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essay) ireugo
며칠 전에 후배가 “저 의료실비 하나 들려고 하는데, 혹시 아는 설계사 있으면 소개 좀 시켜 주세요.”라고 하는데 문득 보험에 처음 가입하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ㅎㅎ 때는 바야흐로 2003년. 의료실비가 약간은 대중화되기 전이었던 것 같아요. 하루는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당시 아이러브스쿨인가? 동창 찾기 사이트를 통해 그 친구가 제게 연락을 해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때 제 짝궁이었는데, 꽤 친하게 지냈지요. 어렸을 때 전 바닷가 근처에 살았는데요. 그 친구와 같이 방조제 위를 뛰어다니며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무척 보고 싶어했던 친구였기에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웠죠. 그렇게 몇 번 만났는데, 하루는 이 친구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당..
ⓒ Reid Yalom 어빈 얄롬(Irvin D. Yalom)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정신과 전문의이기도 한 그는 재담꾼이자 통찰력이 번뜩이는 작가죠.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당면한 문제가 매듭이 풀리듯 스르르 풀릴 때가 많아서 그의 책을 흔쾌히 펴들게 됩니다. 특히 그는 문제를 직접적으로 건드리기보다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내담자 스스로가 통찰하게끔 등불을 들어줍니다. 그래서 얄롬의 독자가 되어 그가 만들어 놓은 길을 함께 걷는 과정은 스스로의 마음을 살피는 소중한 과정이 되기도 하죠. 《삶과 죽음 사이에 서서》는 총 열 명의 내담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마치 아껴 먹는 초콜릿을 꺼내 먹듯이 10개의 단편을 하루에 하나씩 천천히 읽었습니다. 제가 많은 영감을 얻었던 단편은 입니다. 특히..
예전에 필자 분이 알려 준 맛집 모모코. 제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안주가 맛있기 때문입니다. 술집 같지만 안주로 나오는 밥이랑 요리류가 참 맛있는 밥집이기도 합니다. 뭣보다 이 집 막걸리 맛을 보면, 단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 모모코 내부입니다. 사진 뒤편에도 좌석이 있습니다. 이쪽은 적당히 붐비지 않아 좋지요? 오랜만에 친구들을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두 명은 예술의 전당에서 르코르뷔지에 전을 보고 모모코로 왔습니다. 저는 겨울 방학 내내 박사 선생님 두 분에게 낚여서(?) 고생하던 프로젝트를 손 털고 가뿐한 마음으로 왔지요. 이곳 주인장이 고양이를 좋아하는지 고양이 그림이 벽면에 그려져 있고, 고양이 조각도 많습니다. 모모코가 "나비야"라는 뜻이라네요. "어머? 어떻게 지냈니?" 오랜만에 만..
애드센스를 달면서 소스 코드를 건드려서 그런지, 블로그 아이콘이 날아가고, 뭔가 틀이 이상해졌네요. ㅠㅠ 음, 그래도 시간이 난 김에 포스팅을 해 보려고 해요. 합정역에 있는 '리틀파파'는 제가 사랑하는 단골 쌀국수 집입니다. 흐린 날씨, 뭔가 뜨끈한 국물이 땡길 때 자주 찾는 곳이죠. 한 가지 복병이 있다면 손님이 워낙 많기 때문에 웨이팅하는 줄이 길어서 겨울에는 밖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기다려야 한다는 게 흠이죠. 그런데 이날은 앞에 두 팀 정도 기다리고 있을 뿐, 한산했습니다. 5분 정도 기다린 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 리틀파파 내부랍니다. 사진 오른쪽에 가려진 부분은 테이블 몇 개가 놓여져 있습니다. 함께 간 대학원 선생님들과 바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운이 좋았던 것일까요. 저희가 들어오자마자..
한 인물을 볼 때 ‘어, 나랑 비슷하네.’ 싶은데, 다른 세계가 있으면 호기심을 느낍니다. 혹은 정말 교차지점이 없는 사람 같은데, 본질적으로 무언가 맞닿아 있으면 매혹당하는 것 같습니다. 닉 나이트(Nick Knight)는 제게 후자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닉 나이트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건 몇 년 전이었습니다. 잠이 안 와서 소파에 앉아 티브이 채널을 막 넘기다가 (저는 이럴 때 볼륨을 0으로 맞춰 놓고 화면을 돌립니다. 그러면 티브이 속 어지러운 세상이 어항 속에 잠긴 것처럼 고요하거든요.) 한 케이블 채널에서 멈췄습니다. 굉장히 낯설고 강렬한 작품들이 보여서요. ⓒ hypebeast.com 잠깐 닉 나이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는 사진과 디지털 그래픽을 결합한 1세대 포토그래퍼입니다. 다큐..
