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케치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우리는 언제 활짝 꽃 피어날까? 우리가 생생하게 살아 있을 때는 언제일까? "자기 자신이 될 때, 자기 주체성을 가질 때, 존재는 펄펄 살아 있는 눈빛을 갖게 된다."
무언가 나를 꽉 얽매는 그런 철심 같은 테두리가 느껴질 땐 그 테두리를 어린아이 다루듯 허용하기. 마치 놀이기구의 안전바에서 살며시 빠져나오듯이, 숨 쉴 공간을 주기.
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지난번에 내사에 대해 쓰겠다고 한 것 같은데, 생각난 김에 써 볼게요 :) 올 가을에 만난 내담자가 있는데요. (이 사례는 허락을 받고 공개합니다.) 이 내담자는 너무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매일 새벽 네 시에 깨워서 공부시켰고, 성적이 떨어질 때마다 야구 방망이로 떨어진 등수에 비례해 맞았습니다. 졸거나 공부를 안 하면 “미친놈. 나가 죽어라. 등 따습고 배 부르니까 그 모양이지.” 주로 이런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속에 울분이 쌓여서 아버지에 대한 화풀이를 일기장에 욕으로 써 놓으면, 그 일기 본 아버지가 더 심한 욕을 하며 두들겨 팼습니다. 이런 압박감 속에서 명문대에 들어갔는데요. 이후에 내면적으로는 깊은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별 문제 없어 보였지만, 뭘 하더라도 억지..
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어느새 연말이네요. 연말이 되면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죠. 하지만 전 이번 연말에 기분이 좋습니다. 죽을 뻔했던 강아지가 다시 살아서 펄떡펄떡 뛰어다니고 있거든요.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연말 모임 많이 하시나요? 연말이면 연락오는 그룹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남을 인연만 소롯이 남은 것 같아요. 사실 이런 인연들이 진짜 인연이죠. 이해관계가 없어도 오래 볼 수 있는 사람들 :) 연말이라 여럿이 모일 땐, 장소 잡기가 신경 쓰이죠. 미리 예약해야 하고, 번거롭습니다. 전 강남파가 많으면 타이쇼에서, 강북파가 많으면 녁에 가자고 하는데요, 머리도 식힐 겸 오늘은 녁에 대해 포스팅해 볼게요. =) 이 집 가격이 착하지는 않지만, 분위기가 좋고, 뭣보다 음식이 맛나고, 북적거리..
때로는 이 꼬라지인 나를 귀엽게 받아들이고 바라보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홀가분한 유연성이 생긴다. 중간에 좀 헤매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스프링.
내담자들을 보면 라포(상담자와의 상호 신뢰 관계)가 형성되기 전에는, 표면적인 이슈를 꺼내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잠이 안 오고, 마음이 불안해서 왔다.”라고 하지만... 6회기 정도 넘어가서야 비로소 “남편이 나를 지속적으로 폭행해 왔다.”라고 진짜 이슈를 말합니다. 반면에 첫 회기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내담자는 “저는 유치원 때부터 왕따를 당해 왔어요. 그때부터 우울증이 있었고요.”라며 아무렇지 않게 마치 명함 한 장 건네듯이 자기 이야기를 꺼냅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확 오픈하면 당황하기도 했는데요. 가만히 보면 이차적 이득(secondary gain)이 있기 때문이란 걸 느낍니다. secondary gain이란 우리가 역기능적 행동을 할 때, 표면적으로는 “..
가끔 누가 불쑥 떠오를 때가 있는데요. 그러면 떠올랐던 사람이 우연찮게 연락해 올 때가 있습니다. 지난 번, 블로그에 L 선생님 이야기를 썼더니 다음 날에 "잘 지내냐?"라며 연락이 왔습니다. 동시성의 원리일까요? ㅎㅎ 더 신기한 건... 며칠 전에 친구 N을 만나러 가는데... 갑자기 벽돌색 니트 조끼가 떠올랐습니다. 입어본 적도 없고, 주변에 누가 입은 걸 본 적 없는 벽돌색 니트 조끼가... 불쑥 왜 떠오를까?! 했는데... N을 보고 소름이..... 이날 신기해서 다짜고짜 사진을 찍었더니 N이 부끄러워하면서 얼굴을 가리네요. ㅎㅎ 요새 무슨 초능력이라도 생긴 걸까요? ㅎㅎ 아무튼 서로의 에너지는 이어져 있다는 느낌이 자꾸 드네요. 그러니 더욱... 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잘 빗질해야겠다는 생각..
