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에 접한 가장 아름다운 사람.
울라브 하우게(Olav H. Hauge).
그의 시집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를
오가며 찬찬히 보고 있는데
탄성이 절로 나오네요.
그의 시들은
흰 눈을 뭉쳐서
얼려놓은 것처럼 서늘하지만
밑바닥에는
이토록 뜨거운 생명의
열기가 가득하네요.
몇 편의 시들을 나누어 봅니다.
<야생 장미>
꽃노래는 많으니
나는 가시를 노래합니다.
뿌리도 노래합니다-
뿌리가 여윈 소녀의 손처럼
얼마나 바위를 열심히
붙잡고 있었는지요.
<고양이>
고양이가 앉아 있을 겁니다
농장에
당신이 방문했을 때
고양이에게 말을 걸어보세요
이 농장에서
그 녀석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요
<새 식탁보>
새 식탁보, 노란색!
그리고 신선한 흰 종이!
단어들이 올 것이다
천이 좋으니
종이가 섬세하니!
피오르에 얼음이 얼면
새들이 날아와 앉지
<오늘 내게 보였다>
오늘 달이 두 편 보였다
새로 온 달과 사라진 달
나는 새 달의 존재를 많이 믿지만
새 달은 사라진 달일 것이다.
시인 로버트 블라이가 그에 대해 이야기한
문장들도 아름답습니다.
"하우게는 줄 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작은 스푼으로
마치 간호사가
약을 주듯 먹여준다.
슬픔과 감사로 가득했던 장례식은
어린 하우게가 세례 받은 계곡 아래
성당에서 있었다.
말이 끄는 수레가
그의 몸을 싣고 산으로 올라갔다.
작은 망아지가 어미 말과 관을 따라
내내 행복하게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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