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 결핍에서 재능이 나온다


어제 친구가 블로그 글을 쓱 보더니, “근데 회복탄력성이 무슨 뜻이야?”라고 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블로그 글은 그냥 공부한 걸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썼던 것 같아요. 방문자수도 늘고 있는데, 읽는 분들 입장도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란? 간단히 말해서 어떤 압력(스트레스)을 받았을 때 원래 제자리로 회복되어 돌아오는 힘(탄성력)을 말하는데요. 심리학에서는 주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마음의 근력을 뜻합니다.


회복탄력성이라고 하니까 거창한 역경을 이겨내는 데 필요한 힘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회복탄력성은 자잘한 일상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관계 갈등을 자연스럽게 이겨내는데 필요한 탄성력인데요. 


사실 하루하루 살면서 발목을 잡는 건 사소한 갈등이나 작은 실수, 혹은 짜증스러운 일 등이죠. 이런 자잘한 압박이 조금씩 쌓이다 어느 임계점을 넘어서면 사람이 뻥 터집니다. 만약 모든 일이 언제나 뜻대로 이루어진다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죠.


며칠 전에 부부상담을 하는 한 선생님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살면서 사람은 작은 행복에 웃는 거야. 작은 것에서 가슴앓이하고... 거창하고 대단한 건 인생에 많지 않아... 작은 것으로 싸우고 그것이 발단이 돼 이혼까지 가고... 이웃의 잘난 남편, 잘난 아내가 중요한 게 아니지... 그런 건 자기가 만들어 낸 자기 눈에 비친 어떤 상(像)일 뿐이야... 내 옆에서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눈 맞추고, 안아줄 사람이 훨씬 소중해, 좀 모자란 것 같아도,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사람.”


정말 주옥같은 말씀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단 부부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이슈가 그런 것 같아요. 작은 데에서 문제가 생기고, 그 작은 것에 얽매이죠. 그 얽힌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황을 좀 달리 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를 할 때 특히 창조적 일에 종사하는 분들이 “내 재능은 결핍에서 나온다. 결함과 창조적 능력은 동반자 관계에 있다.”라고 말하곤 했는데요. 


자신의 단점을 극복한 게 아니라, 그 단점 덕분에 이 일을 하게 되었다... 라고 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제가 융과 아들러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가진 열등함과 고통 덕분에 사람이 성장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요. (클릭☞) 찌그러진 나는 에너지의 원천




지난주 한 기업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이해와 인정이 있을 때 훨씬 자유하는 기쁨이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우선 자신의 성격적 단점을 씁니다. 그러면 다른 분들이 새롭게 재해석해 주는 건데요.




이 분은 눈치가 없다라고 자신의 단점을 적었는데요. 다른 분들이 “눈치가 없다는 건 솔직하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 얍삽하지 않다. 당당하다.”로 풀이해 주었습니다. 




이 분은 다혈질인 본인 성격이 힘들다고 했는데요. 다른 분들이 “다혈질은 다른 측면에서 화끈하다, 감정에 충실하다.”라는 피드백을 주었고요. 




이 분은 “정리를 잘 못하고 계획한 대로 실행을 잘 못한다.”라고 토로했는데 “얽매이기 싫어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라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 분은 “나는 느리다.”라고 했는데요, “신중하다, 실수하지 않고 좀 더 잘 하고 싶어서다.”라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지속된 연구에 의하면 “마음의 힘은 일종의 ‘근육’과도 같아서 사람마다 제한된 능력을 갖고 있고 견뎌낼 수 있는 무게도 정해져 있다. 그러나 이 마음의 근육이 견뎌낼 수 있는 무게는 훈련에 의해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 (Muraven, Mark, & Roy F. Baumeister. 2000).”라고 합니다.


자신의 단점을 무조건 버려야만 하고, 없애야만 하는 게 아니라 ‘장점의 그림자’로 새롭게 재해석해 보는 건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데 있어서 꽤 중요한 지점인 것 같아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내 성격의 단점을 너무 미워만하지 마시고, 고 녀석이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지점도 한번 통찰해 보시길 바래요. 


제가 좋아하는 에이미 멀린스(그녀는 두 다리 대신 의족을 쓰고 있지만, 모델, 작가, 운동선수, 배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죠.) 이렇게 말합니다. “단점은 극복할 성질의 것이 아녜요. 단점 덕분에 새로운 강점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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