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작년보다는 따뜻하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인 모양이에요. 저는 독한 감기에 걸려서 세미나도 못 나가고 하루종일 집에서 앓다가 오랜만에 사진 정리에 돌입했습니다.
대학원 선생님이 가족들이랑 촛불집회 나가면, 근처에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고 해서 광화문 디타워에 있는 하머스 키친을 소개했더니, 폭풍 칭찬을 받은 기억이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
친구와 광화문 광장에서 찰칵. 이날 아무튼 엄청 추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스크에 목도리에 무장을 하고 거리를 나섰습니다. 그래도 촛불집회를 위해 모인 사람들의 열기가 뜨거워서 마음은 그다지 춥지 않았어요. 정말 많은 분들이 일찍부터 나와서 자리하고 있었답니다.
광화문 디타워는 비교적 찾기 쉬운 위치에 있습니다. 교보문고 뒤편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디 타워 내에는 하머스 키친 외에도 다양한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저는 친구가 중동음식을 먹어 보고 싶다고 해서 4층에 위치한 하머스 키친에 들렀습니다. 천장이 중동식 문양으로 꾸며져 있어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조명도 은은하니 분위기 있고, 창 밖으로 보이는 뷰도 멋졌지만, 단점이 있다면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가 가까워서 옆에서 하는 이야기가 들린다는 게 좀 거슬렸습니다. 친구의 이야기 너머로 배경음악처럼 옆 테이블 이야기가 들린달까요 ㅎㅎ 이날 옆에 한 가족이 앉았는데 엄마는 엄마 이야기만 하고, 아빠는 아빠 이야기만 할 뿐, 아이들은 스마트 폰만 들여다보고 있던 게 기억나네요. 뭔가 함께 있어도 얇은 막 같은 게 둘러쳐져 있달까요. 저도 참 오지랖이죠. ^^ 그런데 문득 그때의 장면이 생각나네요.
뭘 시킬까, 고민하는데 매니저 분이 오셔서 정말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어요. 그리고 매니저 분 굉장히 솔직했습니다. 허머스 키친은 주말 점심에도 브런치 메뉴를 시킬 수 있었는데요(브런치타임은 am 11:30 - pm 14:30) 가격 대비 제일 맛있는 메뉴를 찍어 주면서 "괜히 이것저것 시키지 마시고, 아라비안 브런치로 통일하세요. 잘 모르는 분들은 브런치 메뉴 이것저것 시켜 놓고 나눠 먹는데, 단골인 분들은 이 메뉴 각자 시켜서 먹습니다. 가격도 제일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고 고루고루 들어 있거든요."라면서 카리스마 있게 추천해 주었습니다. ㅎㅎ
아라비안 브런치의 결과는? 맛났습니다. 무엇보다 향신료 맛이 강하지 않고 담백해서 좋았어요. 피타(둥글넙적한 빵) 위에 저 빨간 소스를 발라, 야채오믈렛과 미니양배추를 곁들였는데, 달콤새콤 고소했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 보이는데, 저 수블라키(꼬치) 뒤에 베이지색 둥근 형체가 하머스에요. 병아리콩을 으깨서 만든 음식이랍니다. 한 접시 다 비우고 나니 건강한 포만감이 느껴졌습니다. 정말 든든하게 잘 먹은 느낌이랄까요.
문득 중동지방 음식 먹고 나니, 저희 아빠가 사윗감으로 찍어 두었던 중동의 한 청년이 떠올랐습니다. 아빠가 에틸렌아민공장 실험실에서 일하실 때 조수로 있던 청년이었는데, MIT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데다 성격이 참 싹싹하다며 이뻐하셨는데 제가 싫다고 기겁만 안 했다면 미래가 달라졌을까요? ㅎㅎ
Saudi Arabia 에틸렌아민공장 실험실에서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사진 치료하시는 선생님 생각이 나네요. 사진 한 장이 참 많은 기억을 불러 오는 것 같아요. 저는 즐겨 사진을 찍는 편은 아닌데, 설사 아무도 안 보여 주고 혼자 보더라도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부지런히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해 두어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참, 전 몰라서 그냥 갔는데, 하머스키친은 예약을 하면 창가쪽 자리로 안내받을 수 있답니다. 주차는 2시간 무료고요.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3길 D타워 4층
전화번호 : 02-2251-8400
중동지방 음식을 맛 볼 겸, 건강식으로 한 끼 한다고 생각하면(기왕이면 저렴한 브런치로 :) 괜찮은 맛집 같아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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