) ‘내 삶의 기프트 선’을 그리다 보면 다양한 패턴들이 드러나는데요. 보통은 다양한 유형이 혼재되어 있지만, 유독 두드러지는 유형이 있습니다.우선 관계지향적인 분들의 이야기 속에는 주로 사람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서 이 시기에 누구를 만나서 기뻤다, 누구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 누구랑 헤어져서 슬펐다 등등... 이런 분들은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사람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사람 때문에 큰 상처를 입거든요. 만약에 내 그래프 꼭지점의..
마음돋보기 ireugo 2017.08.25 15:12
내담자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어떤 시기에 겪었던 일 중에서 내가 가장 강렬하게 정서를 느꼈던 사건만을 클로즈업해서 기억한다는 걸 느낍니다.예를 들어서 저에게 올 8월은 슬픔과 아픔으로만 기억됩니다. 강아지가 아파서 동물병원을 오갔던 슬픔만이 강렬하죠. (다행히 해피는 고비를 넘겼습니다. 기도해 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물론 올 8월은 슬펐지만, 매일매일이 오직 슬픔이기만 했을까요? 숨어 있는 다른 이야기도 있..
마음돋보기 ireugo 2017.08.19 21:30
몇 년 전, 친구랑 야경을 내려다보며 밥을 먹는데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는 게 왜 이렇게 재미가 없지? 넌 그래도 취재하면 새로운 사람들이라도 만나잖아. 난 하루가 너무 똑같아서 재미가 없어. 회사, 집, 회사 집.” 그때 저도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그래. 그냥 표면적인 만남 속에서 소비되는 느낌이야.”라고 말했는데요. 며칠 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부모님이랑 남동생이 친척..
마음돋보기 ireugo 2017.08.19 21:16
저는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영화관에 가면 잘 조는 편인데요. 분석을 받으면서 제가 영화관에서 조는 게 폐쇄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제가 안 졸 때는 딱 세 가지 경우인데요. 정말 재미있거나, 아주 무섭거나, 개인적인 코드와 맞아떨어지는 영화를 볼 때입니다. 영화 <공범자들>은 재미있으면서도 슬프고 아프면서도 코믹합니다. 이 여러 모순적인 감정을 양푼에 비..
마음돋보기 ireugo 2017.08.12 22:35
요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슈들이 넘쳐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데요. 예전에 김경일 교수님이 학교에 와서 인공지능 로봇과 컴퓨터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 재밌어서 메모를 해 뒀답니다. 요약하자면 컴퓨터는 특정 목표에 이르는 가장 빠른 방법은 알지만, 스스로를 인지하는(데이터 밖에서 자신을 성찰하는 힘)인 메타인지가 없다는 거죠. 반면 사람은 자기가 모르는 건 모른다는 것을 아는 메타인지가 있기 때문에 프로그래밍된 데이터의 프..
마음돋보기 ireugo 2017.08.05 23:11
요즘 제가 새로 만나는 내담자 중에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친구가 있는데요. 굉장히 창의적인 친구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엊그제는 “제 과거는 망쳐버린 도화지 같아서 이젠 그 위에 어떤 그림을 그려도 엉망일 거예요.”라고 하는데 무심코 던지는 표현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직관이 발달한 친구라 자기감정을 잘 인지하고 있고, 그걸 굉장히 생생하게 묘사하는 편인데요. 그 친구에게 아들러와 융 이야..
마음돋보기 ireugo 2017.07.28 23:12
지난번에 뭔가 불안해서 집중이 안 될 땐 (클릭☞)If ~then 쓰기를 권했었죠? 뭔가 끝내지 못한 일이 떠올라서 현재의 일에 집중하지 못할 땐 ‘If ~then’기법으로 (만약 ~일이 벌어진다면 ~해 봐야지) 써 보는 것만으로도 현재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진다고요. 문득 제가 인터뷰했던 어떤 분이 떠오르는데요. 그 분은 매일 새벽 5-6시를 ‘걱정의 시간’으로 정하고, 메모해 둔 걱정꺼리에 대해 심사숙..
마음돋보기 ireugo 2017.07.22 18:36
어제 한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지난 번에 (클릭☞)네가 쓴 글 있잖아. 과거에 우울한 기억이 자꾸 떠오르는 건, 지금 내 마음이 우울해서 그런 거라고. 그래, 네 글 보니까 왜 그런지 이유는 알겠는데, 그래도 자꾸 우울한 일이 떠오르면 어떻게 하니?” 사실 우리가 지금 느껴지는 감정을 의지로 통제하기는 어렵죠. “우울해하지 말자! 레드 썬!” 한다고 해서 우울한 마음이 짠, 하고 가시는 건 아니니까요. 이미 활성화..
마음돋보기 ireugo 2017.07.14 21:10
요즘 한 내담자를 만나고 있는데요. 이 분의 이슈는 과거에 속상했던 일들이 수시로 떠올라, 필름처럼 펼쳐져서 괴롭다고 했습니다. 일종의 반추(과거에 있었던 일을 되새김질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했는데요. 유독 과거의 삽화 중에서 우울하고 속상했던 기억만 떠오른다고 했습니다. 내담자 보호 차원에서 자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문득 슈워츠와 블레스(N. Schwarz&Bless)가 언급한 정서의 정보 모델(Affect-as..
마음돋보기 ireugo 2017.07.08 22:40
지난 번에 (클릭☞) 단기적인 행복과 vs 장기적인 행복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질문을 드렸었죠? 1. 요즘 무엇이 여러분을 행복하게 하나요?(현재) 2. 무엇이 여러분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요?(가정) 이 두 물음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감이 빠른 분들은 1번과 2번의 답 차이를 느끼셨을 겁니다. 1번 물음은 아무래도 이루기 위한 목표보다는 과정(ing)에 가까운 것이 많죠. 일상생활에서 마..
