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드라마] 전설의 고향

 

 

요즘 이것저것 접목해서 재미있게 상담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심리진단법, 마음 탐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인데요.

 

올 상반기에는 대학원 선생님들과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분들을 대상으로 인문학상담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답니다.

 

오늘은 '안전지대 만들기'에 관련한 것들을 기획했는데요. 안전지대 만들기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잠시 그곳에서 벗어나 내가 안전하게 머무를 만한 것들을 리스트로 써 놓는 거랍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내적 에너지가 소진되어, 평소에는 잘 할 수 있는 일도 능률이 떨어집니다. 이럴 땐 잠깐이라도(단 5분이라도)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안전지대’로 들어가 내면의 에너지를 충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안전지대의 특성은 쉽고, 간편하며 어디에서든 실천 가능한 것, 그리고 그 안에 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랍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은 ‘지갑 속 가족사진 보기’를, 어떤 분은 성경책 펼치기를, 어떤 분은 잠깐 창 밖 바라보기를, 껌 씹기를, 메모장에 막 쓰고 삭제 버튼 누르기를, 의류 쇼핑몰 들어가서 신상품 구경하기를, 여행 다녀온 사진 보기를, 갖고 싶은 자동차 모델 구경하기를, 좋아하는 배우 사진 들여다보기 등을 안전지대 리스트에 넣었습니다.

 

저의 안전지대 리스트 몇 가지를 공개하자면 저는 요즘 그리스 음악(Pablo Alborán)에 빠져 있습니다. 뭔가 살짝 느끼하면서도 웅장한 리듬이 제 귀를 포근하게 사로잡거든요. 

 

들어 보시겠어요?

 

 

 

그리고 ‘걷기’도 넣었습니다.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조건 걷는 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걷다 보면 해결되지 않는 지점이 풀려 있을 때가 많거든요. 걷다 보면 도심 속 산책길에서 만나는 하늘의 색깔이 매시각 다르다는 걸 느낍니다.

 

그리고 ‘냉면’도 영락없이 들어 있습니다. 저는 자다가도 누가 “냉면 먹으러 가자.” 하면 무조건 따라 나섭니다. 대학 때는 ‘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동호회에도 가입했더랬죠. ㅎㅎ 냉면을 먹을 시간이 안 되면 이렇게 냉면 사진이라도 한 번 쳐다보면 힘이 솟습니다. 

 

 

 

《제인에어》도 제 안전지대에 들어 있습니다. 울적할 때 《제인에어》의 아무 장이나 펼칩니다. 다음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문장이랍니다. 

 

1. 신께서 내 삶을 버리라고 내게 삶을 주신 게 아니다.

 

2. 운다는 것은 네가 약하다는 뜻이 아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그것은 항상 네가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3. 나는 나 자신을 돌본다. 내가 고독해질수록, 내가 혼자가 될수록 다른 이의 도움을 받지 않을수록 나는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될 것이다.

 

4. 어떤 것에 대해 미운 마음을 품거나 자기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꼬치꼬치 캐고 들거나 속상해하면서 세월을 보내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은 거란다.

 

 

그리고 《전설의 고향》도 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공포 영화를 보면 아드레날린(adrenalin) 분비되죠. 하지만 ‘저건 픽션이야.’라고 인지하는 순간 안도감을 느끼기도 하고, 공포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해 엔도르핀(endorphin)이 나와 스트레스가 해소되죠.

 

하지만 저는 공포 영화를 그닥 안 좋아한답니다. 단지 1996년 여름에 가족들과 수박 화채를 먹으며 《전설의 고향》을 함께 보던 추억이 행복하게 뇌리에 남아 있거든요. 제겐 《전설의 고향》=가족들과의 행복한 한때, 랍니다.

 

실제로 상징물과의 연합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서 기차, 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첫사랑과 설레는 마음으로 데이트한 기억이 있다면 기차=설레임, 으로 뇌에 연합되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기차에서 소매치기를 당했거나 성추행을 당했다면 기차=불쾌함, 으로 뇌에 연합이 일어나죠.

 

이 연합 관계의 끈을 풀려면 더 많은 기차를 타고, 기차에서 더 많은 행복한 경험을 해야하는 수밖에 없답니다. 

 

암튼 요즘은 전설의 고향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더라고요^^ 심지어 1989년작도요. 물론 화질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제가 본 것 중에는 양희경 씨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왜장녀>와 산삼 아가씨가 나오는 <저승에서 핀 꽃>이 다시 봐도 재밌더라고요. 아래에 영상 추가했으니 주말이나 시간이 넉넉할 때 한번 보세요.

 

세월이 흘러서 리메이크작이 계속 나와도 제겐 적당히 촌스러우면서도 권선징악이 살아 있는 오리지널 《전설의 고향》이 안전지대에 남아 있을 겁니다. 가족들과 수박을 먹으며 함께 보던 행복한 순간이 또렷하게 새겨져 있으니까요 :)

 

 

https://www.youtube.com/watch?v=rlomffwJLyc

https://www.youtube.com/watch?v=Vomle3lbKiU

 

 

 

저작물에 대한 링크는 허용하나무단 복사  도용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by persket.com All rights reserved

 

 

이 글을 공유하기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