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가볼만한 곳] 분위기 좋은 갤러리 까페 이진상회


경기도 이천을 지나다가 들르게 된 이진상회. 이날 비가 촉촉하게 내렸는데요. 5천여 평 규모의 잘 꾸며진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정원 곳곳에 놓인 도자기와 조각상들, 그리고 뒤쪽으로 가니까 산책로도 예쁘게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산책하다가 아무 데서나 사진을 찍어도 왠지 분위기 있게 나온달까요 ^^



그래도 경기도 이천에 왔는데 그릇 구경은 좀 하다 가야 할 것 같아서 이진상회 바로 옆에 있는 <더 이진>에 들렸는데요. 어머나, 생각보다 많은 그릇들이 반겼습니다.





가격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3~5만원 사이면 선물세트로도 손색이 없는 예쁜 그릇들이 많았는데요. 




눈에 들어온 것은 물병과 술병들이었습니다. 그냥 장식품으로 거실에 무심히 두어도 예쁠 것 같았습니다. 입구가 넓은 건 화병으로 써도 좋겠더라고요.



나무를 맨질맨질하게 잘 깎아 만든 작은 다탁도 마음에 들었어요. 저 위에 찻잔을 올려 두면 정갈한 느낌이 날 것 같았습니다.



2층으로 올라갔더니 가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다양한 일상 가구들이 갤러리 속 작품들처럼 놓여져 있었습니다. 탐이 났던 가구들은...



요 수납장이었는데요. 실제로 보면 색깔이 참 오묘한 맛이 있더라고요. 왠지 손때가 묻은 것 같은 빈티지한 멋도 있고요.



이 나무 거울도 독특한 멋이 있더라고요. 나무결도 정돈되어 있지 않고 중간에 이지러진 부분도 있는데도 뭔가 사람을 끌어당겼습니다.



이 나무 책상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원목의 느낌이 손바닥에 까슬까슬하게 착 감긴달까요. 잠깐 턱을 괴고 앉아 있는데... 저쪽에서 다다다다 아이들이 뛰어왔습니다. 이어서 한 아이의 엄마가 아이의 등짝을 때리면서 "왜 이렇게 가만히 있지 못 해!" 하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는데요. 


그 소리가 너무 커서 가구를 구경하던 사람들이 다 쳐다보았습니다. 아이가 훌쩍훌쩍 우는데도 계속 꽥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저 어머니 속에는 화가 참 많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대학원의 한 선생님 생각도 나더라고요. 


당신의 아이가 숙제를 안 하고 소파에 누워서 놀면 가슴속에서 화가 솟구쳐 올라오더래요. 머리로는 "숙제하라고 잘 타일러야지."라고 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이노무 새끼 숙제부터 안 해!" 하면서 분노 가득한 목소리로 소리를 내지르게 된다고요.


분석을 받고 상담을 공부하면서 깨달았다고 하더라고요. 당신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제대로 어리광도 피워보지 못하고 스스로를 자제하며 열심히 공부했는데, 내 자식은 좋은 환경 속에서도 나태하게 노는 게 보기 힘들었다고요. "난 놀고 싶어도, 참았단 말이야. 그런데 넌 왜 그런 거야?"라는 당신 내면 아이의 분노 때문에 아이에게 분노를 폭팔시킬 때가 많았답니다.


요즘 상담센터에 오는 부모님들 보면 아이들 걱정이 참 많은데요. 물론 아이가 정말 문제인 경우도 있지만, 그 뒷배경에는 당신 내면의 문제인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에 대한 걱정 뒤엔 사실 내 불안이, 분노가 투사되어 있달까요. 



그릇과 가구를 구경한 뒤엔 이진상회 까페로 갔는데요. 갓 구운 빵 냄새와 은은한 커피향이 코를 즐겁게 하더라고요. 






까페 내부 분위기도 클래식하면서도 빈티지해서 좋았습니다. 비 오는 날 좋아하는 친구랑 와서 창 밖 풍경을 내다보며 차를 한잔 마시는데, 이런 소소한 행복이 있어서 일상이 윤기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친구랑 수다를 떨다가 예전에는 제가 "~ 하지 마."라는 말을 많이 쓰다가 안 쓰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되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어우 야... 다이어트 좀 하지 마." "어머, 너 그 남자 만나지 마."


그런데 상담을 공부하면서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야.. 너 다이어트한다고 많이 힘들겠다." "그 남자 만나느라 애 많이 쓰고 있구나." ... 사실 사람 마음이 "~하지 마."라는 말을 듣는다고 해서 안 하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누가 "~~하느라 애 많이 쓰고 있네." 이렇게 마음을 알아주면 그냥 왠지 코 끝이 시큰거리면서 이해받는 느낌이 들죠. 그래서 저는 요즘 스스로한테도 이렇게 말하곤 해요. "~~ 하지 마." 라고 하기 전에 "~~하느라 너도 애 많이 쓰고 있구나." 



이날 레몬생강차를 주문했는데요, 맛도 좋고 데코된 모양도 참 예뻤답니다. 친구가 주문한 커피 맛도 괜찮더라고요. 분위기도 맛도 괜찮아서 이진상회에 다시 오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이천에 왔는데,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울 때... 그릇 구경도 할 겸, 차도 한잔 마실 겸 ^^ 이진상회에 들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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