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1. 잘못된 1%를 고치는 데에 에너지를 투여하기보다, 이미 잘 하고 있는 것을 더 강화할 때 제가 좋아하는 한 선생님이 있는데요. 하루는 부모도 더 이상 어쩌지 못하는 한 아이를 상담했습니다. 이 아이는 말끝마다 18을 라임처럼 덧붙이더래요. 3회기 이상 상담을 하면 신이라고 할 정도로 드롭되는(상담에 더 이상 오지 않는) 아이로 유명했는데, 벌써 12회기 이상 진행되었고, 요즘은 아예 상담 10분 전에 와서 앉아 있다고 합니다. 그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애가 하도 1818하길래 “너처럼 쫀쫀하게 18을 발음하는 건 처음 본다. 너 랩 같은 거 하면 잘할 거 같다.”라고 하니까, 애가 갑자기 눈에 생기가 돌더니 “저 사실 래퍼가 꿈이에요.”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냥 지나가는 소리로 “그래? 그럼 한..
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하루종일 일이 꼬이는 날이 있죠. 이 날이 그랬는데요. 늦잠을 자서 허겁지겁 나왔는데, 가지고 갈 USB를 놓고 왔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다시 되돌아 가는데 문득 NLP 모임에서 만난 어떤 분의 '자기 확언'이 떠올랐습니다. 이 분은 일이 꼬일 때마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한대요. "얼마나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 분이 하루는 회장님한테 리조트 초대권을 받고 가족과 룰루랄라 가는데, 갑자기 아내가 그러더래요. "앗, 초대권 놓고 왔다." 갑자기 머릿속에서 열기가 확 솟구쳤지만 이렇게 '자기 확언'을 했답니다. "얼마나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다시 차를 돌려 집으로 가서 초대권을 가지고 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이나 늦게 도착했지만, 배가 고파서 구워먹는 고기 맛이 꿀맛이었대요...
오늘의 스케치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오랫동안 사람들은 나를 염세주의자라고 생각했었다. [...] 그러나 나는 결코 염세주의자가 아니다. 왜냐면 나를 고민하게 하고 나의 작품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정신의 활동 속에는 인생을 창조하려는 끊임없고 간절한 의지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 나의 예술에는 나의 등장인물들이 걷는 매 걸음걸음마다 그 발아래 디디고 설 땅을 창조해내는 데 대한 희열이 있다. [...] 인간은 스스로를 혁신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나는 확신한다. _ 루이지 피란델로(Luigi Pirandello)
슈퍼비전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본인은 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본인 스스로가 사람에 대한 가치 정립이 있어야, 앞으로 일을 하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릴 때 제 눈에는 어른의 세계가 믿을 만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이익을 위해 사는 것이고, 약육강식의 세계이며, 단지 번식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되었다는 회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 사람은 과연 저 말에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본인 스스로도 믿을 수가 없어서 저 말을 반복하는 건 아닐까? 그런 의구심 어린 시선을 가슴 깊이 숨기고 있었죠. 겉으로는 사회적 룰에 따르며 잘 적응했지만, 속으로는 앞으로 팔십 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규 교육 과정..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듣고, 많은 것을 느끼면서도 단순하게 사랑할 수 있다면 네 안에 깊은 눈이 있기 때문일 거야.
어제 친구가 블로그 글을 쓱 보더니, “근데 회복탄력성이 무슨 뜻이야?”라고 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블로그 글은 그냥 공부한 걸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썼던 것 같아요. 방문자수도 늘고 있는데, 읽는 분들 입장도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란? 간단히 말해서 어떤 압력(스트레스)을 받았을 때 원래 제자리로 회복되어 돌아오는 힘(탄성력)을 말하는데요. 심리학에서는 주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마음의 근력을 뜻합니다. 회복탄력성이라고 하니까 거창한 역경을 이겨내는 데 필요한 힘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회복탄력성은 자잘한 일상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관계 갈등을 자연스럽게 이겨내는데 필요한 탄성력인데요. 사실 하루하루 살면서 발목을 잡는 건 사소한 ..
오늘은 여유가 생겨서 작업실 꼭대기 층에 앉아서 거리를 내다 보고 있으니, 갑자기 뭔가 쓰고 싶어지네요. 저 많은 사람들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요? 요즘 "새해 계획이 뭐야?" 하고 주변에서 물으면 저는 씩 웃으며 "뭐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려고요."라고 말합니다. 예전엔 다이어리에 빼곡하게 무언가를 써 두어야 마음이 든든해지곤 했습니다. 물론 계획을 쓰는 건, 어느 정도 무의식에 탁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꽤 중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주렁주렁 쓰여진 계획을 보면 어쩐지 아주 두꺼운 책을 오늘 내로 다 봐야만 하는 압박감이 들죠. 결국 지키지도 못 하면서. ㅎㅎ 주변에서 보면 지혜로운 사람들 특징이, 크고 무거운 걸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잘게 나누어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는 종종 자신의 열망을 부정한다. 난 그런 거 하나도 안 부러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왜냐하면 자신의 열망을 인정할 때 스스로의 고통과 취약함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열망을 솔직하게 허용하면 제일 먼저 스스로가 그런 나를 이해하고 격려해 준다. 무의식이 솔직한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