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케치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즐거움과 기쁨만 아니라, 슬픔과 고통도 삶의 중요한 체험이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알지만 때로는 못마땅해하며 불행감을 맛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진지함도 소중하지만 장난기 어린 유치함도 필요하다. 혼란스러움에 몸을 내맡기고서 새로운 자각이 들 때까지 한동안 그 상태에 머물러 보는 체험도 중요하다.
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나들이 가기 좋은 4월이 되었네요. 그런데 막상 휴일이 되면, 졸음이 어찌나 몰려오는지 그저 자고만 싶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움직이는 걸 별로 안 좋아했는데요. 체육시간에 보면 그늘 밑에 앉아서 노는 아이들 있죠? 그 중에 꼭 끼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또 살랑살랑 움직이다 보면, 좀 더 걷고 싶고, 그렇게 걷다 보면 좀 더 멀리 가고 싶고, 그러다 보면 훌쩍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아~~ 아침에 수영장 가는 게 너무 싫다. 그런데 또 막상 수영을 하고 오면 그렇게 몸이 개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침에 눈 뜨면 이렇게 나를 달랜다. '일단 가서 수영 안 해도 좋으니까, 발만 담그고 오자.' 그런 마음으로 출발해서 수영장에 도착해서..
뭘 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을지 몰라. 다만 너로부터 따뜻한 반응을 돌려받았다는 것. 그만으로 충분해.
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얼마 전 사례연구 세미나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정작 스스로는 뭔가가 가슴에 얹혀 있는 것처럼 답답함을 느끼는, 한 내담자 사례를 봤는데요. 이 사례는 익명으로 오픈된 것이라 나누어 봅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해드려서는 안 돼! 나마저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하면, 어머니는 이 세상에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어.” 하고 스스로를 이러한 틀 안에 가두고 열심히 살아왔는데요. 멜라니 클라인은 우리가 성장하면서 환경을 실제보다 더 비관적으로 자각해서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엄격하게 내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합니다. 아무도 그렇게 요구한 적도 없고, 또 그 정도로 극한적인 상황도 아닌데, 스스로 틀을 만들고 그 안에 자신을 가둔다는 거죠. 특히 모범생이거나, 성취지향적인 스타일, 착한 ..
봄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네요. 이번주에 연구계획서 발표도 있고, 프로그램 마무리도 들어가야 하는데,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가 싫습니다. ㅎㅎ 아, 순간 이동 능력이 있다면 천안 빵집, (클릭 ☞) 몽상가인으로 흘러들고 싶네요. 이 빵집은 K가 무척 애정하는 맛집인데요. 서울에서는 거리가 좀 있지만, 외곽으로 나올 때 드라이브 삼아 방문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무엇보다 빵이 정말 맛나요. 바삭하고 고소한 치즈케잌 위에 생 블루베리를 얹어 구워낸, 저 블루베리 치즈케잌은 맛나서 집에 올 때 포장해 왔답니다. 이 집에서 유명한 메뉴가 스콘이더라고요. 진한 풍미가 매력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아요. 달콤한 쨈이나 콩포트를 발라서 한 입 먹으면 굿! 생과일을 얹어낸 브리오슈도 인기가 많던데, 전 새하..
요즘 셀프 리더십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영감을 받은 성격심리학자가 있는데요. 바로 켈리(George A. Kelly)라는 분입니다. 쉽게 말해서 이 분은 백퍼센트 객관적 진실은 존재하지 않으며, 세계는 자신이 해석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고 봅니다. 켈리에게 인생이란 ‘개인 구성 개념’(personal construct : 각자의 프레임)을 통해 겪어나가는 주관적 세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죠. 그는 성격 평가 기법으로 ‘역할 구성 개념 목록 검사(Role Construct Repertory Test: Rep Test)’를 개발했는데요. 성격이란 한 개인이 세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형성된다는 겁니다. 그의 성격 평가 기법을 맛보기로 예를 들면 (1) 지금 생각나는 인물 3명만 떠올려 보세요. (2..
우리는 자기 안에 마음에 드는 부분만을 갖고 싶어 한다. 그것이 무너지면 '나'라는 존재를 무시하고 멸시하고 버리고 싶어 하면서. 상대에게 실망하는 것은 '그'라는 사람 속에 있는 어떤 부분만을 선택해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부분적으로 받아들이면 부분으로 기능하고 부분으로 교류하다가 어느 날 그 부분이 무너지면 온 존재는 사라지겠지. 설사 평생을 함께 했더라도.
요 근래 불붙은 미투 운동을 보면서 ‘언젠가 쌓인 것은 터진다.’라는 걸 여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줄줄이 터지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건너건너 들어온 이름들이고, 아직 수면 밑에 있어서 그렇지 어디선가 떨고 있을 분들도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일각에서는 미투에 대해 남-녀의 대결구조로 바라보는데, 저는 미셸 푸코가 성을 권력의 문제로 보았듯이 이것은 권력의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분은 여성 쪽에서도 얻을 게 있으니까, 본인이 ‘당해준 것’이 아니냐? 라는 물음을 갖는데, 차라리 “내가 얻을 게 있으니 너한테 당해 줄게. 대신 나는 너의 권력을 누릴 만큼 누려야지”라는 마인드가 있었다면 당한 뒤에 공황장애에 시달리거나 우울증에 빠지진 않죠. “내 삶의 주인은 나다! 내가 너를 이용하는 거다.”..
