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저는 아침잠이 꽤 많은데요, 요즘엔 새벽에 일어나서 강아지와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강아지가 신부전 말기라 약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산책으로 체력을 보강해야 하거든요. 요즘은 새벽에 공원에 오는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까지 되었는데요. 하지만 어떤 날은 몸이 너무 피곤해서 정말 새벽에 못 일어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소령이 무술하는 동영상을 한번 보고 일어나는데요. 내적 동기에 큰 힘이 됩니다. 이소령은 배우이기 이전에 무도인이었고, 무도인이기 이전에 철학자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가 남긴 많은 명언이 있죠. 살펴볼까요? (1) 수행승의 자세로 정진하라 이소룡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내가 하루살이 인생이라고 생각하니까 더 살맛이 난다. 인생은 고통이다. 하지만 또 문제를 해결..
어렸을 땐 종로에 가면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복잡하고 활기 가득한 8차선 도로가 그저 신기하기만 했죠.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종로가 주는 이미지는 점점 칙칙하고 낡은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종로에 영화를 보러 가면 낙후된 건물과 포장마차들만이 눈에 들어왔으니까요. 그런데 낙원상가 뒷골목으로 요즘 재밌는 맛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익선동 맛집들인데요. 익선동 근처에 친구네 회사가 있어서 요즘 익선동에 종종 가게 되는데, 한쪽에는 할아버지들이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한잔 마시고 있고, 건너편에는 젊은 친구들이 예쁘게 차려 입고 한옥 처마 밑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기도 합니다. 지인 말로는 익선동에 다양한 맛집들이 들어서게 된 계기가 무산된 서울시 도시개발계획 사업 때문이라네요...
이제 더위도 주춤해지고, 가을이 훌쩍 다가왔다는 걸 느낍니다. 저는 계절 중에 가을을 제일 좋아하는데요. 가을이 되면 볕이 어느 정도 따스하면서도 기분 좋게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서 좋습니다. 무엇보다 제 생일이 있어 좋고요 :) 이렇게 멋진 가을이 왔는데, 요즘 저는 운이 그닥 좋지 못하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일단 운이 좋을 때 특징 중 하나가 본인이나 주변 인연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고 예전에 말씀 드렸었죠? (클릭☞)개운법 반대로 운이 받쳐주지 않을 때는 내가 아프거나 주변 사람이 아프거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속상한 일들이 벌어지죠. 요즘 집에 어떤 일이 생겨서 골머리가 조금 아픈 데다, 열두 살 된 강아지가 신부전증에 걸려서 온통 신경이 그 아이한테 쏠려 있습니다. 센터도 나가야 하고, 논문도..
말이 단출하면서도, 시원하고, 들어 있는 핵심은 다 있는(상대를 공격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어퍼컷을 날리는), 그런 말들을 보면 막 메모하고 싶어집니다. 17.09.11 대정부 질문 中 자유한국당 박대출 : MBC 김장겸 사장 내쫓을 겁니까! 최근에 MBC나 KBS에서 불공정 보도하는 거 보신 적 있습니까? 이낙연 국무총리 : 잘 안 봐서 모릅니다. 꽤 오래 전부터 좀 더 공정한 채널을 보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박대출 : ................... 자유한국당 김성태 : 김대중 정부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 동북아균형자론이 얻은 게 뭡니까? 핵과 미사일입니까? 이낙연 국무총리 : 지난 9년동안 햇볕정책이나 균형자론을 폐가한 정부가 있었습니다. 그걸 건너뛰고 이런 질문을 받는 게 뜻밖입니다. 자유..
올 8월엔 여러모로 정신이 없어서 친구도 잘 안 만났는데요. 너무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홍대로 갔습니다. (클릭☞) 구본정 선배를 만나기 위해서였는데요. 선배를 만나면 엄마밥을 먹은 것처럼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선배와 찾은 곳은 혼밥하기도 좋고, 같이 먹어도 좋은 가정식 백반집, (클릭☞) 개다리소반입니다. 조미료를 쓰지 않아서 건강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밥집입니다. 그날그날 바뀌는 메뉴가 맛있어서 한 그릇 뚝딱 먹을 수 있죠. 오늘의 메뉴는 아삭고추 알록달록 덮밥이었는데요. 시원한 콩나물 국에 간이 적절하게 밴 스테이크와 감자가 입맛을 즐겁게 끌어당겼습니다. 개다리소반에 오면 메뉴를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그날의 메뉴를 시키면 되니 좋습니다. 조금 이른 저녁에 왔더니 사람이 없어서 선배와 둘이..
