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드라마] 전설의 고향



요즘 이것저것 접목해서 재미있게 상담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심리진단법, 마음 탐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인데요.


올 상반기에는 대학원 선생님들과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분들을 대상으로 인문학상담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답니다.


오늘은 '안전지대 만들기'에 관련한 것들을 기획했는데요. 안전지대 만들기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잠시 그곳에서 벗어나 내가 안전하게 머무를 만한 것들을 리스트로 써 놓는 거랍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내적 에너지가 소진되어, 평소에는 잘 할 수 있는 일도 능률이 떨어집니다. 이럴 땐 잠깐이라도(단 5분이라도)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안전지대’로 들어가 내면의 에너지를 충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안전지대의 특성은 쉽고, 간편하며 어디에서든 실천 가능한 것, 그리고 그 안에 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랍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은 ‘지갑 속 가족사진 보기’를, 어떤 분은 성경책 펼치기를, 어떤 분은 잠깐 창 밖 바라보기를, 껌 씹기를, 메모장에 막 쓰고 삭제 버튼 누르기를, 의류 쇼핑몰 들어가서 신상품 구경하기를, 여행 다녀온 사진 보기를, 갖고 싶은 자동차 모델 구경하기를, 좋아하는 배우 사진 들여다보기 등을 안전지대 리스트에 넣었습니다.


저의 안전지대 리스트 몇 가지를 공개하자면 저는 요즘 그리스 음악(Pablo Alborán)에 빠져 있습니다. 뭔가 살짝 느끼하면서도 웅장한 리듬이 제 귀를 포근하게 사로잡거든요. 

들어 보시겠어요?




그리고 ‘걷기’도 넣었습니다.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조건 걷는 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걷다 보면 해결되지 않는 지점이 풀려 있을 때가 많거든요. 걷다 보면 도심 속 산책길에서 이렇게 귀여운 오리 친구를 만나기도 하죠. 






요즘 AI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해외에서 달걀을 수입해 오는 땜방식 대처 말고,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일어날 일인데, 로드맵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 기사 살펴보세요. 

(클릭 ☞) http://news.joins.com/article/21034376




그리고 ‘냉면’도 영락없이 들어 있습니다. 저는 자다가도 누가 “냉면 먹으러 가자.” 하면 무조건 따라 나섭니다. 특히 평양냉면을 좋아하는데요, 대학 때는 ‘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동호회에도 가입했더랬죠. ㅎㅎ 냉면을 먹을 시간이 안 되면 이렇게 냉면 사진이라도 한 번 쳐다보면 힘이 솟습니다. 




《제인에어》도 제 안전지대에 들어 있습니다. 울적할 때 《제인에어》의 아무 장이나 펼칩니다. 다음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문장이랍니다. 


1. 신께서 내 삶을 버리라고 내게 삶을 주신 게 아니다.


2. 운다는 것은 네가 약하다는 뜻이 아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그것은 항상 네가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3. 나는 나 자신을 돌본다. 내가 고독해질수록, 내가 혼자가 될수록 다른 이의 도움을 받지 않을수록 나는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될 것이다.


4. 어떤 것에 대해 미운 마음을 품거나 자기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꼬치꼬치 캐고 들거나 속상해하면서 세월을 보내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은 거란다.



그리고 《전설의 고향》도 들어 있습니다. ^^ 우리가 공포 영화를 보면 아드레날린(adrenalin) 분비되죠. 하지만 ‘저건 픽션이야.’라고 인지하는 순간 안도감을 느끼기도 하고, 공포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해 엔도르핀(endorphin)이 나와 스트레스가 해소되죠.


하지만 저는 공포 영화를 그닥 안 좋아합니다. ^^; 단지 1996년 여름에 가족들과 수박 화채를 먹으며 《전설의 고향》을 함께 보던 추억이 행복하게 뇌리에 남아 있거든요. 제겐 《전설의 고향》=가족들과의 행복한 한때, 랍니다.


실제로 상징물과의 연합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서 기차, 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첫사랑과 설레는 마음으로 데이트한 기억이 있다면 기차=설레임, 으로 뇌에 연합되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기차에서 소매치기를 당했거나 성추행을 당했다면 기차=불쾌함, 으로 뇌에 연합이 일어나죠.


이 연합 관계의 끈을 풀려면 더 많은 기차를 타고, 기차에서 더 많은 행복한 경험을 해야하는 수밖에 없답니다. 


암튼 요즘은 전설의 고향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더라고요^^ 심지어 1989년작도요. 물론 화질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제가 본 것 중에는 양희경 씨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왜장녀>와 산삼 아가씨가 나오는 <저승에서 핀 꽃>이 다시 봐도 재밌더라고요. 아래에 영상 추가했으니 주말이나 시간이 넉넉할 때 한번 보세요.


세월이 흘러서 리메이크작이 계속 나와도 제겐 적당히 촌스러우면서도 권선징악이 살아 있는 오리지널 《전설의 고향》이 안전지대에 남아 있을 겁니다. 가족들과 수박을 먹으며 함께 보던 행복한 순간이 또렷하게 새겨져 있으니까요 :)




<왜장녀>



<저승에서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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