어렸을 땐 연휴가 되면 티브이 편성표를 오려서 클립으로 묶어 두었습니다. '올 연휴엔 어떤 특집 영화를 할까?' 라며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형광펜으로 칠하는 기쁨이 있었죠. 아, 그때의 천진난만했던 연휴의 설렘은 추억 속 작은 풍경으로 남았네요. 올 연휴엔 심지어 박사 선생님 두 분과 프로그램을 짜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우연히 한 선생님한테서 저녁 초대를 받으면서 이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됐고, 연휴의 스케줄이 꼬이고 말았네요. 이 꿀 같은 연휴에 일하다니... 내일도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데,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소소한 일상의 기쁨이 저를 행복하게 하네요. 우연히 구본정 선배가(느랏느랏이라는 까페 앞에서 활짝 웃고 있는 선배의 모습을 보니 슬그머니 미소가 번지네요.) 검색을 하다가 ..
사진 정리를 하다 보니, 지난 가을에 친구들과 파자마 파티하던 프레이저 플레스 호텔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밤늦도록 수다도 떨고, 남대문 시장 쇼핑도 하고 싶은데 머무를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한 친구가 남대문 바로 옆에 있는 프레이저 플레이스로 가자고 해서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별 기대 없이 객실문을 열었는데, 내부가 꽤 넓고 쾌적했습니다. 호텔과 레지던스가 결합된 느낌이랄까요. 스튜디오 방문이라도 한 듯 친구들끼리 돌아가면서 독사진을 찍어 줍니다. 음, 다시 보니까 배경이 스튜디오 못지 않은데요? ㅎㅎ 저도 한 장 찰칵 찍혀 봅니다. 객실에 원래 있던 침대 2개에 침대 하나를 더 추가했는데도 공간이 좁지 않았습니다. 화장실도 깔끔하고, 넓어서 쾌적했습니다. 장기간 머무는 ..
올 겨울은 작년보다는 따뜻하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인 모양이에요. 저는 독한 감기에 걸려서 세미나도 못 나가고 하루종일 집에서 앓다가 오랜만에 사진 정리에 돌입했습니다. 대학원 선생님이 가족들이랑 촛불집회 나가면, 근처에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고 해서 광화문 디타워에 있는 하머스 키친을 소개했더니, 폭풍 칭찬을 받은 기억이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 친구와 광화문 광장에서 찰칵. 이날 아무튼 엄청 추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스크에 목도리에 무장을 하고 거리를 나섰습니다. 그래도 촛불집회를 위해 모인 사람들의 열기가 뜨거워서 마음은 그다지 춥지 않았어요. 정말 많은 분들이 일찍부터 나와서 자리하고 있었답니다. 광화문 디타워는 비교적 찾기 쉬운 위치에 있습니다. 교보문고 뒤편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
요즘 이것저것 접목해서 재미있게 상담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심리진단법, 마음 탐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인데요. 올 상반기에는 대학원 선생님들과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분들을 대상으로 인문학상담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답니다. 오늘은 '안전지대 만들기'에 관련한 것들을 기획했는데요. 안전지대 만들기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잠시 그곳에서 벗어나 내가 안전하게 머무를 만한 것들을 리스트로 써 놓는 거랍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내적 에너지가 소진되어, 평소에는 잘 할 수 있는 일도 능률이 떨어집니다. 이럴 땐 잠깐이라도(단 5분이라도)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안전지대’로 들어가 내면의 에너지를 충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안전지대의 특성은 쉽고, 간편하며 어디에서든 실천 ..
4. 건강을 위해 일정 시간을 할애하라. 영혼이 물이라면, 신체는 그릇입니다. 즉 그릇이 부실하면 물이 아무리 맑아도 줄줄 새지요. 몸이 아프면 만사가 귀찮고 힘들기 때문에 의욕이 나지 않습니다. 요 앞의 글에서 운은 기분 좋을 때 따라붙는다고 했지요? (클릭☞) 운이 좋아지는 법 1 기분이 찌뿌둥한데 좋은 운이 올 리가 없지요. 그래서 건강을 위해 일정 시간을 할애하면 운이 찾아든다고 합니다. 일단 기력이 받혀 주기 때문에요. 최소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고, 기왕이면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소식하는 거죠.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하루를 아예 23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나머지 1시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마라톤 하는 시간으로 빼 놓는다고요.) 5. 계획하라. 그러나 계획에 얽매이지는 말아라. “목..
