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요즘 MBTI 검사로 자신의 유형을 분류해서 “넌 뭐야? 난 INFP야.”라며 성격 파악을 곧잘 하죠. MBTI 검사는 융의 성격유형론을 근거로 마이어스가 만든 도구인데, “당신은 이런 유형이 나왔으니까 이런 유형의 사람이 분명하군요!” 라고 저는 개념화하지 않는 편입니다. 일단 융 자체가 말년에 주역의 원리를 깨치면서 본인이 어떤 한쪽의 성향을 쓰고 있다면, 그건 단지 그가 그러한 상황에 놓인 적응적 발화(부분적 경향성)이지 사실은 그 너머에 안 쓰는(잠재되어 있는) 지점이 살아있다고 보았거든요. 아담 그랜트 역시 이런 지점을 통찰해 『MBTI 검사의 한계』에서 이렇게 힐난합니다. “MBTI 검사로 측정된 성격은 당신이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얼마나 행복해할지, 당신이 회사에서 얼마나 일을 잘할지, 당..
요즘 그간 만든 프로그램을 리뉴얼하면서 도리어 스스로에게 자가 치유 받고 있는데요. 특히 핵심감정을 찾는 지점을 정리하다 보니, 자존감이란 게 자연스러운 정서적 탄력성(내 감정을 인정하고, 허용하고, 적절하게 표현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 위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낍니다. 핵심감정이란? 동양철학을 정신의학과 융합한 소암 이동식 선생님이 통찰한 정서입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핵심감정이란 한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에 다 배여 있다, 쌀가마니의 어디를 찔러도 쌀이 나오듯이” 그의 인생 전반을 휘감고 있는 정서를 뜻합니다. 이런 핵심감정은 보통 아동기 때, 양육관계에서 정서적 상호작용이 많았던 사람, 양육의 주요 대상과의 관계에서 주로 형성되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이렇게 형성된 핵심 감정은 그를 휩..
하루는 대형 쇼핑몰 매장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친구가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서 “저 스커트 있잖아. 저거 어디 브랜드인데, 내가 사려던 건데~”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정말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 그 스커트를 입은 사람들을 귀신처럼 탁 하고 잡아내는 겁니다. 내가 무언가에 꽂혀 있으면 그것과 관련한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다 끌어 모으는 거죠. 저는 그때 눈이 피곤해서 눈을 감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아, 쉬어 가라고 이렇게 비싼 땅 가운데 벤치도 놓았네, 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눈을 떠 보니까 벤치 방향이 모두 매장 마네킹을 향해 놓여 있더라고요. 결국 이 휴식 공간도 마케팅을 위한 공간이네, 라는 자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트루먼 쇼에 나오는 트루먼처럼 카메라 밖을 본 기분이랄까요. 그리고 재밌는 게 사람들..
어제는 파도를 보는데 색깔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아, 저 파도를 A와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요. A가 세상에 이젠 없다고 생각하니까 슬퍼졌습니다. 우리 뇌는 가만히 살펴보면 정말 연관 짓기의 명수입니다. 불행이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 무의식적으로 행복이라는 단어도 같이 떠올리거든요. 하긴 불행을 느낀다는 건 행복함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결핍감으로 다가오는 거겠죠. 인지심리학자들은 인류가 진화해 온 이유가 언어를 기반으로 관계를 추론하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는데요.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문득 떠오르는 단어 2개만(사람이든 물건이든 풍경이든 상관없이 자유롭게) 써 보세요. 자, 떠올렸으면 아래의 질문에 답해 보세요. (1) 첫 번째 단어와 두 번째 단어의 공통점은? (2) 첫 ..