마음돋보기 ireugo 2017.07.01 16:32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느낌은 오는데, 왠지 뜬구름 잡는 소리 같기도 하고, 명확하게 잡히는 대상이 아니라서 언어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차라리 ‘기쁨’에 대해서는 심리학자들이 이렇게 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시험을 잘 보거나, 자기 팀이 경기에 이기는 것을 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쇼핑을 하는 것에 의해 순간적으로 유발되는 것이다(Arnold & Reynolds, 20..
마음돋보기 ireugo 2017.06.25 00:06
친애하는 최미정 작가님이 《본의 아니게 연애 공백기》라는 신간을 냈네요. 최미정 작가님은 제가 진행했던 잡지의 연애 칼럼 필자였는데요. 누구나 공감할 법한 연애 소재를 쉽게 풀어내서, 독자들의 반응이 꽤 좋았답니다. 어느덧 인연을 맺은지도 6년이 훌쩍 넘었네요. 만날 때마다 반갑고, 이야기가 끊이지 않아서 제게 엔돌핀 같은 존재입니다. ㅎㅎ 같이 냉면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번에 그녀가 낸 신간을 선물받았는데요. ..
마음돋보기 ireugo 2017.06.17 23:37
지난번에 클릭 ☞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 Commitment Therapy : ACT)에서 대해 이야기했었죠? 심리적 공간 확보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다가 만 것 같은데요. ACT에서 심리적 공간 확보를 위해서는 ‘개념화된 자기(conceptualized self)로부터 빠져나오기’를 권합니다. 개념화된 자기란 스스로를 “나는 ○○다.”라고 규정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마음돋보기 ireugo 2017.06.03 18:47
어느 분이 탈융합과 마음챙김에 대한 메일을 주셨는데요. 부족하게나마 이 글이 답장이 되면 좋겠습니다. 요즘 저는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 Commitment Therapy : ACT)에 관심이 많은데요. ACT란 올라오는 불쾌한 생각이나 감정을 변화시키려고 애쓰기보다는 수용과 알아차림을 통해 선명한 시야를 확보하려는 마음챙김입니다. ACT는 현대인들이 겪는 여러 가지 심리적 어려움들(불안, 공황, 우..
마음돋보기 ireugo 2017.05.29 01:27
며칠 전에 사촌 동생이 잠깐 집 근처에 놀러왔는데, 스마트폰을 강박적으로 확인하느라 영화 한 편을 제대로 못 본다고 한탄했습니다. 영화를 초반부에 좀 보려고 하면 친구로부터 메시지가 와 있고, 얼른 답장을 해 줘야 마음이 편해진다고요. 스마트폰을 안 보면 불안한 이유가 뭘까요? 사실 우리가 중독되는 이유는 뇌의 보상회로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 어떤 특..
마음돋보기 ireugo 2017.05.18 18:55
(클릭☞) 1편에서 편향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 봤습니다. 그럼 편향하지 않고 생생하게 환경과 접촉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Perls는 불안이란 ‘현재와 미래 사이의 간격’이라고 말합니다. (Perls et al., 1951, pp.127~129). 우리가 지금 여기를 떠나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하면 어찌해볼 수 없는 행동만큼 불안이 스며듭니다. 따라서 ‘개체가 미래로 달려가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
마음돋보기 ireugo 2017.05.18 18:21
예전에 같이 일하던 동료가 있었는데요. 그녀는 웬만하면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도 남 이야기 하듯 객관화해서 말하고,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서 말할 때도 전혀 흥분하거나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죠. 마치 뢴트겐 사진을 보며 판독하듯이 분석적인 태도로 말하곤 했달까요.그녀가 의젓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어쩐지 개인적으로 친해지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술을 한잔 하면서 속내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마음돋보기 ireugo 2017.05.01 20:01
“아니, 어쩜 저럴 수 있지? 겉은 멀쩡하게 생겨서…….” “그러게, 사람은 모른다니까.” “생긴 건 헐크인데, 겪어 보면 완전 다정하다.” “야, 겉보기엔 천상 여자 같지? 기가 얼마나 센지 몰라.”한 인물을 볼 때, 전혀 다른 면이 보이면 우리는 당황합니다. 그 격차가 크면 경악하기도 하죠. 예를 들어 평소 근엄해 보이던 제주지검장이 여고생 앞에서 바바리맨 쇼맨십을 발휘하다가 체포될 때의 모습, 평소 이미지가 좋은 사회적 지..
마음돋보기 ireugo 2017.04.17 22:57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왠지 모르게 찌뿌둥한 적 없으셨나요? 보통 그런 경우 전날 과음했거나 감기 기운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피로가 누적되었다든지... 여러 요인들이 있겠죠. 그런데 잠들기 전에 내가 느꼈던 기분 때문이라면? ‘어 진짜?’ 하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잠자기 전 기분(감정)은 꽤 중요합니다. 우리가 잠들기 전에 느꼈던 기분은 수면을 취하는 동안 무의식에 스며들어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지거든요.언젠가&nb..
마음돋보기 ireugo 2017.03.31 22:18
지난주에 친구들과 짧은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그곳에서 한 커플이 싸우는 것을 보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싸우는지 그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남자는 “알았어. 미안해. 이제 안 그런다고.” 라는 말만 반복했고. 여자는 “미안하다고 하면 다야? 맨날 그런 식이잖아.”라며 돌아섰습니다. 트렁크를 끌고 멀어져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남자를 보면서 문득 이 커플에게 “미안해.”라는 말은 서로에게 어떤 메시지로 쓰였을지 궁금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