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윤기] 의지력보다 힘이 센 ‘작은 습관’

 

 

요즘 코로나 때문에 여러모로 답답한 분들 많으시죠? 저 역시 답답합니다.

 

작년 겨울만 해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지 몰랐는데, 삶은 참 여러 변수로 가득하죠. 측정값을 낼 수 없는 게 삶이고, 그래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슬프기도, 웃기기도, 신비롭기도 합니다.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매스컴에서 층간소음 싸움이 배로 늘고, 가족 간 다툼도 늘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갇혀 있으니, 공간의 밀도가 좁아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마음의 폭도 좁아져서 작은 것에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시기죠.

 

 

 

 

 

이렇게 집콕하다 보면 평소에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일도 반추(지나간 일을 곱씹는 것. 주로 억울하거나 후회되는 일을 상기함. 부적 감정 유발)하는 경향이 높아집니다.

 

, 코로나만 아니면 ~ 했을 텐데!”

 

만약 OO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사고 패턴에 휘말리기 쉽죠. 그런데 이런 사고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cortisol)을 분비해서 분노나 우울을 유발하고, 몸에 면역력을 떨어뜨립니다.

 

대신 _______ 가 아니어서 참 다행이다.

그래도 ______ 라서 감사하다.

 

이런 문장의 빈칸을 채워보세요. 연구 결과 ____가 아니라서 참 다행이라는 문장 5개를 채우게 한 그룹의 경우 코티솔도 감소하고, 세로토닌(행복 호르몬)도 증가했답니다(Berry et al, 2002).

 

한번, 지금 채워 보세요.

 

나는 _______ 가 아니어서 참 다행이다.

그래도 ______ 라서 감사하다.

 

 

, 오늘은 메타지능에 대해 계속 써 볼까 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분들이 많을 테니, 일상의 윤기를 높이는 지점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일상을 윤기 있게 하는 방법 중에 행동심리학자들이 제일 효과적으로 보는 게 뭔지 아시나요?

 

한번 맞춰 보세요. (1) 좋은 기분을 자주 느끼는 것 (2)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3) 동기부여를 받아서 무언가를 해내는 것 (4) 작은 습관으로 작은 성취를 반복하기

 

 

 

 

사실 보기에 있는 것들 모두 도움이 됩니다.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좋은 기분을 느끼고, 동기부여를 받아서 무언가를 해내는 것 다 좋아요.

 

하지만 문제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원래 가진 안 좋은 습관으로 되돌아간다는 거죠. 사실 우리가 일상 생활 속에서 하는 행동 중 약 45%가 습관에서 비롯됩니다(Neal, Wood & Quinn, 2006).

 

자기계발서를 읽고 그래 난 바뀔 거야!’라고 마음먹는다고 바꿔지기가 참 힘들다는 거죠.

 

동기부여나 감정 같은 경우도 늘 오락가락 변화하기 때문에 매번 그러한 것들만 믿고 의지하기엔 허술합니다. 오늘은 이걸 해 볼까? 하다가도 기분이 안 좋아지면 하기 싫어진다는 거죠.

 

의지력은 어떤 것 같으세요? 제가 전에도 이런 글을 썼듯이, 의지력도 임계점을 넘으면 고갈됩니다. (클릭평소보다 더 강렬한 감정이 느껴지는 이유는? , [의지력] 초컬릿 참기 vs 일하기, 같은 의지력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작은 습관을 만들어서 그걸 자동화시키면 일상의 탄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건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이 있는 내담자들에게 제가 권하는 기법이기도 한데요.

 

 

 

1. 하고 싶은 일을 목표하되, 시작을 작고 가볍게

 

막상 해 보면 별 거 아닌데, 사실 무언가를 시작하려면 그 시작점에서 마찰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집콕하는 동안 팔굽혀펴기 30개를 해야지! 하고 마음먹더라도 막상 하려면 귀찮아지죠.

 

그런데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마찰력을 느끼는 건 뇌의 자연스런 반응이거든요. 그래서 최초의 움직임이 쉬워야 합니다.

 

팔굽혀펴기 30개를 1개로 줄여 보세요. 에게, 1개라니... 싶지만,

 

뇌는 현실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이미지에 반응하기 때문에(Breznitz, 2013) 팔굽혀펴기 30번 해야지! 하고 마음먹으면 하기도 전에-머릿속으로는 30개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피곤해집니다.

 

하지만 팔굽혀펴기 1개 해야지! 하고 마음먹으면 주관적 피로도가 확 줄어들기 때문에 실행 할 확률이 높아지고, 또 막상 하다 보면 양심상 몇 개는 더 하게 되고, 기분이 좋으면 훨씬 더 많이 하게 되거든요.

 

이게 컴포트존 넓히기 기법인데, 집콕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목표하되, ‘작은 습관으로 정착할 수 있게 목표량을 확 줄여보세요.

 

요즘 저는 이렇게 합니다. 3분 독서하기(시작은 3분이 목표지만 3시간도 읽게 되죠), 5분 청소하기(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 스쿼트 1개 하기(양심상 더 하게 되죠), 1081번 하기(일단 시작하면 더 하게 됩니다), 논문 5분 읽기(관심 있는 주제면 하루종일 읽어요. 시작이 어려울 뿐~), 3분 프로그램 점검하기 등등.

