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길었던 휴일은 그간 못 만난 몇몇 지인들을 만나다 보니 금방 다 가버렸네요. 아쉬워라. 간만에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아, 그래. 블로그를 까맣게 잊고 있었지.' 싶어 책상 앞에 앉았는데.... 이 녀석이 슬금슬금 다가옵니다. 놀아달라고... 공을 던지니까 번개처럼 가져 옵니다. 몇 번을 반복해도 지치지 않네요. "오늘은 미세 먼지가 심하니까 그냥 집에 있자."라고 하니까 저런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ㅎㅎ 열두 살 치고는 동안이죠? 건강하게 살자, 해피야. 며칠 전엔 서울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까페 소사이어티 전'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금산갤러리에서 보고 기억에 남았던 마츠에다 유키(Matsueda Yuki) 작품이 있다고 해서 기대하고 갔지만, 딱 세 작품만 걸려 있어 조금 아쉬웠습니다. 마츠에다 유키는..
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아니, 어쩜 저럴 수 있지? 겉은 멀쩡하게 생겨서…….” “그러게, 사람은 모른다니까.” “생긴 건 헐크인데, 겪어 보면 완전 다정하다.” “야, 겉보기엔 천상 여자 같지? 기가 얼마나 센지 몰라.” 한 인물을 볼 때, 전혀 다른 면이 보이면 우리는 당황합니다. 그 격차가 크면 경악하기도 하죠. 예를 들어 평소 근엄해 보이던 제주지검장이 여고생 앞에서 바바리맨 쇼맨십을 발휘하다가 체포될 때의 모습, 평소 이미지가 좋은 사회적 지도층 인사인데 술집 종업원의 머리채를 붙잡고 술병을 깨뜨리는 모습, 얌전하게 생긴 이웃이 사람을 죽였다면? 이런 병리적인 모습을 보면 “어휴, 정말 말세야.”라며 혀를 끌끌 찹니다. 그런데 Rita Carter는 말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수많은 인격을 갖고 있다고요. 다만 저 위..
오늘의 스케치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저런 말을 하는 건 나를 무시하기 때문일까? 저런 행동을 하는 건 나를 사랑하기 때문일까?사소한 말 한 마디, 행동에서도 결론을 이끌어내고 싶은 건 확신을 얻어 나를 보호하고 싶기 때문. 하지만 결론이 항상 진실인 것은 아닌 걸.
(클릭☞) 식물감각에서 나와 발견한 고막원 다방. 고막원의 외관은 약간 색이 바랜 까페처럼 뭔가 빈티지스러웠는데요. 문을 열고 내부에 들어서자 천장도 높고, 싱그러운 화초로 가득해서 눈이 편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왜 이름이 고막원일까? 뜻을 찾아 보았더니 고려시대 복암사를 가기 위해 쉬었다 갈 수 있는 원(院)이 고막원이었다네요. 이 뜻에서 연유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막원. 뭔가 단단한 어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좋네요. 졸음을 쫓고자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주문했는데요. 커피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꼭 오후 3시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끔 제가 오후 3시 같다고 하면 지인들은 '오후 3시면 3시지, 오후 3시 같은 건 또 뭐야?' 라고 묻습니다. 아,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요. ..
그는 문제 이외의 것은 전부 말하면서 정작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비겁해서가 아니라,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을 테니까. 적어도 최소한의 울타리만큼은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왠지 모르게 찌뿌둥한 적 없으셨나요? 보통 그런 경우 전날 과음했거나 감기 기운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피로가 누적되었다든지... 여러 요인들이 있겠죠. 그런데 잠들기 전에 내가 느꼈던 기분 때문이라면? ‘어 진짜?’ 하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잠자기 전 기분(감정)은 꽤 중요합니다. 우리가 잠들기 전에 느꼈던 기분은 수면을 취하는 동안 무의식에 스며들어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지거든요. 잠자기 전은 ‘끝’이 아니라 다음 날의 ‘시작’이니까요. 보통 우리는 자기 전에 스마트 폰부터 꺼내 듭니다. 혹은 티브이를 틀어 놓고 멍하니 쳐다 볼 때도 있고요. 그렇게 미디어가 흘려놓은 방향들을 이리저리 따라가다 보면 감정이 오락가락합니다. 유쾌한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지..
요 근래에 접한 가장 아름다운 사람.울라브 하우게(Olav H. Hauge). 그의 시집 를 오가며 찬찬히 보고 있는데탄성이 절로 나오네요. 그의 시들은흰 눈을 뭉쳐서 얼려놓은 것처럼 서늘하지만밑바닥에는 이토록 뜨거운 생명의열기가 가득하네요. 몇 편의 시들을 나누어 봅니다. 꽃노래는 많으니나는 가시를 노래합니다.뿌리도 노래합니다-뿌리가 여윈 소녀의 손처럼얼마나 바위를 열심히 붙잡고 있었는지요. 고양이가 앉아 있을 겁니다농장에 당신이 방문했을 때고양이에게 말을 걸어보세요이 농장에서그 녀석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요 새 식탁보, 노란색!그리고 신선한 흰 종이!단어들이 올 것이다천이 좋으니종이가 섬세하니!피오르에 얼음이 얼면새들이 날아와 앉지 오늘 달이 두 편 보였다새로 온 달과 사라진 달나는 새 달의 존재를..
이것과 저것 사이에서 애쓸 때마다 나 자신을 꼭 안아 줘. 얼마나 이리저리 돌아서 여기까지 왔는지 아무도 모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