얼마 전, 포항에서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서 수능이 연기 됐었죠. 누구나 심각한 외상 사건을 겪으면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겪습니다. 요즘 위기개입 수업을 듣고 있어서 그런지 문득 이런 궁금증이 들더라고요. “지진이나 태풍, 홍수처럼 자연에게서 받은 피해로 인한 스트레스가 클까? 아님 교통사고, 살인, 강간, 사기처럼 사람에게서 받은 피해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 클까?” PTSD에 대한 연구 결과, 자연재해와 인재 중, 사람이 만들어낸 외상이 훨씬 더 많은 PTSD의 희생자를 만들어냈는데요.(Figley, 1985a, pp:400~401)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람이 만들어낸 외상 사건이 특히 더 파괴적인 것은 인간 사이..
외부에 존재하던 것을 그가 참으로 사랑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그의 내부에 실재하게 된다. 그것은 그의 일부가 되어 그의 자아 정체감, 그의 역사, 그의 지혜를 이루게 된다. 이를 통해 그의 자아 영역은 확장된다. _ Morgan Scott Peck
(클릭☞) 1편에서 애착척도 테스트를 해 봤는데요. 결과는 특정 문항을 더하면 됩니다. 문항 1, 5, 6, 15, 16, 18번의 점수를 더한다. ->점수 A 문항 2, 8, 9, 10, 11, 12번의 점수를 더한다. ->점수 B 문항 3, 4, 7, 13, 14, 17번의 점수를 더한다. ->점수 C A, B, C 중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것이 바로 자신의 애착유형입니다. A 타입의 경우 ‘회피애착’입니다. B 타입의 경우 ‘몰입애착’입니다. C 타입의 경우, ‘안정애착’입니다. A 점수와 B 점수 모두 20점 이상일 땐 ‘혼란애착’입니다. 어떤 애착 유형이 나왔나요? 결과를 좀 더 살펴볼까요? ① 안정애착(안심형) : 자기긍정-타인긍정 나는 비교적 쉽게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으로 가까워지는 편이..
지난번에 심리적인 무기에 대해 좀 쓰다가 말았는데요. 오늘은 일요일 오후부터 맥과 씨름 중입니다.. 맥 하이시에라(macOS High Sierra)로 업그레이드를 했더니 티스토리 포토업로더 오류가 나서, 해결 방안을 찾다가 포기했습니다. 혹시 해결 방안 아시는 분! 있으시면 메일이나, 방명록에 남겨 주세요. 제가 책 한 권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이웃 블로거님이 알려주신 대로 파일로 사진 올리는 방법을 썼더니,,, 두 배로 불편해서 크롬을 깔아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ㅠㅠ 암튼 그래도 쓰던 글이니까, 마무리 지어야겠죠? 혹시 영화 보셨나요? 거기에 보면 무선으로 HAM(아마추어 무선통신)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바로 이 장면이죠. 요즘은 HAM을 하는 분들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아버지가 ..
서로를 모르는 만큼 알게 되고, 아니까 다시 몰라지는 그런 지점을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린 친구가 되는 거지.
독감 예방 접종 하셨나요? 저는 툭 하면 감기에 잘 걸려서 매해 독감 예방 접종은 꼭 합니다. ^^; 보통 일반 내과에서는 독감 예방 주사(4가)가 4만원 정도 하죠. 4인 가족이 가면 16만원 정도 나온다고 봐야겠죠? 그런데 제가 접종하는 곳에서는 1인당 27,000원이면 독감 예방 주사를 맞을 수 있답니다. 저는 (클릭☞)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예방 접종을 하는데요. 이곳은 가족 보건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부설로 가족보건의원을 두고 있습니다. 전국에 각 지회가 있어서, 사시는 곳 근처에 있는 가족보건의원에서 접종하시면 됩니다. 독감 예방 주사 말고도 폐렴 주사나 자궁경부암 예방 주사, 대상포진 예방 주사까지 합해서 매우 착한 가격에 나와 있습니다. 며칠 전 지인이 동네 내과에서 대상포진 예방주사(..
내소사 템플스테이에 다녀 온 적이 있었는데요. 명절 때 진행된 템플스테이라 그런지 다들 사연 하나씩은 있었습니다. 가족과 사이가 안 좋아서, 실연당해서, 시댁 식구한테 상처받아서, 하는 일이 잘 안 되어서, 명절 때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서, 장가 가라는 친척들 말이 듣기 싫어서, 템플스테이 모습을 영화로 담고 싶어서... 등등 뭔가 참여자들의 조합이 독특했습니다. 저는 당시 다니던 잡지사에 사표를 낼까, 말까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염주를 꿰면서도 108배를 하면서도 회사를 옮길까 말까를 계속 생각했는데요. 결국 으로 옮겼지만, 여러 번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템플스테이 마지막 날, 달밤에 등을 하나씩 들고 탑을 돌기 시작했는데요. 스님이 버지니아 사티어의 ‘다섯 가지 자유’를 읽어 주었습니다..