오늘의 스케치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난 자존감이 거창하고 대단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 그게 아무리 작은 약속이라 할지라도. 그 약속을 지켰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 보람, 마음의 작은 기쁨들이 쌓이면 자기 존재의 든든함으로 드러난다고 생각해 _ 아가다 수녀님
마음돋보기/강의 모음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안녕하세요. 이르고입니다. 왜 저 사람은 마음에 쏙 들까요? 왜 저 사람은 이다지도 마음을 불편하게 할까요? 바로 투사(projection)로 인한 일치성 때문입니다. 바슐라르는 이렇게 말했죠. 사물은 우리의 시선에 대해 저의 시선으로 응답한다. 우리가 그것을 무심한 눈으로 보기에 무심하게 보인다. 그러나 맑은 눈에는 모든 것이 거울이다. 솔직하고 진지한 눈길에는 모든 것이 깊이를 가지고 있다. 나를 지지해 주는 셀프토크를 할 때 자존감과 파워가 생기는 원리를 함께 나눠봐요 :)
안녕하세요. 이르고입니다. 셀프토크란? 생각, 감정, 욕구가 일어났을 때 무의식적으로 나누는 내부 대화를 뜻합니다. 이러한 내부 대화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데요. 내가 어떤 온도로 나 자신에게 말을 거느냐에 따라 신체의 적응력과 반응도 달라집니다. 자존감 역시 이 셀프토크를 기초로 만들어지는데요. 내 삶의 변화시키는 셀프토크 3가지에 대해 함께 알아봐요 :)
안녕하세요. 이르고입니다.우리가 머리로는 알아도,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이유는?깊은 무의식의 승인을 받지 못해서인데요.분아통합기법을 통해 무의식이 알려주는 힌트를 살펴봐요.타임머신을 타고 살짝 엿보고 싶은 내면의 찜찜함.그 속에 숨어 있는 긍정적인 원래 욕구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봐요 :)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든 미래든 갈 수 있다면?과거 중에서도 행복했던 순간으로 간 분들 있죠?행복했던 나의 과거 속에 어떤 핵심 자원이 숨어 있는지 함께 알아봐요 :)
우리는 자기 안에 마음에 드는 부분만을 갖고 싶어 한다. 그것이 무너지면 '나'라는 존재를 무시하고 멸시하고 버리고 싶어 하면서. 상대에게 실망하는 것은 '그'라는 사람 속에 있는 어떤 부분만을 선택해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지만 심리적 난쟁이로는 살지 말자. 나를 변화시키는 것은 외부가 아니라 스스로를 믿어 주고 사랑해 주는 힘이니까.
지난번에 내사에 대해 쓰겠다고 한 것 같은데, 생각난 김에 써 볼게요 :) 올 가을에 만난 내담자가 있는데요. (이 사례는 허락을 받고 공개합니다.) 이 내담자는 너무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매일 새벽 네 시에 깨워서 공부시켰고, 성적이 떨어질 때마다 야구 방망이로 떨어진 등수에 비례해 맞았습니다. 졸거나 공부를 안 하면 “미친놈. 나가 죽어라. 등 따습고 배 부르니까 그 모양이지.” 주로 이런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속에 울분이 쌓여서 아버지에 대한 화풀이를 일기장에 욕으로 써 놓으면, 그 일기 본 아버지가 더 심한 욕을 하며 두들겨 팼습니다. 이런 압박감 속에서 명문대에 들어갔는데요. 이후에 내면적으로는 깊은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별 문제 없어 보였지만, 뭘 하더라도 억지..
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많은 작품을 무대에 올린 이만희 선생님에게 "좋은 공연의 요건이 뭐라고 생각하시냐?"라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습니다. "한 트럭 운전수가 있어. 하루종일 고속도로에서 소변도 제때 못 누고, 열심히 물류 배달을 했어. 그렇게 고단한 일과를 끝내고, 딸내미가 준 티켓으로 공연장 의자에 앉았어. 그런데 졸리기만 하고,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거야. 포스트 모더니즘이 어떻고 저떻고, 인간의 실존적 의미가 어쩌고 저쩌고. 난 공연은 저잣거리에서 나왔다고 생각해. 내가 생각하는 관객은 피곤에 지친 가장이고, 트럭 운전수야. 그 사람이 공연장에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게, 재미있게 그 공연을 즐길 수 있다면, 그리고 공연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갈 때 아주 작은 의미 하나라도 가져갈 수 있다면, 그게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