새해가 되었으니, 사람들이 올해 운세를 보게 되는데요. 저는 타고난 운을 믿는 편이지만, 마음가짐에 따라 운의 결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어요.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주역을 연구하는 한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인데요. 우연히 듣게 된 강의가 제게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문득 생각난 김에 개운법(운이 좋아지는 법)에 대해 나누려 합니다. 1. 운을 아는 사람은 겸손해진다. (자신의 강점을 살려 노력하라.) 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를테면 로또도 일단 사야 당첨이 될 확률이 있지, 안 사면 0% 확률이니까요. 하지만 노력은 어떤 씨앗이 열매맺기 위해 인간이 기울일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주역 선생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이건 주역을 운운하지 않더라도 요즘 제가 살펴보는 논문에도 나옵니다..
저는 기교가 뛰어난 예술가보다는 자기 철학, 세계관이 있는 예술가를 좋아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훈데르트바서(1928~2000)는 백점 만점에 백점인 예술가입니다. 그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확고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펼쳤죠. 이번에 세종미술관에서 그의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에 아침 일찍 다녀왔습니다. 비교적 미술관이 한산해서 보고 싶은 작품을 오래도록 실컷 보고 왔는데요. 훈데르트바서라는 이름이 낯선 분들을 위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그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화가입니다. 이후 건축가이자, 건축 치료사로 활동합니다. 주로 이렇게 회색빛 칙칙한 건물 위에 특유의 감각으로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했지요. 위 두 사진은 쿤스트하우스의 예전 모습과 현재 모습입니다. 원래 가구공장이었던 이곳을 훈데..
ⓒ Daily Heart Croquis : 160816, , 홍시야 어떤 사람을 보았을 때, 이상하게 낯설지 않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홍시야. 그녀를 만난 건 2012년인 것 같은데요. 인터뷰를 하기 위해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그녀의 작업실이었던 부암동 플랫 274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파란 하늘 위에 떠 있는 제비꽃을 본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제비꽃인데 왜 땅에 있지 않고 하늘에 있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죠. 함께 취재하러 갔던 이대성 기자가 "신 기자님,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 같았어요. 완전히 홀려 있던데요."라고 말하고 나서야 아, 내가 그녀와의 대화에 엄청 빠져 있었구나, 알아차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녀는 제가 인터뷰한 예술가들과는 좀 다른 지대를..
요즘 논문에, 게슈탈트 모임에, 기말고사에, 소소한 강의에 상담실습까지... 게다가 연말이라 그런지, 얼마 안 되는 주변의 지인들까지 불러서 하루하루 시간에 쫓겨 사네요... 게다가 블로그에 팟캐스트에 덜컥 매체까지 만들어 놓고.... 어제는 갑자기 다 귀찮아져서 책 한 권 들고 (요즘 구마 겐고의 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이 책 왜 이렇게 좋죠? 나중에 이 책에 대해 한번 소개할게요) 대학원 도서관에 처박혀서 보고 있는데, 친구한테 이런 문자가 왔어요. "잘 지내? 어제는 꿈을 꿨는데, 너랑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어. 그런데 그 영화 제목이 되게 웃기다. '과감하게 생략하라.'였어." 이 친구는 시를 쓰는데요, 약간 영적인 감수성이 있어서 이 녀석 꿈이 제게 영감을 줄 때가 많거든요. 다시 한 번 돌아보..
며칠 전 대학로에서 우연히 아는 오빠를 만났습니다. “어머, 지지배. 넌 늙지도 않냐.” (이 오빠 말투가 진짜 이렇습니다. ㅎㅎ) 반가워하더니 갑자기 “예전에 그 김고은 닮은 청순한 분은 잘 지내니?” 하고 묻는 겁니다. 누구를 말하는지 몰라서 갸우뚱하는 순간, “왜, 네가 예전에 소개팅 주선했던…….” 하고 말하는 순간 L이 떠올랐습니다. “응, 잘 지내지. 왜?”라고 묻자, “그때 내가 첫눈에 반했었잖아 ㅎㅎ”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잘해보지 그랬어?”라고 물었더니 “나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거 같아서 애프터 안 했지.” 그러는 겁니다. 헐, 그때 L은 연락이 없어서 속상해했었거든요. 암튼 그 오빠는 작년에 결혼해서 어엿한 가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총각 때보다는 살이 붙어서 “오빠 살 찌니까 더 ..
