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돋보기 ireugo
오늘은 이어서, 양극성 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클릭☞거울처럼 읽어주기)에서 자신의 반대 방향의 욕구를 읽어 주면 좋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우리가 스스로에게 “A를 해야 해!” 라고 말할 때 말이죠. 융에 따르면, 사실 무의식과 마음 그리고 영혼(Self)이 일치한다면 “A를 해야 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그 일을 하고 있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사실 B도 하고 싶지만(의식적으로 억압한 채) “A를 해야 해!” 라고 애쓰고 있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A 속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데 이렇게 억지로 하면 흥도 안 나고, 무의식은 짜증이 납니다. “쳇, 내 이야기는 안 들어주고. 난 협조하기 싫어.”라고 마음 밑바닥에서는 존중받지 못했다는..
저번에 우리 내면은 (클릭☞양극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오늘은 내 안의 양극성을 자각하고, 억압된 지점에 물꼬를 틔우는 법에 대해 알아볼까 해요. 제가 유독 마음이 가는 분들이 있는데요. 바로 자기 분노감을 적절하게 표현 못하는 분들입니다. 이런 경우, 참고 참다가 번아웃 되어 막판에 확 뒤집어 놓고 퇴사해 버리거나, 수동공격(passive aggressiveness ; 겉으로는 티를 안 내면서, 일처리를 지연시키거나 잦은 실수를 유발하는 등, 자기 나름의 에둘러 가는 공격법을 쓰지만, 사실 이런 케이스는 본인 커리어에도 안 좋고, 구성원 전체에도 비협조적 분위기를 조성하거든요)을 구사합니다. 융을 비롯해 코헛(Heinz Kohut)이란 정신분석가가 말하길, 우리가 자신의 한쪽 측면..
예전에 조향사 분을 인터뷰했을 때 그러더라고요. 향수에서 향을 만들 때 들어가는 95%의 베이스는 비슷하다고요. 나머지 5% 천연 원료가 향기를 좌우하는데요. 그 5%가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사실 자스민향 1ml를 만들려면 8000송이 이상의 꽃이 필요하다는 거죠. 사람도 비슷한 것 같아요. 각계각층의 분들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건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겁니다. 아무리 영적으로 열린 분들이라 해도, 돈 좋아하고, 명예 좋아하고, 이성 좋아하고, 인간이라면 베이스는 다 비슷하다고 봐요. 그럼에도 남다른 분들한테는 특별한 자기만의 향기가 있습니다. 다 거기서 거기 같아도 그 5% 차이가 그 사람의 향기를 만들거든요. 그리고 그러한 향기가 타고난 것 같아도 그 분들 나름으로는 끊임없이 갈고 닦아온 결과물이..
후배가 ‘코로나로 지친 마음 극복하기’란 주제로 원고를 써 달라고 해서 짧은 글을 써 줬는데, 사실 저도 요즘 마음이 힘듭니다. 아무래도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지금 이 상황을 조심하며 통과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원고에 썼던 몇 가지 상담심리학적인 팁을 정리해 보자면, 사실 1. 불안은 정상적인 감정이라는 겁니다. 집단으로 번지는 사태를 보면서 생기는 불안감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죠. 하지만 2. 정확한 정보를 필요한 만큼만 얻는 건 중요한 지점인 것 같아요. 여러 연구를 봐도 정보의 과다성이 주는 피로도는 상당하거든요. 알면 알수록 적절한 해결방안이 생기는 게 아니라, 도리어 불안감만 증폭되죠. 그래서 저는 요즘 저녁 먹을 때만 뉴스를 보고, 휘둘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아침에는 하루를 기분 좋..
어떤 분이 “융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야.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으려면 아들러 같은 처세술적인 팁이 좀 있어야 하는데.”라고 말씀하시던데 외려 저는 융이야말로 “사람은 어떤 역동으로 움직이는가?”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하는가?”에 깊이 파고든 처세의 장인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오늘은 실질적인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보통 번아웃 된 케이스를 보면, 일을 설렁설렁하는 경우보다는 대개 이상이 높고, 자기 일에 열정을 쏟아붓던 분들이 많이 겪습니다. 하는 데까지 열심히 해 봤는데도, 보람을 잃을 경우 슬럼프에 빠지는 거죠. 번아웃 되면 자신을 지탱하기도 힘든 상황이라, 주위 사람에 대한 이해나 배려, 공감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쌓아두지만 말고, 적절하게 주위 사람에게 표현해 보라는 조언..
오늘의 스케치 ireugo
1) 여러 감정을 깊이 경험할 수 있는 능력 (회피하지 않고 감정의 밀물과 썰물을 느낌) 2) 자신의 권리를 기대할 수 있는 능력 (주어진 권리를 찾고 구하고 요구할 수 있는 능력) 3)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능력 (숨기고 억누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아프면 아프다, 표현할 수 있는 능력) 4) 자존감을 인정할 수 있는 능력 (표면에 스크래치가 나더라도, 본래의 나는 귀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는 능력) 5) 고통스러운 감정을 달랠 수 있는 능력 (내 뜻대로 안 되어도,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할 줄 아는 능력 : 자기 자비) 6) 삶의 목표를 정해서 매진할 수 있는 능력 (목표를 세울 줄 알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능력) 7) 친밀감을 가질 수 있는 능력 (자신을 보호하느..
마음을 관찰하면 재밌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요. 머릿속으로 어떤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에 수반되는 기억이 흘러나오거든요. 예를 들어 기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기뻤던 기억과 더불어 그에 반대되는 슬픔이라는 단어까지 상기할 수 있는 게 사람의 마음 작용인데요(Hayes, 2010). 그래서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기도 하죠. 코로나로 기왕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 올 하반기에는 단행본을 완료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공기 좋은 곳에 왔는데 말이죠. 환경은 고요해도, 마음의 잡념은 워터볼 눈송이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재밌는 게. 잡념 속에서 회상된 사람들을 명명해 보면, 그들은 뿅, 하고 진짜 실체를 가지고 등장하는데요. 사실 이런 허상 같은 홀로그램을 쉽사리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기..
며칠 전에 친구랑 통화하는데, 이 글(클릭☞)감정수용을 읽고 궁금한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감정은 억압하면 증폭되고, 허용하면 지나간다고 했잖아. 그런데 나는 진심으로 있는 그대로 느껴 보려고 했거든? 그런데 오히려 점점 더 열이 오르면서 화딱지가 나던데, 왜 그럴까?” 사실 이런 의문은 내담자들이 호소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방어 없이 감정을 느껴보려고 하는데, 오히려 거기에 훅 빨려 들어가거나, 공황이나 불안 같은 경우, 있는 그대로 느낄수록 무서워진다고요. 그럴 때 보여주는 이미지가 있는데요. 제가 ACT(수용전념치료)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것입니다. 왼쪽에 보면 사람 테두리를 둘러싼 저 빨간 점들이 보이죠? 보통 그림자는 내부적 압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압력(저 빨간 점)은 외부와의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