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수용] 칼 융으로부터 배우는 번아웃 대처법 (5)

 

지난번에 (클릭)그림자 투사 대한 이야기를 했었죠. 오늘도 이 그림자란 녀석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 해요.

 

우리가 사회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나(페르소나) 보고 싶지 않아서 억눌러 둔 나(그림자)는 얼핏 보면 적대적인 것 같아도 하나의 대극 쌍(한 몸의 양극)으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이부영, 2006).

 

 

 

문득 잭 웰치가 떠오르네요. 그는 미국의 성공한 기업인이죠. 철의 리더십을 가졌다고 평가받지만, 냉혈한으로 비판받아 왔는데요. 그는 5년 간 11만 명을 하루아침에 정리해고 했습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해요.

 

 

그런데 융의 그림자 원형을 살펴보면, 냉혹한 인물일수록 감정에 휘둘리는 자신을 두려워하는 그림자를 갖고 있습니다.  감정에 이끌리는 자신이 두렵고 불안한 만큼 더 냉혹해지는 거죠.

 

 

그런데 자신의 그림자가 두려워서 역으로 그것을 눌러버리는 방식을 쓸 경우, 내부에 상당한 불안과 공격성을 시한폭탄처럼 지닐 수밖에 없는데요. 각종 정신병리(강박, 불안, 공황장애 등)도 이와 무관하지 않죠.

 

 

그런데 재밌는 건 잭 웰치가 말년에 쓴 책 마지막 강의(The Real-life MBA)를 보면 냉혈한인 잭 웰치가 썼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관용 유전자(generosity gene)를 키워라.”라며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은 관용이라고 강조합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견해지만, 저는 그가 억눌러둔 자신의 그림자(온정에 휘둘릴까 봐 역으로 피도 눈물도 없는 리더십을 발휘) 때문에 자신만 아는 고통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사생활만 봐도 망가져 있죠). 만약 그가 자기 내부를 들여다보는 작업을 조금 일찍 시작했더라면, 말년에 이르러서야 페르소나와 그림자를 통합하려고 애쓰다가 세상을 떠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여러 융 분석심리학자들은 그림자와 페르소나를 통합하는 매개로 자기 수용에 주목하는데요.

 

자기 내부의 그림자를 없애려고 하거나, 숨기려고 들거나, 그것과 싸우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허용해 주면(, 내 안에 이런 지점이 있구나, 하고 마치 양손에 물을 떠서 얼굴을 비추어 보듯이 자신의 그림자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마음으로 바라봐 주면) 페르소나와 그림자가 신경증적 싸움을 멈추고 통합된 에너지의 저력을 발휘한다고요.

 

 

 

 

문득 스티브 잡스도 떠오르네요. 그는 인습에 아무생각 없이 그냥 순응하며 사는 사람을 경멸했다고 해요. 그런데 그의 주변 인물들에 의하면 그는 평소 자신이 평범한 인물로 전락될까 봐, 그래서 자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했다고 합니다.

 

그의 그림자는 그러니까 평범하고 인습적인 사람이 될까 봐, 그래서 묻혀 버릴까 봐 두려웠던 거죠.

 

융의 원형 그림자를 보면 나는 특별해지고 싶다.”라는 강박 속에는 사실은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될까 봐 불안하다.”란 그림자가 깃들어 있습니다.

 

하루는 한 교수님이 그러더라고요. 그 분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특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내면 작업을 하면서 그러한 특별함에 대한 욕구가 자신의 안전함을 보장해 주리란 믿음 때문이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되었다고 해요.

 

어렸을 때부터 불안정한 가정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경제적 정신적으로 떳떳해지려면 당신이 특별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고군분투해 왔는데(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도 대화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내가 미래에 어떤 성취를 할 것인가에 대해 골몰해 왔다고요.)

 

어느 순간, 공황장애가 왔다고 해요. 이 분이 치유적 실마리를 발견한 지점은 나는 특별하지 않아도 안전해. 지금 여기에 집중해도 괜찮아.” 라는 걸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난 뒤부터였다고 합니다. 이후로는 미래가 아닌, 현재에 사는 게 행복해졌다고요.

 

융은 자기 그림자를 이해하고 수용하면, 더 이상 그림자는 이상한 방식으로 비어져 나와 그 자신을 삼켜버리는 게 아닌, 한 인간을 그 자신답게 꽃 피어나게 하는 통합성의 촉매제가 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감정찾기 작업을 프로그램에 꼭 넣는데요. 자신의 그림자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감정이 억압되어 있고 그 감정 속에는 그림자의 메시지, 욕구(want)가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번아웃 되었다면 자신의 감정을 살펴보고 돌보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봐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내 그림자가 갖는 감정에 귀 기울여 보세요.

 

 

 

(1) 위 감정 단어 목록에서 요즘 자주 느끼는 감정을 선택해 보세요.

 

     그 감정을 방어 없이 있는 그대로느껴봅니다.

 

 

     나는 ___________ 감정을 느낍니다.

 

 

(2) 이 감정 속에 숨은 나를 살리고 싶었던 긍정적 욕구(want)”는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나는 ___________ 하고 싶습니다. / 사실 나는 _______ 하고 싶었습니다.

 

 

(3) 그러한 감정이 시간이 지나면, 어떠한 감정으로 흘러가길(정화되길) 원하는지 위 감정목록에서 살펴보세요.

 

나는 ________ 한 감정으로 흘러가길 원합니다.

 

 

(이러한 감정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태도나 행동이 있다면, 어떠한 것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감정은 억압하면 증폭되고, 있는 그대로 느끼면 지나가거든요.

 

갑자기 이 밤에 박원순 시장 뉴스 속보를 들으니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현실이 외려 가상 같고, 가상이 현실처럼 느껴지는 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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