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삼각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다가, 오늘은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가족 역동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게 언어거든요. 저희 아버지는 말을 예쁘게 하십니다(세상에서 말 예쁘게 하는 사람 상위 5% 안에 든다고 저는 자신합니다). 그래서 저희 부모님이 부부싸움을 하면 좀 어이없게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머니가 주로 공격하면, 아버지는 유머로 승화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Gottman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부부 간 대화를 5분만 들어도 향후 6년 뒤 이혼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그가 이혼하는 부부들을 연구해 봤더니 서로 경멸의 언어를 쓰더란 거죠. 한쪽이 경멸의 언어를 쓰면, 다른 쪽도 경멸의 언어로 피드백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서로 경멸하는 언어를 주고받다가 이혼으로 간다는 거죠. ..
예전에 한 기자가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에게 가족의 의미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고 해요. “가족이요? 글쎄요. 누가 보지 않으면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가 아닐까요.” 말은 저렇게 해도 그에게 가족이란 더는 안 보고 싶을 정도로 미워도, 사랑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관계라는 것을 냉소 반 농담 반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제 오랜만에 가족상담하는 선생님이랑 통화하면서 “저는 왜 다른 사람 이야기는 잘 들어주면서, 가족 이야긴 못 듣는지 모르겠다.”라고 한탄하자 그 분이 이런 현명한 답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 “뭐긴 뭐야. 서로 빚진 게 있으니, 받으려고만 하기 때문이지. 그냥 이 두 가지 버전의 변주곡이라고 보면 돼. 첫째.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니가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둘째. ‘부모라면,..
우리가 말이죠.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지 않나요. “왠지 이건 아닌 거 같은데……” 하는 느낌이 스치고 지나갈 때 말이죠. 이때 잠시 멈추고 직관에 귀 기울여야 하는데, 사는 데 치이다 보니 그냥 하던 습대로 밀고 나가는 경우도 있죠. 저는 자신에 대한 전문가는 결국 자기 자신이라고 믿어요. 상담가는 그 막힌 물꼬를 비추어 주는 거울이고, 그 꼬인 매듭을 푸는 건 자신의 내적 본질 속에 숨은 참자기(Self)이니까요. 그래서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작업을 프로그램에 꼭 집어넣는데요. 이때 통로로 감정을 활용하는 편입니다. 우리 뇌가 감각을 받아들일 때 신피질(사고 능력의 원천이 되는 대뇌 피질)로 가게 되는데 신피질로 가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름길을 하나 만들어 두었거든요. 그게 편도입니다. 이 편..
가끔 보면 말이죠. 매사 덤덤한 사람이 있습니다. 밖에서 폭풍이 치든, 지진이 일든 마이웨이로 가는 분들 말이죠. 반면 작은 피드백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편도(amygdala)의 활성도가 높은 경우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 타고나길 신경성 수치가 높은 편인데요. 요즘 기업에서 압박면접할 때, 구직자가 어떻게 반응하나 보려고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데요. 글쎄요, 저는 압박면접에 대해 좀 부정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신경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외부의 자극에도 맥박 수가 크게 변하지 않는 사람들은 반사회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압박면접으로 강심장을 뽑아 놓으면, 물론 이들이 다 반사회적이란 건 아니지만, 소시오패스 성향이 높을수록 비윤리적인 일을 ..
저는 핵심만 추려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데요. 한편으론 엉뚱한 분야까지 오지랖 넓게 파고들기도 합니다. 요즘은 에너지 흐름에 꽂혀서 열교환에 관심이 많은데요. 일단 쓰던 단행본부터 완료해야 하는데,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그런데 정말 시간이란 게 존재할까요? 양자물리학자들은 이미 생명의 판형이 짜여져 있고, 사람이 시간이란 의미를 부여해서, 다중성의 겹을 한 방향으로만 읽어 나가는 것으로 보던데 말이죠.) 아무튼 불안, 강박, 공황장애 관련한 것도 그래요. 쓰다 보면 시리즈로 끝이 없을 것 같아서, 마음의 불편함이 있는 분들에게 와 닿을 수 있는 핵심 내용만 추려 볼까 해요. 1. 방어에 숨구멍 열기 가만 보면 그래요.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을 정면으로 직시하면 외려 덜 무섭잖..
오늘의 스케치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불행할 땐 받으려고만 한다 당신이 나를 이해해주기를 나를 더 사랑해주기를 부디 내가 노력한 것보다 결과가 좋기를 그럴수록 에너지의 흐름은 역행하는 걸 느껴 불행할수록 오히려 주는 마음을 내는 게 에너지의 흐름을 바꾸는 비결이다 어려움을 뚫고 나간 인터뷰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게 이 지점인 걸 신이 있다면 가끔은 당신도 받고 싶어 하지 않을까 다들 당신에게 받으려고만 하는데 주는 이가 있다면 신선하지 않을까 그래서 많은 인터뷰이들이 주려는 마음에서 좋은 아이디어와 창의성, 영감과 사랑 회복탄력성이 흘러나온다고 말한다 우리 뇌는 서로와 연결된 주어일치성이 있어서 나누면 더 커지고, 방어하면 축소된다 그것이 지혜든 사랑이든 물질적 성과든 이 원리를 아는 사람들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어 저작물의 링크는 허용..
사실 불안, 강박, 공황에 관한 글은 제 두 번째 내담자였던 P로부터 메일을 받으면서 쓰게 되었습니다. P가 말하길, 같이 취업 준비 중인 친구들이 있다. 그런데 자기랑 비슷한 불안 공황 증상으로 힘들어한다. 그래서 저랑 상담했던 내용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그 중 한 친구는 약도 먹고, 유명한 센터에서 공황장애 치료를 받았는데(편의점 아르바이트한 돈을 거기다 다 썼는데도 증상이 안 나아서) 너무 안타깝다고요. 친구를 걱정해 주는 P의 마음이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불안장애는 치료받으면 좋아지지만,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재발하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원리를 이해하면 호전될 수 있다고 저는 믿거든요. 무엇보다 학생들이 매번 상담받을 돈이 어디 있나요. 저성장 시대에 좁은 취업..
요즘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라는 말이 유행이죠. 맞아요. 기분이 태도가 되면 사는 게 힘들어집니다. 무엇보다 이 기분이란 녀석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날씨처럼 왔다가 사라지는데, 그러한 속성에 끄달리면 마음이 힘들어지죠.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내 기분(날씨를) 알아차리면, 덜 휩쓸릴 수도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 날씨를 변수로 잡고, 삶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는데요. 해가 비추는 맑은 날, 삶의 만족도를 물으면 만족감이 올라갔지만, 흐린 날에는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이 날씨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게 한 뒤에, 삶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더니 ‘아, 내가 기분이 좋은 게 맑아서 그렇구나.’ ‘내가 기분이 안 좋은 게 오늘 흐려서 그렇구나.’란 걸 자각한 뒤엔 날씨에 영향을 덜 받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