그는 유리창에 얼비치는 자신의 모습 때문에 진열장 위 물건들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많은 작품을 무대에 올린 이만희 선생님에게 "좋은 공연의 요건이 뭐라고 생각하시냐?"라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습니다. "한 트럭 운전수가 있어. 하루종일 고속도로에서 소변도 제때 못 누고, 열심히 물류 배달을 했어. 그렇게 고단한 일과를 끝내고, 딸내미가 준 티켓으로 공연장 의자에 앉았어. 그런데 졸리기만 하고,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거야. 포스트 모더니즘이 어떻고 저떻고, 인간의 실존적 의미가 어쩌고 저쩌고. 난 공연은 저잣거리에서 나왔다고 생각해. 내가 생각하는 관객은 피곤에 지친 가장이고, 트럭 운전수야. 그 사람이 공연장에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게, 재미있게 그 공연을 즐길 수 있다면, 그리고 공연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갈 때 아주 작은 의미 하나라도 가져갈 수 있다면, 그게 좋은..
여러 비합리적 신념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머리로는 ‘아, 그래. 나는 비합리적 신념을 갖고 있었던 거야.’라고 자각하더라도, 그런 신념을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비합리적 신념들을 해체할 수 있는 질문들이 있는데요. 앨리스 박사의 이런 질문들을 메모해 두었다가 평소에 활용하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1) 이런 생각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 (2) 그게 그렇게도 끔찍한 일인가? 내 인생이 끝나는 일인가? (3) 예전에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는가? 그때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 (4) 앞으로도 못할 거라는 구체적인 증거는 무엇인가? (5) 예외의 상황은 없었는가? (6)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무엇인가? (7) 만약 친구가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해 줄 것인가?..
가을이 되면 살랑살랑 걷고 싶어집니다. 문득 추천하고 싶은 길이 떠오르네요. 수종사 둘레길도 좋고, 장욱진 미술관 뜰의 길도 좋습니다. 대부도 해솔길이나 청주 청남대 길도 좋은데요. 멀리 가기 싫으면 서울 성곽길을 걸어도 좋습니다. 한성대 쪽에서 올라가는 성곽길은 한 번도 가 보지 못해서 이번에 도전해 봤습니다. :)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밥부터 먼저 먹기로 합니다. 예전에 가 보려고 했는데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서 못 가 본 '꿀맛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요. 오후 2시쯤 갔더니 손님들이 빠져서 한산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클릭☞) 꿀맛식당은 손님들이 북적이는 편인데요. 식당 문을 여는 11시 반쯤 가거나, 아니면 오후 2시 넘어 가면 기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식당은 작고 소박하지만,..
엘리스(Albert Ellis) 박사가 말한 (클릭☞) 비합리적 신념들을 죽 살펴보고 있는데요. 사실, 이러한 비합리적 신념은 의식적으로는 말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는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 생각들입니다. 엘리스가 박사가 말한 비합리적 신념 중 또 하나를 살펴보자면... (5) 내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이러한 신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전에 어느 분이 그러더라고요. 젊었을 때 이 분이 사법고시를 오랫동안 공부했는데요. 그 당시에는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내 인생은 이제 끝났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십여 년 넘게 공부를 했는데요. 결국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이 분이 상심해서 죽으려고 어느 암자에 갔는데요. 어느 스님이 마치 그가..
지난번에 엘리스(Albert Ellis) 박사가 말한 (클릭☞) 비합리적 신념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오늘은 그녀가 말한 나머지 비합리적 신념들을 살펴볼게요 :) (4) 모든 문제는 완벽한 해결책이 있다. 완벽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파국이 온다. 예전에 어느 다큐를 본 적이 있었는데요. 책상이나 의자 같은 고체의 사물도 육안으로는 안 보이지만, 그 단면에는 무수한 입자의 파동이 있었습니다. 겉으로 볼 때는 칼로 자른 듯 반듯해 보이지만, 그 단면에는 미세한 입자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거죠. 고체의 사물도 이렇게 균일하게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닌데, 우리를 찾아오는 문제가 과연 고정되어 있을까요? 문제가 움직이고 있는데, 고정된 해결책이 있을까요? 사실 내 마음이 불안할수록 완벽한 해결책을 찾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