 

이 글 보시는 분도 에게~! 이게 뭐야!” 할 정도로 작은 목표를 잡고 그걸 성취하면 달력에 기록해 보세요. 기록하면 보상 효과가 있어서 효과가 배가 됩니다.

 

 

 

 

 

2. 하루 아침, 작은 습관으로 성취 기쁨 맛보기

 

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벌떡 일어나 샤워하는 분들 있죠? 이런 분들 외에는 아침 기상=샤워로 연합된 신경 뉴런이 존재합니다(Szalavitz, 2016).

 

이런 신경 뉴런이 만들어지려면 최소 21일은 걸리는데, ‘작은 습관일 경우 비교적 빨리 만들어지고, 마찰력이 클수록 더 오래 걸립니다.

 

사실 아침은 일상을 윤기 있게 만드는 첫 출발이거든요. 기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작은 습관으로 시작해 보세요(하루의 시작이, 하루 감정의 결을 만드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어떤 분은 양념통닭을 올려두고 잠들면, 그 다음 날 벌떡 일어난다고 하는데, 뭐 이것도 좋은 방법이죠. 본인이 행복하게 눈 떠서 움직일 수 있다면요.

 

저는 아침에 저혈압이라 잘 못 일어나는데, 그래서 자명종을 늘 화장실에 두고 잡니다. 일단 자명종이 화장실에서 요란하게 울리면 가서 끄고, 무조건 시원한 물에 머리를 감아요. 이런 시그널을(작은 습관을) 만들어 두지 않으면 정오에 일어나서 오전을 날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3. 오 내 사랑 햇빛

 

사실 집콕하다 보면 낮밤 바뀌기 쉽습니다. 불면증도 생기고요. 사실 불면증과 햇빛은 깊은 관련이 있어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뇌의 송과선에서 퐁퐁 나와야 숙면이 가능하거든요. 얘가 잘 분비되려면 낮에 햇빛을 흠뻑 쬐는 게 중요합니다. 얘의 에너지원이거든요.

 

낮에 15분이라도 나가서 흠뻑 햇빛을 쬐세요. 그리고 가급적 11시 전에 잠 드는 게 중요합니다. 낮밤이 바뀌면 정신병리를 유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내가 밤에 집중이 잘 되어서 어쩔 수 없다면, 낮에 일어나 햇빛이라도 듬뿍 받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밤에 하는 생각은 주로 망상에 불과한 경우가 많아서 웬만하면 12시 전에 잡니다. 차라리 일찍 자고, 아침에 맑은 정신으로 무얼 하는 게 훨씬 더 능률적이더라고요.

 

 

 

 

그리고 집콕하다 보면 원치 않는 일상 중독(게임이나 인터넷 술 등)에 빠지는 경우도 있는데, 중독의 매커니즘은 사실 불안함에서 오거든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기엔 불안하고 허전해서 나를 기분 좋게 할 만한 것으로 메우다 보니 그게 뇌에 연합된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땐

 

(1) 일단은 그러한 욕구를 회피하지 않고 느낍니다.

 

(2) 그 다음엔 Bird’s eye view의 시선(메타지능 발휘)-저 멀리 히말라야 산맥에서 스스로를 바라보듯이 제3의 시선으로 조망해 봅니다. 이때, 냉정하고 차갑게 자기 자신을 보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봅니다. '오호, 불안하고 허전해서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싶구나.’

 

(3) 그 다음에는 숨을 가볍게 들이쉬고 내쉬면서(호흡은 잡념의 지우개) 나 자신을 가벼운 공기처럼 비워냅니다.

 

잘 안 되면 (1)에서 (3)번까지 다시 해 봅니다.

 

중독은 호기심을 가지고 요모조모 바라보면(마음챙김하면) 옅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담배를 피우고 싶다? 피우고 싶은 그 욕구에 휘둘리지 말고, 호기심을 가지고 요모조모 들여다 보세요. 사실 금연 같은 경우, 혼자 실행하기 힘드니, 금연 프로그램 도움을 받는 것도 좋죠. (클릭)금연 프로그램

 

사실 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자기 통제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Nordgren, 2009).

 

그러나 사실 사람은 원래 습관에 휘둘리기 쉬운 존재이기 때문에, 차라리 그걸 인정하고, 유익한 작은 습관(에게~ 이게 뭐야 할 정도로 작은)’을 여러 개 구축해 놓는 게 일상을 윤기 있게 가꾸는 전략이거든요.

 

우리 뇌에는 기저핵이란 부분이 있는데, 요 녀석은 전전두엽(의식적인 뇌)보다는 덜 똑똑하지만, 효율적인 반복 패턴을 만듦으로써 우리의 에너지를 아껴 주기도 하고, 일상을 윤기 있게 만들어 준답니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고 과대평가하지 마시고, 작은 습관을 구축해서 일상을 윤기 있게 내맡겨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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