이쪽으로 가기 전에 저쪽을 돌아보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두 마음. 충분히 저쪽을 바라본 뒤에야 비로소 이쪽으로 갈 수 있다.
제 첫 내담자는 사촌동생 친구였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녀석한테 좀 미안하기도 합니다. 대학원 과제 때문에 급하게 소개받아 만났는데요. 그때 은유를 활용한 상담을 배우고 있었는데, 외재화 기법을 너무 많이 써서 수박 겉핥기가 된 부분도 있습니다. (외재화 기법이란 가지고 있는 이슈를 직접적으로 말 안 하고, 은유적으로 무의식을 끄집어 내는 기법인데요. 예를 들어서 이 친구가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슬픈 마음을 "검은 먼지 덩어리"라고 표현했는데, 그 덩어리를 털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물으니 "그래도 너랑 사귀면서 행복했던 적도 있었다. 고마워. 잘가. 안녕. 후~ 하고 불어주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주요 이슈는 실연이었지만, 사실 이 친구는 내면이 꽤 건강한 친구였습니다. 하..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지만 심리적 난쟁이로는 살지 말자. 나를 변화시키는 것은 외부가 아니라 스스로를 믿어 주고 사랑해 주는 힘이니까.
완결이란 어떤 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아니다. 단지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피하지 않고 직면함으로써 그것을 일단락 짓는다는 의미다.
저는 매슬로(Abraham Maslow)가 천재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분은 표면적인 차원에서 어떤 현상을 보는 게 아니라, ‘더 잘하고 싶어 하고’ ‘더 성장하길’ 바라는데, 그것이 좌절되었을 때 불가피하게 따르는 결핍을 ‘사랑의 눈’으로 통찰해 냅니다. 예를 들어서 품행 장애 아이를 보았을 때 보통은 “그 애는 왜 비행을 저지를까?” 이런 병리적인 관점에서 이유를 분석하는데요. 매슬로는 아이의 비행을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아이가 그렇게 비행을 저지르는 데에는 부모 혹은 환경의 착취, 지배, 무관심, 경멸, 무시에 대해 자기 나름으로 ‘저항’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한 사람의 성격적 문제는 누군가 이 사람의 심리적 뼈대와 내적 본성을 파괴하고자 할 때 이에 대한 강력한 저항이라는 겁니다. 이러..
네가 던진 그것은 정수리에 검은 새처럼 붙어 있지만, 한 대의 기타처럼 튜닝하자. 우주 에너지로 몸을 씻자.
나는 그에게 돌의 긍정적 이미지를 말해 보라고 했다. 그는 "묵직하고, 안정되어 있고, 유용하며, 아름답고,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방금 말한 형용사 앞에 '나는'이라는 주어를 붙이게 했다. 그는 마침내 자신에게도 그러한 속성이 있음을 발견하고 매우 기뻐했다. 우리가 타인의 장점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 속에도 그러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저번에 (클릭 ☞) 김통에 가다가 추억의 경양식집 느낌이 있는 식당을 발견했는데요. 한번 가 보고 싶어서 며칠 전에 지인들과 다녀왔습니다. 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습니다. (클릭 ☞)동경산책이란 곳인데요. 외관이 따뜻한 목조건물에 좀 클래식한 느낌이라 추억의 경양식집 분위기가 나더라고요. 내부는 소박했습니다. 동경산책의 주메뉴는 일본식 가정식이었는데요. 연어가 들어간 요리가 많더라고요. 같이 간 지인들이 연어를 못 먹어서 나베 정식과 치즈롤을 주문했습니다. 미니화분이며 컵, 젓가락받침, 냅킨 고리까지 어찌나 앙증맞은지 일본풍 느낌이 물씬 나더라고요. 일본은 작은 것에 집중하는 힘이 있죠. 요런 아기자기함이 이 집의 매력인가 봅니다. 요릿집은 그래도 요리가 제일 맛나야겠죠. 나베 정식 2인분이 각..
흐르는 물처럼 늘 움직이고 있는데 설계도에 맞춰 지어야 할 집처럼 바라보고 있다.
내 인생은 망쳐버린 도화지 같아서 돌이킬 수 없다고 믿는 내담자에게 “당신이 생생하게 살아 있을 때가 언제였나?”라는 질문을 하면, 표정부터 달라집니다. 아주 소소한 것일지라도 그때의 나를 만나면 온전했던 지점, 좀 더 할 수 있는 지점, 예외적인 지점을 탐색하게 되니까요. 힘들었지만 이때 행복했고, 이런 일이 참 다행이었던 지점을 포착하기 시작하면 어떤 패턴을 발견할 수 있는데, 결국 사람은 누가 시켜서 억지로 그것을 할 때가 아니라 자기가 신이 나서 그것을 할 때, 자기 주체성을 가질 때 그것이 의미 있었다는 것을 통찰해 낼 수 있습니다. 솔직히 라면 하나를 끓여도 누가 시켜서 끓일 때보다는 본인이 끓이고 싶어서 끓인 라면이 맛있지 않나요? 이쯤에서 그만 놀고 공부하려고 했는데 누군가 “공부해!!” ..
조증인 사람은 "나는 링컨이다."라고 말하고, 울증인 사람은 "나는 링컨처럼 되고 싶다."라고 말하며, 건강한 사람은 "나는 나고, 너는 너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