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볼 만한 곳] 걷다 보면 힐링되는 곳, 창포원+사티어 의사소통 유형


예전에 어느 사진 작가님 바탕화면에 고혹적인 붓꽃 사진이 있길래, "이 사진은 어디에서 찍은 거에요?"라고 물으니 (클릭 ☞) 창포원에서 찍었다고 하더라고요. 왠지 창포원은 저 멀리 창녕에 있을 줄 알았는데, 웬걸 서울 북쪽에 널따랗게 자리하고 있더라고요. 



창포원이 도봉역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요. 아는 언니가 도봉에 집을 얻었는데, "이 근처에 아이리스 가든이 있어. 생각보다 면적이 넓어서 수목원 느낌이 난다. 한 번 가 볼래?" 해서 따라나섰는데, 이곳이 창포원이었습니다. :)



그날 분무기 같은 실비가 내렸는데 같이 우산 쓰고 걷다 보니 붓꽃 위로 투덕투덕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예술이더라고요 ^^ 호젓한 창포원을 걷는데 마음이 말갛게 씻기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전문 사진 작가 분들이 와서 풍경 사진을 찍을 만큼 다양한 꽃들이 군데군데 숨어 있는 데다, 넓고 고요해서 매력 있는 곳이더라고요.



찾아보니까 면적이 약 5만 2417㎡나 된다고 하네요. 노랑꽃창포, 부처붓꽃, 타레붓꽃 등등 '붓' 모양의 꽃봉오리를 가진 붓꽃류만 130여 종, 30만 본이나 심어져 있네요.



저희 엄마가 앉아서 포즈를 취한 이곳은 창포원의 베스트 포토 존이 되겠습니다. :) 창포원은 친구들도 몇 번 데려왔고 지인들 불러서 돗자리 깔고 앉아서 놀기도 했는데요. 5월에 가면 꽃들이 만개해서 더 예쁘겠죠?



주말에 가면 사람들이 좀 많은데, 평일 대낮에 가면 정말 호젓합니다. 밤이 되면 군데군데 등이 켜져서 운치가 느껴져요. 가을에 가면 억새풀이 우거져서 바람이 쏴아- 불면 더 매력적이더라고요. 




창포원 안에는 작은 까페가 있는데, 여름에 저는 이 까페에서 꼭 팥빙수를 먹어 줍니다. ㅎㅎ 야외 테라스도 있는데 혼자 가서 책 읽다가 올 때도 있어요. 



2층 야외 테라스에서 노을 지는 모습을 보면 왠지 이 수목원의 주인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




작년 여름에 많이 아팠던 우리집 노견 해피입니다. 하루종일 잠만 자길래, 운동을 좀 시키고자 함께 창포원에 가기 위해 나섰습니다. (혹시 아픈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두신 분이 있다면, (클릭 ☞) 아강고  까페에 가입해서 정보를 얻어보세요. 저는 여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해피는 신부전이 있는데, 신부전 강아지를 두신 분이라면, 무엇보다 음수량이 중요해요. 저는 큰 왕주사기로 하루에 400ml 정도 강제 급여합니다. 음수량 늘리고 상태가 많이 호전됐거든요. BUN 수치가 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한데, 레날 어드벤스, 아조딜, 오메가3, 크레메진 먹이고 있습니다. 저는 해외직구해서 먹이고 있습니다. 상태가 안 좋아지면 바로 병원 가서 정맥 맞추고요. 산책 자주 하는 것도 중요해요.



13년 전에 데려올 땐 팔팔한 꼬맹이었는데, 조금만 걸어도 "아휴 힘들어." 하면서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걸 보니 맘이 짠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게 감사할 뿐입니다. 언젠가는 해피도 저도 사라지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이렇게 함께 하고 있으니 마술 같은 시간이죠. 



해피가 꾸벅꾸벅 조는 동안, 책장을 넘겨 봅니다. 사티어의 의사소통 유형을 보니, 재밌네요. 사람이 의사소통을 할 때, 사람마다 대처하는 유형이 조금씩 다른데요. 산만형은 회피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진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어! 비 오네." 하면서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죠. 그런 식으로 자꾸 화제 전환이라도 해야 본인이 살 것 같거든요. 


회유형은 감성적인데 타인의 시선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타인의 비위를 잘 맞추는 대신 자기 의사를 제대로 표현 못 해서 꾹 누르는 편이고요. 겉으로는 친절합니다. 하지만 속은 곪아 나가죠. 


초이성형은 지각이 발달해서 모든 걸 이성적으로 분석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성적으로 정리하려는 것 아래에는 감정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방어가 잘 발달되어 있죠


비난형은 일단 자기 주장이 강하죠. 비판하고 비난하는 데 능숙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일수록 사실 속은 여려요. 인정받고 싶은 심리도 크고요. 


사티어는 누구나 우리 안에 이런 면들이 혼재해 있지만, 두드러지게 본인들이 의사소통할 때 쓰는 유형이 있다고 말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일치형(의사소통 내용과 내적 감정이 일치하도록, 그러니까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하지만 남을 비난하거나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는 내적 토대 중요.)으로 통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사티어의 의사소통 유형을 가지고 프로그램 만들어도 재밌겠네요 ㅎㅎ



해피를 집에다 데려다 놓고, 지인을 만나러 냉면집으로 갑니다. 새로운 냉면집에 도전해 보았는데요. 태릉입구 오장면옥입니다. 




냉면맛은 ^^;;  오, 그런데 이 집은 만두가 정말 맛났습니다. 만두피도 쫀듯하고, 야채와 고기가 그득그득. 만두 안에 속이 꽉 차서, 만두 먹으러 이 집에 한 번 더 올 것 같아요. 



그리고 신기했던 건 중광스님 그림이 이 집에 걸려 있더라고요. 예전에 본 중광스님 그림이랑 스타일이 비슷해서 가까이 다가가 보니, 진짜 중광스님 사인이 있네요. ㅎㅎ 신기해서 사장님께 여쭈었더니 부산에서 횟집하실 때, 시름에 겨워 있는데 스으윽 그려 주고 사라지셨다고 합니다. 괜히 이 그림 보니 반갑고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냉면집이 정말 잘 된다죠? ㅎㅎ 냉면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냉면집에 가면 예전보다 줄을 더 오래 서야 하지만, 아, 이 장면을 보면 행복해집니다. 저 두 사람의 눈빛. 이렇게 서로를 이어주는 힘이  언젠가는 하나가 될 수 있는 뜻깊은 계기가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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