경기도 이천을 지나다가 들르게 된 이진상회. 이날 비가 촉촉하게 내렸는데요. 5천여 평 규모의 잘 꾸며진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정원 곳곳에 놓인 도자기와 조각상들, 그리고 뒤쪽으로 가니까 산책로도 예쁘게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산책하다가 아무 데서나 사진을 찍어도 왠지 분위기 있게 나온달까요 ^^ 그래도 경기도 이천에 왔는데 그릇 구경은 좀 하다 가야 할 것 같아서 이진상회 바로 옆에 있는 에 들렸는데요. 어머나, 생각보다 많은 그릇들이 반겼습니다. 가격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3~5만원 사이면 선물세트로도 손색이 없는 예쁜 그릇들이 많았는데요. 눈에 들어온 것은 물병과 술병들이었습니다. 그냥 장식품으로 거실에 무심히 두어도 예쁠 것 같았습니다. 입구가 넓은 건 화병으로 써도 좋겠더라고요. 나무..
벨리록을 통해 알게 된 아이슬란드 록 밴드 시규어 로스(Sigur Rós). 요즘 오가며 시규어 로스를 듣고 있는데요. 마치 작은 서랍을 열면 광활한 우주가 펼쳐지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꽤 유명한 그룹인데 저는 잘 몰랐네요. 보니까 예전에도 내한을 꾸준히 한 모양입니다. 보컬 욘시는 오른눈이 실명한 채로 태어났다고 해요. 첼로활을 비벼서 기타를 연주하는 점이 특이하네요. 저는 음악을 들을 때 가사보다는 곡이 먼저 들리는 편인데요. 간혹 곡의 느낌은 모노톤인데 가사는 파스텔 느낌이 나거나, 반대로 곡은 화사한데 가사에 습기가 많으면 뭔가 언밸런스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규어 로스는 '희망어'로 노래한다고 해요. 희망어는 보컬 욘시가 아이슬란드어와 영어를 섞어 만든 언어라고 ..
지난 번에 외국인 친구가 서울에 놀러오는데, 어디를 가이드해 줘야 하나, 친구가 고심하길래 나름 정리해 봤는데요. (클릭☞)[서울 가이드] 외국인 친구와 함께 가기 좋은 곳. 제가 친구에게 추천한 숙소는 이태원의 모스크(MOSC)랍니다. 게스트 하우스치고는 깨끗하고, 각 방마다 개별실로 분리되어 있거든요. 가격도 나쁘지 않습니다.(저는 친구들이랑 4인실에 묵었는데 6만원대 가격으로 기억해요). 잠깐 잠만 자는데, 서울 시내 비싼 호텔에 묵는 것보다는 이렇게 깔끔한 게스트하우스에 묵는 게 낫죠. 이곳을 알게 된 건 에어비엔비를 통해서였는데요. 요즘 에어비엔비가 여러모로 말이 많죠. 그래도 잘만 활용하면 괜찮은 게스트 하우스를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 지산 벨리록도 숙소를 구하느라 애를 좀 먹었는데..
올 여름은 유독 덥네요. 요즘은 작업실에서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을 실컷 읽으며 유유자적하게 보냅니다. 아, 이렇게 여유롭게 살아도 되나? 싶다가 “자유가 과분한 것은 되지 말아야지.”라는 지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봅니다. ㅎㅎ 요즘 주변 사람들을 보면 럭셔리 호텔을 하나 잡아서 여름휴가를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게 보내기도 하고, 에어콘 빵빵하게 나오는 만화방에서 죽 치고 앉아 있기도 하고... 더운데 고생하며 돌아다니기보다는 얌전히 방콕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저는 더울 때 모리스 드 블라맹크(Maurice de Vlaminck, 1876년~1958년)의 그림을 봅니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여름과 겨울이 공존하는 느낌이 들어요. 눈길(La route sous la neige) 1..
예전에 여행 칼럼을 썼던 필자 분이 "주문진 쪽에 가면 순긋해변 가 보세요. 수심이 얕으면서도 물 색깔이 예뻐요. 사람들이 붐비지 않고 모래밭도 깨끗하고요."라고 했었는데요. 이상하게 순긋해변을 가게 되진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엔 마음먹고 다녀왔습니다. 날이 흐렸는데도, 순긋해변 물 색깔은 정말 신비로웠어요. 색 바랜 듯한 한지 같은 느낌이랄까요? 옆에 경포해변에 비하면 정말 조용해서, 모래밭에 한참 누워 있었습니다. 경포해변이 잡지책 같은 느낌이라면, 순긋해변은 작은 시집 같은 곳이었어요. 뭔가 여백이 많은 느낌이랄까요? 실컷 누워 있다가 살랑살랑 걷기 시작하니까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해변에서 한 아이랑 아빠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있던데, 너무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찍고 말았네..
