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2단계 : 사자] 사자의 눈물

오늘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제1부, <세 변화에 대하여>에 등장하는 (클릭☞) 사자 이야기를 이어서 해볼게요. 

사자는 자기 삶의 주도권을 갖고 활동합니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앞에서는 “아니요!”라고 부정하며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하고자 한다!”라며 당당하게 앞발을 구르며 달려나갑니다. 

사자의 씩씩한 활동성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꽤 효과적입니다. Kennon M. Sheldon과 Sonja Lyubomirsky가 2006년에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이사를 하거나 룸메이트를 바꾸는 등 자신의 생활 환경을 개선시킨 사람들보다 새로운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는 것처럼 자신의 활동을 개선시킨 사람들의 행복이 더 오랜 시간 지속되었습니다. 

즉 좋은 집으로 이사하면 좀 행복하다가 말지만, 의미 있고 신 나는 활동을 하면 꽤 오랫동안 행복이 지속된다는 거죠.

하지만 활동적인 사자라고 해서 늘 승리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사자는 낙타보다 훨씬 과감하게 행동하는 만큼 실패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사자는 스스로의 인생에서 좀 더 주도적인 통제력을 갖기 원하기 때문에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 낙타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워합니다.

사자도 불완전한 피조물이기 때문에 때로는 가족의 질병이나 죽음, 본인이 어찌할 수 없는(통제할 수 없는) 일 앞에서는 눈물 흘립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하면 된다!”라는 이 ‘불굴의 의지’는 무참히 꺾이고 맙니다.

이때 사자는 “내가 좀 더 ~했어야 했는데!” “내가 죽일 놈이야.”라며 자책감에 시달리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용감한 사자 입장에서는 ‘내가 그때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며 상상이라도 하는 편이 무기력한 현실에 직면하는 것보다는 견디기가 쉽기 때문이죠. 이러한 반복적인 반추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실제로 우리 뇌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더 잘 기억하고, 당시의 상황으로 상상하며 돌아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다시 그런 상황에 노출이 된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입니다. (Judith Herman, 《Trauma and Recovery》)

사자 역시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면서 계속 달립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나는 반드시~ 해야 해!’ 라고 결과를 상정해 놓고 강인한 정신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습니다. 그럴수록 사자의 숨은 막혀 옵니다.

이때 사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래와 같이 상황을 좀 더 유연하게 재구성해 보는 겁니다.

사자의 생각 : ‘이 직장에 꼭 취직해야만 해.’

-> 좀 더 유연한 생각 : ‘면접에 철저히 대비하면 결과가 어떻든 후회는 없을 거야.’

사자의 생각 : ‘이 프레젠테이션에서 반드시 성공해서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 좀 더 유연한 생각 :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지점 찾아서 잘 설명해야지.’

여러분도 써 보세요. 내 안의 강인하다 못해 지나치게 고집스러운 사자의 생각에 대해 쓴 뒤 그 아래에 좀 더 유연한 생각을 써보는 겁니다.

감이 잘 안 잡히시면 아래와 같이 써 보세요.

나는 ___________를 못하겠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

나는 ___________를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아는 것은’ -----------------------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나는 어떻게 이 일을 해야할지 모르겠어. 하지만 내가 아는 것은 이 분야의 자료를 찾아보고 전문가인 000씨에게 자문을 구해볼 수 있다는 거야.’

‘나는 이 사람들을 전부 도와주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일을 알리고 모금을 모으는 일일 거야.’

이렇게 보다 유연한 사자 한 마리를 내면에 키워 보는 겁니다. 사자는 실행력이 있기 때문에 조금만 잡아주면 속도를 냅니다. 하지만 이때 사자의 발목을 붙잡는 부분이 있습니다. 니체는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아이를 등장시킵니다. 아이의 단계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이야기해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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