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효능감] 목표한 이미지가 가붓해야 신난다

 

요즘 제가 만들고 있는 인문상담 프로그램의 섹션 중 하나가 <목표한 이미지가 가붓해야 신난다>인데요.

 

사람 욕심이 1개 할 거, 3개 하고 싶고, 기왕이면 5개 하고 싶습니다. 목표를 높이고 의지를 갖는 건 참 좋은데, 사실 이런 과도한 목표가 오히려 자기효능감을 떨어뜨리는 측면도 있습니다.

 

잠깐, 여기서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란 어떤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기 능력에 대한 믿음을 뜻합니다.

 

제가 예전에 Shlomo Breznitz의 연구 이야기를 했었죠? 다시 정리하자면 군인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A그룹에게는 "너희들 오늘 행군 거리가 30km."라고 이야기 해주고(그리고는 나중에 10km 더 걷게 해서 총 40km를 채웁니다.)

B 그룹에게는 "오늘 60km 걸어야 한다."라고 하고(사실 행군한 거리는 A그룹과 같은 40km였죠).

 

각 그룹의 혈액을 분석해 스트레스 수치를 측정했더니 실제 행군 거리와 상관없이 앞으로 얼마나 걸어야 하는가가 스트레스 수치를 요동치게 했습니다. 같은 거리를 걸었지만, B 그룹의 스트레스 수치가 더 높았거든요. 이처럼 사람은 현실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이미지에 반응한다는 거죠.

 

목표가 크면 클수록 주관적 피로도가 심해지는데요 주관적 피로도는 목표로부터 자신의 현재 위치가 멀수록 커집니다.

 

실제로 어떤 일을 실행하기에 앞서, 우리 뇌는 그 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다가올 수고를 미리 내다보는 습성이 있거든요.

 

이 일화도 제가 예전에 이야기한 것 같은데요. 이런 주관적 피로도를 줄이고 가붓하게 시작하기 위해 어떤 분은 스스로를 이렇게 설득한대요. “~~ 아침에 수영장 가는 게 너무 싫다. 그런데 또 막상 수영을 하고 오면 그렇게 몸이 개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침에 눈 뜨면 이렇게 나를 달랜다. ‘일단 가서 수영 안 해도 좋으니까, 발만 담그고 오자.'

 

그런 마음으로 출발해서 수영장에 도착해서 몸에 물을 적시기 시작하면, 또 사람 마음이 바뀌어서 수영을 할 마음이 생기고, 한 바퀴 턴하다 보면 두 바퀴, 세 바퀴... 그러다가 신나게 수영하게 된다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막상 어떤 일을 해야 하는데, 하기 싫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땐 목표를 반의 반의 반으로 줄여서 시작하는 겁니다.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게 두렵다면, 그것과 관련한 초보자를 위한 입문서 책을 사서 딱 세 페이지만읽어 보는 거죠.

 

운전하는 게 두려우면 일단 신호 보는 것부터 공부해 보는 겁니다.

 

집에 돌아와서 씻어야 하는데, 씻기 싫으면 일단 화장실에 들어가서 고양이 세수라도 해 봅니다.

 

이렇게 반에 반에 반이라도 행동하면, 그게 신호탄이 되어서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뭔가를 해야 하는 데 하기 싫은 마음 저변에는 "완벽하게 해야 해."라는 무거운 마음이 또아리 틀고 있어서 더 하기가 싫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라는 맘으로 반에 반에 반이라도 하다 보면 슬슬 가속도가 붙기 시작합니다.

 

요즘 제 모토가 ‘5개 할 거, 3개 하고, 3개 할 거 1개만 하자인데요.

 

과도한 목표 이미지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자기 전에 108배 하고 자자!” 라고 하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1배만 하고 자자! 하면 술 먹고 들어와도 1배는 어떻게든 하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요즘 몸매가 날씬해졌습니다. 매일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1+a의 힘이 크더라고요. ^^

 

그리고 130 페이지가 넘는 논문도 무사히 끝나 통과되었구요. 아마 130페이지를 다 써야 한다고 맘 먹었다면 시작하기도 싫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냥 아침에 눈뜨면 무조건 6줄만 쓰자. 이렇게 맘 먹었더니 더 가붓한 맘으로 책상 앞에 앉게 되더라고요.

 

돌이켜 보면 많은 분량을 쓰고 싶다는 나의 야심이 글 쓰는 것을 더 부담스럽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6줄만 쓴 날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해 주기 시작하니까 어느 날은 10장도 쓰게 되고요. 컨디션이 안 좋아서 6줄만 쓴 날도 있지만, 그래도 어쨌든 분량 달성에 성공한 것이니 자기효능감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을 좀 내려놓으시고, 조금씩 가붓하게 시작하자는 마음을 스스로에게 내어 준다면, 좀 더 자기효능감도 높아지고 결과도 좋으리라 생각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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