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가 볼만한 곳] 전망이 예쁜 남양주 벨라온 + 반에 반에 반 행동하기


나들이 가기 좋은 4월이 되었네요. 그런데 막상 휴일이 되면, 졸음이 어찌나 몰려오는지 그저 자고만 싶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움직이는 걸 별로 안 좋아했는데요. 체육시간에 보면 그늘 밑에 앉아서 노는 아이들 있죠? 그 중에 꼭 끼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또 살랑살랑 움직이다 보면, 좀 더 걷고 싶고, 그렇게 걷다 보면 좀 더 멀리 가고 싶고, 그러다 보면 훌쩍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아~~ 아침에 수영장 가는 게 너무 싫다. 그런데 또 막상 수영을 하고 오면 그렇게 몸이 개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침에 눈 뜨면 이렇게 나를  달랜다. '일단 가서 수영 안 해도 좋으니까, 발만 담그고 오자.' 그런 마음으로 출발해서 수영장에 도착해서 몸에 물을 적시기 시작하면, 또 사람 마음이 바뀌어서 수영을 할 마음이 생기고, 한 바퀴 턴하다 보면 두 바퀴, 세 바퀴... 그러다가 신나게 수영하게 된다."라고요.


오, 이것은 DBT 치료(변증법적 행동치료)에서 말하는 원리랑 같았는데요. 쉽게 말해서 "시작이 반이다."라는 개념이랑 비슷합니다. 우리가 막상 어떤 일을 해야 하는데, 하기 싫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땐 "가볍게 반에 반에 반"이라도 해 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누군가에게 전부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는 게 불안하다면, 한 번에 한 가지씩만 맡겨 보는 겁니다.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게 두렵다면, 그것과 관련한 초보자를 위한 입문서 책을 사서 "딱 세 페이지만" 읽어 보는 거죠. 


운전하는 게 두려우면 일단 신호 보는 것부터 공부해 보는 겁니다. 


집에 돌아와서 씻어야 하는데, 씻기 싫으면 일단 화장실에 들어가서 고양이 세수라도 해 봅니다. 


이렇게 반에 반에 반이라도 행동하면, 그게 신호탄이 되어서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뭔가 해야 하는 데 하기 싫은 마음 저변에는 "완벽하게 해야 해."라는 무거운 마음이 또아리 틀고 있어서 막상 더 하기가 싫습니다. 그래서 그냥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라는 맘으로 반에 반에 반이라도 하다 보면 슬슬 가속도가 붙기 시작합니다.


암튼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ㅎㅎ 휴일에 나들이는 가고 싶고, 그런데 몸은 자고 싶고, 멀리는 못 가겠고, 어디 갈 만한 곳 없나? 하는 분들을 위해서  남양주  (클릭 ☞) 벨라온을 추천할까 합니다. 



남양주에 있는 벨라온은 정원이 딸린 레스토랑인데요. 원래 브라운스푼이란 레스토랑이었는데, 주인이 바뀐 모양인지 어느 날 가 보니까 상호가 바뀌었더라고요. 암튼 이곳은 서울에서 가까운 데다,  창 밖으로 보이는 뷰가 참 좋아요.




오밀조밀 잘 꾸며진 피크닉 정원이 꽤 예쁜데요. 볕 좋은 날 커피 한 잔 마시며 창 밖을 바라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특히 가까이 북한강이 내려다 보여서 가슴속이 시원해집니다. ㅎㅎ





내부는 대략 이런 분위기인데요. 주말에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1층, 2층으로 나뉜 공간이 넉넉해서 자리가 없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이때는 평일에 다녀와서 찍은 사진이라 한산하네요. 



이날 메뉴를 보니, 누구랑 갔는지 생각이 나네요. ㅎㅎ 전반적으로 음식은 그냥 그렇습니다. 그냥 노멀한 맛이에요 ^^; 전 이 집에 발사믹 소스가 특이하더라고요. 잘게 썬 양파향이 난달까. 뭔가 새콤한 묘한 맛이 있어서 포카치아 빵을 찍어 먹음 독특해서 구미가 당깁니다. 아라비아따는 비추합니다. 토마토 소스가 너무 짜요 ㅎㅎ





아, 이 자리를 보니까,  (클릭 ☞) 구본정 선배랑도 왔었네요. 그때 선배랑은 이 자리에 앉았는데... 선배를 통해서 "가시 제거하기"를 배웠는데요. 제가 "난 바본가 봐요. ~를 못하는 것 같아요."라고 하면 선배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직 해 볼 기회가 없어서 그래." "아직 제대로 배워보지 못해서 그래." 


잠깐 '가시 제거하기'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나는 ~인 것 같아."라고 스스로를 자기 개념화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365일 24시간 내내 그런 건 아니죠. 만약에 누군가 "OO씨는 왜 그 모양이야?"라고 한다면... 가끔’, ‘지금 당장은’, ‘이번에는 같은 표현으로 제한해서 받아들여 보는 겁니다. 


(1) 나는 가끔 그럴 때가 있어.

(2)지금 당장 내가 하기로 했던 일을 못했어.

(3) 이번에는 못 했어. 


이렇게요 :) 세상에 고정되어 있는 건 없으니까요. 그리고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벨라온을 여러 번 갔더니, 사진이 꽤 많네요. 날씨가 좋으면 이렇게 정원에 나와서 산책하기도 좋아요. 






아, 요즘은 노을이 참 좋은 것 같아요. 갑자기 이 사진을 보니까 다시 벨라온에 가서 해 지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이 풍경 BGM으로는 '어떤날'의 곡들이 딱이네요. 생각난 김에 한 번 들어볼까요? ^^



조동익 씨는 멜로디로 마음에 물감을 들일 줄 아는 분 같아요. 천재인 듯. 10년이 지나도 내내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요즘 드문 것 같아요. 어떤 분이 이런 재밌는 글도 썼네요.  (클릭 ☞) http://egloos.zum.com/ballad/v/4944457





작년 이맘때쯤 엄마랑 벨라온에 갔었는데, 메뉴에 드시고 싶은 게 없다고 하셔서 벨라온 근처  (클릭 ☞) 순두부집에 갔었는데요. 이 집이 맛집이더만요. 순두부들깨탕이 고소해서 다음에도 가고 싶은 맘이 들더라고요. 매일 아침 100% 국내산 콩으로 직접 두부를 만든다고 하던데. 전 얼큰한 두부김치찌개도 괜찮았습니다. 맛나서 밥 한 공기 뚝딱 말아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드라이브 삼아서 팔당 쪽으로 돌다가 벨라온에서 차 한잔 마시고 순두부들깨탕으로 요기한 다음에 수종사 산책하고 오면  나들이 코스로 딱이네요. ㅎㅎ 수종사는 담에 이어서 써 볼게요. 


대중교통으로 벨라온 가시려면 경의중앙선 타고, 도심역에 내려서... 길 건너서, 갬벌정류장으로 가는 버스 타고 하차하시면 됩니다. 팔당 스타벅스 바로 옆이라 찾기가 쉬울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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