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av H. Hauge] 한 아름 안고 있다 안고 있다는 생각도 없이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 Olav H. Hauge



눈이 내린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춤추며 내리는 눈송이에

서투른 창이라도 겨눌 것인가

아니면 어린 나무를 감싸 안고

내가 눈을 맞을 것인가



저녁 정원을

막대를 들고 다닌다

도우려고.

그저

막대로 두드려주거나

가지 끝을 당겨준다.

사과나무가 휘어졌다가 돌아와 설 때는

온몸에 눈을 맞는다



얼마나 당당한가 어린 나무들은

바람 아니면

어디에도 굽힌 적이 없다 -

바람과의 어울림도



짜릿한 놀이일 뿐이다

열매를 맺어 본 나무들은

한 아름 눈을 안고 있다

안고 있다는 생각도 없이.

이 글을 공유하기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