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케치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공간에 대한 추억은 제각각이어서 물리적 공간은 같아도 심리적 영토는 다르다. 나에게 놀이공원은 탐구생활 표지 같은 곳. P에게는 어릴 때 살아있던 엄마랑 갔던 그리운 곳. L에게는 수학여행 때 지갑을 잃어버린 곳. k에게는 첫사랑과 나눠먹던 츄러스가 있는 곳. Y에게는 아르바이트의 눈물이 있는 곳.
회복과 성장은 단점이나 손상된 것을 고치는 것이 아닌 잠재되어 있는 좋은 것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아끼는 친구가 결혼을 해서 짧은 시를 지어줄까 하다가, 요시노 히로시의 축혼가가 떠올랐어요. 부부상담 전문가인 J교수님이 말씀하시길, 이 시 속에는 오래도록 잘 사는 부부의 비결이 담겨 있다고 하네요 :) 축시가 필요한 분들 가져가세요. 다시 읽어도 참 좋네요. 축혼가 요시노 히로시 두 사람이 화목하기 위해서는어수룩한 편이 좋다너무 훌륭하지 않은 편이 좋다너무 훌륭하면오래가지 못한다고 깨닫는 편이 좋다완벽을 지향하지 않는 편이 좋다완벽 따위는 부자연스럽다고큰소리치는 편이 좋다두 사람 중 어느 쪽인가장난치는 편이 좋다발랑 넘어지는 편이 좋다서로 비난할 일이 있어도비난할 자격이 자신에게 있었는지후에의심스러워지는 편이 좋다바른말을 할 때조심스레 하는 편이 좋다바른말을 할 때상대를 마음 상하게 하기 쉽다고깨닫는..
너는 음악으로 그림을 그려. 아주 작은 색깔도 절묘한 지점에서 휘날리고 있어. 허공은 비어 있는 캔버스 총천역색 붓들이 여러 색으로 휘날리고 있어. 아 암만해도 넌 뛰어난 화가야.
사람들은 불확실을 견딜 수 없어서 수학을 만든 게 아닐까? 예를 들어 원주율은 3.141592265358979..... 무한대로 불확실해. 그래서 사람들은 그냥 파이라고 규정했다. 아무리 파이라는 매끈한 기호에 다아도 그걸 완벽하고 확실하게 안다는 거 모순이다.
조찬 프로그램을 마치고, 낯선 도시에 와 있으니 이방인이 된 기분이 듭니다. 서울 올라가야 하는데, 이 이방인의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아서 지대가 높은 까페에 들어왔는데 오, 오늘은 하늘이 맑네요... 미세먼지도 과하지 않으니 루프탑 바에서 맥주 한잔 하기 좋은 날씨네요. 기차 시간도 남았으니, (클릭 ☞) 서울 루덴스를 소개해 볼까요? 사촌동생이 "누나. 호텔 루프탑 바는 넘 비싸요. 그렇다고 일반 가게 루프탑은 시시해요. 옥상에 플라스틱 의자 몇 개 가져다 놓고 알전구 켜 놓았더라고요."라고 데이트 코스 고민을 하길래, 루덴스를 추천해 줬는데요. 가격도 착한 편이고, 경치도 좋은 데다, 작은 공간 안에 나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아서 봄밤의 운치를 즐기기에 좋아요. 루덴스는 경리단길 끝자락에 있는데요..
누구나 다 자기 자리에선 힘들지 않을까? 매끈하게 보이는 팔다리 속에 혈관이 얽혀서 흐르고 있는 것처럼. 네가 네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어떤 실마리를 잡아 조금씨 수면 위로 올리길 바래. 스스로에게 사랑을 담아.
그는 자신이 별로 재미없고 따분한 사람이라서 내가 이제 싫증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충동은 나를 놀라게 할지도 모르므로 자신을 통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나는 나 자신에게 싫증이 났다. 그리고 나의 파괴적인 충동이 두렵다."라고 말하게 했더나 그는 진지하게 생각한 후에 자신의 투사를 깨달았다.
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제가 만든 프로그램 중에 “돌덩이 안고도 건너보기”라는 섹션이 있는데요. 유튜브로 돌려볼까, 했는데 지금 마이크 연결이 안 되어서 그냥 글로 써 볼까 합니다. 예를 들어서 “나는 뚱뚱해서 자존감이 내려가 있다.”라는 이슈를 갖고 있을 때, 그 문제가 사라진다면?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뚱뚱함이 사라진다면 나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라고 답했다면, 이렇게 묻습니다. 그런데 그 문제가 여전히 있는데도, 자신감이 있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이 이슈를 말한 분이 이렇게 답하더라고요. “매력 있게 화장할 것이다. 옷을 잘 입을 것이다. 내가 하는 일에 관련해서 나에게 투자할 것이다. 말할 때 자신감 있게 또박또박 말할 것이다.” 또 한 분은 “자녀가 공부를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잠깐 머무는 곳에서는 보여주고 싶은 면만 보여 줄 수 있다. 잠깐 머물 테니까 누구에게도 보이지 못한 면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도 있다.