지난달에 독일인들 사이에서 최순실 씨네가 ‘브레멘 음악대’로 불리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최순실 씨 모녀가 이사를 할 때마다 개 15마리와 고양이 5마리, 거기다 말까지 데리고 다녀서 붙여진 별명이라고요. 씁쓸한 웃음이 나오면서도 문득 제가 어릴 때 부산에서 서산으로 이사할 때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오빠가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사 온 병아리 꽃순이가 (이웃집 돌돌이는 일주일 만에 죽어서 옆집 봉우가 엉엉 울었는데) 무럭무럭 자라서 튼실한 암탉이 되었지 뭡니까. 게다가 얘가 어찌나 영리한지 자기 이름을 부르면 쪼르르 달려오던 모습이 눈에 선해요. 어디 그뿐이에요. 이웃에서 얻어온 토끼도 한 마리 있었습니다. 이름이 배추였는데, 양배추를 정말 좋아했거든요. 얘도 아파트 베란다에서 꽤 오랫동안 토실토..
(클릭☞) 공세리 성당 산책을 마치고 들른 곳은 까페 브리드. 외관이 튼실하니 멋있죠? 신정호 근처에 있는 까페였는데 제가 이곳에 반했던 것은~ 바로, 천장이 높다는 것! 저는 어디를 가도 천장이 높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왜 그럴까? 싶었는데 오호, 천장이 높으면 창의력이 증가한다는 기사도 있네요 (클릭☞) 천장과 창의력의 관계 널따란 창 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북적북적했던 마음이 한 가닥으로 가지런히 정리가 되더라고요. 그러고 보면 공간이 주는 힘이 참 큰 것 같아요 군데군데 놓여진 크리스마스 장식이 반짝반짝 어느새 연말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어요. 음료 가격도 착하고 먹음직스러운 빵이 한가득! 생크림 얹어진 티라미스 한 조각과 이것저것 손이 가는 대로 빵을 잔뜩 담아서 ㅎㅎ 따끈한 차 한잔 하면서 수..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써야 할 레포트는 산더미인데 아무것도 하기 싫은 그런 날 있죠?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습니다. 아산 사는 친구를 만나러 떠났습니다. 아산에 도착했더니, 매력적인 K양이 함박 웃음을 지으며 반겨줍니다. 운전 실력이 끝내주는 그녀 터프하게 핸들을 꺾어 함께 떠난 그곳은! 아산에 위치한 공세리 성당! 아하, 이곳은 영화 약속의 촬영지로 유명하지요. 약속 시나리오를 쓴 이만희 선생님과 친분이 있어 종종 찾아뵙는데, 그때마다 당신께서 "거긴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 나." 그렇게 말하던 곳이었는데 이렇게 우연히 가게 될 줄은 몰랐네요 사방에 안개가 끼어 촉촉한 가운데 우산을 쓰고 성당 언덕을 올랐습니다.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죠? 한가득 낙엽 진 성당 뜰을 거닐다 보니 커다란 엽서 한 ..
지난주 대학원에서 Maslow에 대해서 제가 발표한 내용 중 일부를 추려서 올려 봅니다. 매슬로가 말한 자아실현 인간 유형이란 어떤 사람들일까요? :) Maslow의 자아실현에 대하여 인터뷰를 하면서 창조적인 예술가들, 발명가들, CEO들, 종교인들에게서 나는 특이한 지점을 보았다. 그들의 공통점이 “사실 제가 하는 게 아니에요.” “나(ego)라는 자의식으로 하는 게 아니죠.” “나를 넘어선 무궁한 힘을 받아요.” “내가 누군지 잊어버릴 만큼 지금 집중하고 있는 일을 사랑할 때 영감이 터져 나와요.” 등등 내가 하나의 선(Line)이라면, 그 선을 넘어서서 활짝 열린 여백의 지점에서 무한한 에너지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해가 거듭될수록 나는 같은 패턴의 이야기를 하는 그들을 보면서 과연 이 흰 여백의 정..
며칠 전 오랜만에 반가운 지인들을 만났습니다. 미모의 라라윈 작가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공문선 선생님,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아가다 수녀님이었죠. 맛있게 월남쌈을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데, 갑자기 공선생님이 “이제 먹방의 시대가 가고, 인테리어의 시대가 올 겁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문득 오래 전 잊고 있던 취재의 한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대화의 힘은 이런 것이겠죠. 묻어있던 기억 한 조각에 화르륵 불을 붙이는 ‘촉발’에 있달까요, 때는 바야흐로 2007년 어느 트렌드전략연구소 소장님을 취재할 때였습니다. “앞으로는 저성장 시대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답이 없는 겁니다.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허한 속이라도 달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