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건강한 자아상을 가진 사람들이 ‘나 경계(I-boundary)’의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클릭☞ [그럴 수 있다] 건강한 자아상을 가진 이들의 비밀)
이어서 오늘도 건강한 자아상을 가진 이들의 태도에 대해 써 볼까 해요. 지금 여기는 서울대 동물병원인데요. 키우는 강아지가 아파서 왔는데, 비도 주룩주룩 내리고,,, 마음이 슬프네요.
우리가 보통 이렇게 심리적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부적응적 스키마(습관적으로 하는 생각 패턴)에 빠지기 쉬운데요. 그러니까 이런 거죠. 혼자 울적하게 앉아 있는데 세상 사람들은 참 행복해 보입니다. 혹은 ‘아, 영희와 민수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는데, 나는 왜 이럴까?’이런 비교하는 마음도 생기고요.
이럴 때 알아차리는 거죠. 인간은 원래 타인의 긍정적인 면은 최대화하고, 자신의 강점은 최소화한다는 것을요. 인지행동치료(CBT)의 핵심이 결국 이런 부적응적 스키마를 알아차리는 데 있거든요.
저는 니체가 천재라고 생각하는데, 그는 낙타의 슬픈 운명에 대해 말합니다. 낙타는 많이 가져도 주위와 끊임없이 비교하며 지옥에 삽니다. 도대체 내가 이 길을 왜 걷는지도 모르면서 내 앞에 얼마나 많은 낙타가 있나, 내 뒤에는 얼마나 많은 낙타가 있는지 살피고요. 들뢰즈 같은 철학자는 낙타가 하는 일은 줄 서서 걷는 일밖에 없기 때문에 나보다 행복한 사람, 잘난 사람, 누군가 잘 되면 자아가 무너진다고 통찰합니다. 인스타하다 무너지고, 티브이 보다가 무너지고, 주체적 나가 없기 때문에 나에게 집중을 못하고 타인의 시선에 맞추고 타인의 인정을 갈구합니다. 그래서 주류에 들어가지 못하면 불안해서 못 견딥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도 낙타로 키우는 데 인생을 바칩니다.
그러다 옆집 애가 우리 애보다 더 낫다 싶으면 또 자아가 무너집니다. 사춘기 때 자식이 방황하면 다시 낙타 무리에 우겨넣으며 본격적으로 무너집니다. 융이 말했듯 중년은 도금이 벗겨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 불안도가 더 높아지면서 자녀와의 갈등이 증폭되고, 그냥 콱 죽어버렸으면 하는 단계에 이르기도 합니다.
낙타 입장에서는 한 번도 자기 인생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처음으로 주체적 자아를 가지고 살고 싶다고 선언하여 사자가 되기를 갈망하는데요. 사자가 되어도 방황은 계속됩니다. 내 뜻대로 컨트롤하며 내 방식대로 세상에 돌진하며 도전해 나가지만 사자도 눈물을 흘릴 때가 있습니다. (클릭☞[니체 2단계 : 사자] 사자의 눈물) 그럼에도 사자는 주체성이 있기 때문에 남이 옳다고 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독자적인 자기 길을 갈 줄 아는 저력이 있습니다.
이 사자의 성숙도가 깊어지면 아이의(애쓰지 않으면서도 여여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단계에 이르는데, 니체는 이를 위버맨쉬(Übermensch)로 표현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포스팅한 니체의 정신변화 3단계를 참고 하시면 좋겠네요. (클릭☞ [니체 3단계 : 아이]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음, 건강한 자아상을 가진 사람들의 마인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니체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우리는 모두 낙타, 사자, 아이와 같은 속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상황이 안 좋을수록 나에게 편한 습관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기 때문에 낙타에 고착화되기 쉽고요.
그래서 평소 자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가 낙타의 오류적 생각에 고착화되어 있는 건 아닌지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오늘은 시간이 많으니까, 나머지 글은 클릭☞ [역경에 대한 태도] 건강한 자아상을 가진 이들의 비밀 3
에서 써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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