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케치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아주 작은 생각이 지나가도 그에겐 깊은 홈이 파이곤 했다. 끝이 뭉툭해질 수 없는 섬세한 펜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사물을 감각하는 만큼 슬퍼한다.
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지난번에 클릭 ☞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 Commitment Therapy : ACT)에서 대해 이야기했었죠? 심리적 공간 확보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다가 만 것 같은데요. ACT에서 심리적 공간 확보를 위해서는 ‘개념화된 자기(conceptualized self)로부터 빠져나오기’를 권합니다. 개념화된 자기란 스스로를 “나는 ○○다.”라고 규정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나는 초라하다.” “나는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나는 가난하다.” “나는 무능력하다.” “나는 게으르다.” 등등 이렇게 개념화된 자기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부여하는 ‘관념의 나’입니다. 이 ‘개념화된 자기’는 심리적 경직성을 증가시키는데요. 예를 들어 “나는 실패자다.”라고 했을 때, 과연 내가 24시간 ..
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친구가 여행지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가 짧게 서울에 오는데, 어디를 가이드해 줘야 하나? 고심하길래 몇 군데가 생각나 추천해 주다가 블로그에 남기면 좋을 것 같아서 정리해 봅니다. 저는 알고 지내는 외국인 친구가 없는데요. 본의 아니게 외국인 친구 가이드를 자처하게 된 것은 바로 아버지 때문이랍니다. 저희 아버지는 해외 정유공장 실험실에서 일하셨는데요. 그래서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미국, 캐나다, 독일 등지에서 아버지의 외국인 동료, 친구들이 서울에 놀러 올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 당신은 바쁘니, 하루이틀은 저 보고 서울 가이드를 하라고 하는데요. 어거지로 서울 가이드를 좀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서울 가이드의 혜안(?)이 좀 생기더라고요. 처음에는 홍대의 핫한 문화를 체험시..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 Olav H. Hauge 눈이 내린다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춤추며 내리는 눈송이에서투른 창이라도 겨눌 것인가아니면 어린 나무를 감싸 안고내가 눈을 맞을 것인가 저녁 정원을막대를 들고 다닌다도우려고.그저막대로 두드려주거나가지 끝을 당겨준다.사과나무가 휘어졌다가 돌아와 설 때는온몸에 눈을 맞는다 얼마나 당당한가 어린 나무들은바람 아니면어디에도 굽힌 적이 없다 -바람과의 어울림도 짜릿한 놀이일 뿐이다열매를 맺어 본 나무들은한 아름 눈을 안고 있다안고 있다는 생각도 없이.
44 파블루 네루다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그는 알까그리고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왜 우리는 다만 헤어지기 위해 자라는데그렇게 많은 시간을 썼을까? 내 어린 시절이 죽었을 때왜 우리는 둘 다 죽지 않았을까? 만일 내 영혼이 떨어져나간다면왜 내 해골은 나를 좇는 거지? * 네루다 시집 《질문의 책》에 수록된 44번째의 시 어제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저 아이를 잠시 만나 본 밤이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시인 진은영 님의 이런 아름다운 글을 읽게 되었기 때문이죠. "가끔 한밤중에 깨어있거나 혹은 해가 지는 건물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있으면 속에서 누가 울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하루 종일 의젓하고 단호하게 행..
지난주에 세종대 대양홀에서 상담사례 심포지엄이 있어 다녀왔는데요. 세종대 쪽은 처음이라 두리번거리다가, 맛도 양도 일품인 맛집을 발견했답니다. 가게 이름이 Tokyo 420인데요.(위치는 클릭☞: 도쿄 420 아쉽게도, 사라졌네요) 별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맛도 일품이고, 무엇보다 푸짐한 양에 감탄했습니다. 장정 여러 명이 먹어도 너끈할 만큼 큰 그릇에 통 큰 양이 담겨 나왔거든요. 주 메뉴가 일본 가정식 우동과 백반이었는데요. 옆 테이블을 보니까 돈까스에 시원한 모밀, 김이 폴폴 나는 로제 까르보나라를 먹고 있어서 따라 시켜봤습니다. ㅎㅎ 짜잔, 돈까스가 나왔답니다. 사진으로 보면 실감이 나지 않지만 일반 돈까스의 2배라고 생각하면 된답니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같이 간 지인들도..
세상이 아는 그 사람보다 내가 아는 그가 중요하다.
어제는 지인이 “언제 행복해요?”라고 물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좀 골똘하게 생각했을 텐데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작업실에 있을 때요.”라고 답했습니다. 작업실을 얻게 된 이유는 제 게으름에 있습니다. 집에 있으면 눕고 싶고, 자고 싶기 때문에 (강아지 옆에 느슨하게 누워서 게으름 피우는 게 일상의 행복한 낙이거든요. 또 식구들과 수다를 떨면 한두 시간은 훌쩍 지나 있으니까요.) 집과는 좀 분리된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생각보다 대학원 공부가 타이트한 데다, 외부 프로그램 활동을 하면 작업실에 자주 못 올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작업실에 있으면 나만의 요새에서 마음껏 읽고 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위 사진 속 공간이 제가 쓰는 곳인데요. 노트북 하나, 스탠드 하나, 책걸상 하나가 전부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