내 마음은 골짜기 깊어 그늘져 어두운 골짜기마다 새들과 짐승들이 몸을 숨겼습니다. 그동안 나는 밝은 곳만 찾아왔지요. 더 이상 밝은 곳을 찾지 않았을 때 내 마음은 갑자기 밝아졌습니다. 온갖 새소리, 짐승 우짖는 소리 들려 나는 잠을 깼습니다. 당신은 언제 이곳에 들어오셨습니까.
이태원은 바나 클럽, 식당은 많은데 맛있는 커피집은 잘 안 보이는 것 같아요. 이태원뿐만 아니라, 요즘 브런치나 케잌 중심의 까페는 많은데 오리지널 커피맛이 빼어난 곳은 드물죠. 역시 맛난 곳은 지역 주민이 제일 잘 아나 봅니다. 이태원에 사는 지인 따라서 후미진 골목길로 들어섰더니 자그마한 까페가 나왔는데요. 바로 (클릭 ☞)이코복스(IKOVOX) 였습니다. 이 집 커피가 요 근래 마신 커피 중에 제일 맛나더라고요. 무얼 주문할까, 무의식에게 물어보니 "케냐는 시고, 콜롬비아는 진하고, 과테말라는 쌉싸르해. 무난한 브라질 어때?" 라고 하길래 브라질을 주문했습니다. ㅎㅎ 겉에서 볼 때는 까페 내부가 협소할 것 같았는데, 들어가 보니 좌석수가 좀 되더라고요. 밖에는 이런 간이 철제 탁자와 의자도 놓여져 ..
성장에 대한 시도는 우리에게 불안을 가져다 준다. 이제까지 피하고 억압했던 욕구들과 직면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불안을 방어해 주던 합리적 계획들을 포기하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를 내맡기는 '모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이 많을 땐 살짝 손등을 꼬집어보자. 차가운 물컵을 쥐어보자. 몸이 감각하면, 생각은 사라진다. 감각과 생각은 동시에 존재할 수 없으니까.
연휴, 잘 쉬고 계신가요? 저번에 ‘백트랙’(클릭 ☞) http://persket.com/233 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람은 논리나 열의만으로 움직일 수 없다. 무의식적 친밀감이 생기지 않으면 더 이상 진전이 없다고 했는데요. 오늘은 무의식적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표상 시스템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표상 시스템이라고 하니까 거창하게 느껴지는데요. 표상 시스템이란 쉽게 말해서 “대화할 때 내가 쓰는 오감(五感;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뜻합니다. 이 오감 중에서 내가 두드러지게 쓰는 감각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바닷가에 갔다고 상상해 보세요. 어떤 게 떠오르세요? 어떤 분은 “저 푸른 바다와 흰 구름, 반짝이는 빛” 같은 게 떠오를 겁니다. (이런 분들의 표상 시스템은 시각 선호형입니다..
무언가 그것과 사투를 벌일수록 그것에게 빨려들어간다. 그것을 인정하고, 그것으로부터 조금 떨어져 앉으면 숨 쉴 공간이 생겨 상황이 자연스럽게 보여.
정신분석학자들은 방어를 단순히 개인의 억압된 이드(id) 충동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방어란 자기 자신과 대상과의 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예전에 어느 사진 작가님 바탕화면에 고혹적인 붓꽃 사진이 있길래, "이 사진은 어디에서 찍은 거에요?"라고 물으니 (클릭 ☞) 창포원에서 찍었다고 하더라고요. 왠지 창포원은 저 멀리 창녕에 있을 줄 알았는데, 웬걸 서울 북쪽에 널따랗게 자리하고 있더라고요. 창포원이 도봉역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요. 아는 언니가 도봉에 집을 얻었는데, "이 근처에 아이리스 가든이 있어. 생각보다 면적이 넓어서 수목원 느낌이 난다. 한 번 가 볼래?" 해서 따라나섰는데, 이곳이 창포원이었습니다. :) 그날 분무기 같은 실비가 내렸는데 같이 우산 쓰고 걷다 보니 붓꽃 위로 투덕투덕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예술이더라고요 ^^ 호젓한 창포원을 걷는데 마음이 말갛게 씻기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전문 사..
슥슥 스케이팅을 하다가 몇 가닥 꼬인 심리적 매듭을 발견할 땐 고 녀석이 있어서 미끄러지지 않는구나. 요게 아이젠 구실을 하네. 더 겸손하고 강하게 만드네 이 지상에서 그리 여겨보자.
저번에 (클릭 ☞) ‘영업왕’ 이야길 하다가 그 분들이 달변가라기보다는 백트랙(backtrack)를 구사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했는데요. 오늘은 백트랙 이야기를 좀 해 볼까요? 예전에 친구들이 동시에 좋아하던 호감남이 있었습니다. 미남도 아니고, 유머 감각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지극히 평범한 남자였는데요. 지금 돌이켜 보면 이 호감남의 인기는 백트랙(backtrack)에서 온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까 보통 남자는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면 보통 남자 : 너 주말에 뭐했어?이르고 : 집에 다녀왔어.보통남 : 맛난 것 좀 먹고 푹 쉬다 왔냐?이르고 : (주말에 엄마가 아프셔서 제대로 쉬다 오지 못했는데, 맛난 것 좀 먹고 푹 쉬다 왔냐? 라고 물어보니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구구절절 말하기 싫어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