강숙 작가의 드로잉 展이 합정역 초이 갤러리에 있어서 슬쩍 들렸습니다. 강숙 님은 원래 동양화를 전공했는데요, 20년 넘게 콘티작가로도 활동 중이랍니다. 콘티 작가란 영화나 드라마나에서 촬영할 장면을 미리 그림으로 이미지화하는 작업을 하지요. 이라는 인터뷰 칼럼을 통해 2009년, 처음 강숙 작가님을 만난 것 같은데요.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손을 덥석 잡더니, "우리 밥 먹으러 갑시다!" 하고선 무작정 저를 식당으로 이끌었던 기억이 납니다. 뭐랄까... 첫 인상이 굉장히 친근했달까요. 오래 전부터 알아온 사람 같은 끌림이 있었어요. 그래서일까요.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종종 만날 때마다 늘 만나온 사람처럼 친숙함이 느껴집니다. =) 갤러리에 들어서자 그녀가 그린 작품들이 수십 개의 소행성처럼 반깁니다. 크..
시험이 끝나자마자, 바다를 보러 강릉으로 떠났습니다. 저는 강릉, 속초, 주문진 일대에 오면 꼭 들리는 숙소가 있는데요. (클릭☞)노벰버(November)라는 곳이랍니다.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심상재각본이라는 치료법이 있는데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지칠 때, 자신이 좋아하는 곳을 상상하며 그곳에 머무는 명상법이랍니다. 어떤 분은 열 받을 때면 에 나오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타는 상상을 한다고 해요. 나만 아는 열차 칸에 스며들어서 차창 밖으로 펄펄 내리는 눈발을 떠올리면 속이 시원해진다고요. 제가 심상재각본에 쓰는 공간들 중에 노벰버도 있는데요. 달빛 아래 사람들과 술 한잔 하면서 글램핑하는 상상을 하면 행복해져요. 추운 겨울날 타닥타닥 타는 난로 앞에서 몸을 녹이는 상상을 해도..
친구가 여행지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가 짧게 서울에 오는데, 어디를 가이드해 줘야 하나? 고심하길래 몇 군데가 생각나 추천해 주다가 블로그에 남기면 좋을 것 같아서 정리해 봅니다. 저는 알고 지내는 외국인 친구가 없는데요. 본의 아니게 외국인 친구 가이드를 자처하게 된 것은 바로 아버지 때문이랍니다. 저희 아버지는 해외 정유공장 실험실에서 일하셨는데요. 그래서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미국, 캐나다, 독일 등지에서 아버지의 외국인 동료, 친구들이 서울에 놀러 올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 당신은 바쁘니, 하루이틀은 저 보고 서울 가이드를 하라고 하는데요. 어거지로 서울 가이드를 좀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서울 가이드의 혜안(?)이 좀 생기더라고요. 처음에는 홍대의 핫한 문화를 체험시..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 Olav H. Hauge 눈이 내린다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춤추며 내리는 눈송이에서투른 창이라도 겨눌 것인가아니면 어린 나무를 감싸 안고내가 눈을 맞을 것인가 저녁 정원을막대를 들고 다닌다도우려고.그저막대로 두드려주거나가지 끝을 당겨준다.사과나무가 휘어졌다가 돌아와 설 때는온몸에 눈을 맞는다 얼마나 당당한가 어린 나무들은바람 아니면어디에도 굽힌 적이 없다 -바람과의 어울림도 짜릿한 놀이일 뿐이다열매를 맺어 본 나무들은한 아름 눈을 안고 있다안고 있다는 생각도 없이.
44 파블루 네루다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그는 알까그리고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왜 우리는 다만 헤어지기 위해 자라는데그렇게 많은 시간을 썼을까? 내 어린 시절이 죽었을 때왜 우리는 둘 다 죽지 않았을까? 만일 내 영혼이 떨어져나간다면왜 내 해골은 나를 좇는 거지? * 네루다 시집 《질문의 책》에 수록된 44번째의 시 어제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저 아이를 잠시 만나 본 밤이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시인 진은영 님의 이런 아름다운 글을 읽게 되었기 때문이죠. "가끔 한밤중에 깨어있거나 혹은 해가 지는 건물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있으면 속에서 누가 울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하루 종일 의젓하고 단호하게 행..
지난주에 세종대 대양홀에서 상담사례 심포지엄이 있어 다녀왔는데요. 세종대 쪽은 처음이라 두리번거리다가, 맛도 양도 일품인 맛집을 발견했답니다. 가게 이름이 Tokyo 420인데요.(위치는 클릭☞: 도쿄 420) 별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맛도 일품이고, 무엇보다 푸짐한 양에 감탄했습니다. 장정 여러 명이 먹어도 너끈할 만큼 큰 그릇에 통 큰 양이 담겨 나왔거든요. 주 메뉴가 일본 가정식 우동과 백반이었는데요. 옆 테이블을 보니까 돈까스에 시원한 모밀, 김이 폴폴 나는 로제 까르보나라를 먹고 있어서 따라 시켜봤습니다. ㅎㅎ 짜잔, 돈까스가 나왔답니다. 사진으로 보면 실감이 나지 않지만 일반 돈까스의 2배라고 생각하면 된답니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같이 간 지인들도 대만족! 로제 까르보나라는 처..
어제는 지인이 “언제 행복해요?”라고 물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좀 골똘하게 생각했을 텐데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작업실에 있을 때요.”라고 답했습니다. 작업실을 얻게 된 이유는 제 게으름에 있습니다. 집에 있으면 눕고 싶고, 자고 싶기 때문에 (강아지 옆에 느슨하게 누워서 게으름 피우는 게 일상의 행복한 낙이거든요. 또 식구들과 수다를 떨면 한두 시간은 훌쩍 지나 있으니까요.) 집과는 좀 분리된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생각보다 대학원 공부가 타이트한 데다, 외부 프로그램 활동을 하면 작업실에 자주 못 올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작업실에 있으면 나만의 요새에서 마음껏 읽고 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위 사진 속 공간이 제가 쓰는 곳인데요. 노트북 하나, 스탠드 하나, 책걸상 하나가 전부이지만..
5월은 참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제대로 누려보지 못하고 이렇게 끝나가는 기분이 듭니다. 올 5월만큼 바빴던 적이 없는 것 같네요. 6월이 되면 정신분석 강의도 끝나고,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선생님들과 함께 한 인문상담프로그램도 끝나게 되어 좀 여유 시간이 생기겠지요. 작은 식물 하나를 키우는 것도, 하다못해 이런 블로그 하나를 꾸려나가는 것도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 같아요. 오늘은 대학 때 제가 좋아했던 공간을 오랜만에 다녀왔는데, 어쩜 그렇게 그 시절 그대로인지 반가운 마음에 포스팅해 봅니다. ㅎㅎ '나비도 꽃이었다, 꽃을 떠나기 전에는' 라는 바(Bar)인데요. 가게 이름이 특이하죠? 지하 입구에 그려진 파란 나비 그림도 여전하네요. 지하 내부로 들어가면 사원 같은 느낌이 듭니다. 기둥 중앙에 코끼리..
(클릭☞) 까페 소사이어티 전을 보고 올라오니, 오치균 작가의 가 보입니다. 사진에는 어스름하게 나왔는데, 실제로 보면 저 오묘한 하늘빛은 뭔가 사람의 마음을 조용하게 합니다. 모든 게 어둑어둑한 가운데에서도 그의 작품 속 곳곳에서는 빛이 숨어 있죠. 부암동의 여름을 표현한 작품인데요. 뭔가 뭉개진 쑥색 같은 저 여름의 습기 가운데에서도 알 수 없는 희망의 빛이 느껴져서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오치균 작가는 생존하는 국내 작가 중에 작품 값이 비싼 작가라죠. 작품 경매에서는 환영받는 화려한 작가이지만, 그는 공황장애로 인해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서 그림 그리고,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는 매우 심플한 생활을 한다고 해요. 이 작품은 매체에 노출이 많이 되어서 보신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길었던 휴일은 그간 못 만난 몇몇 지인들을 만나다 보니 금방 다 가버렸네요. 아쉬워라. 간만에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아, 그래. 블로그를 까맣게 잊고 있었지.' 싶어 책상 앞에 앉았는데.... 이 녀석이 슬금슬금 다가옵니다. 놀아달라고... 공을 던지니까 번개처럼 가져 옵니다. 몇 번을 반복해도 지치지 않네요. "오늘은 미세 먼지가 심하니까 그냥 집에 있자."라고 하니까 저런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ㅎㅎ 열두 살 치고는 동안이죠? 건강하게 살자, 해피야. 며칠 전엔 서울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까페 소사이어티 전'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금산갤러리에서 보고 기억에 남았던 마츠에다 유키(Matsueda Yuki) 작품이 있다고 해서 기대하고 갔지만, 딱 세 작품만 걸려 있어 조금 아쉬웠습니다. 마츠에다 유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