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 나를 ‘제3자’처럼 바라보면 메타지능이 쑤욱~ (2)

 

지난번에 (클릭) 메타지능이 높을수록 목표 달성률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은유적으로 표현하자면 메타지능은 저 높이 하늘에 떠 있는, 드론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지형도를 살피고 방향을 가늠하는, 한 차원 높은 단계에서 나 자신을 바라보는 인지적 능력인데요.

 

메타지능은 투사(Projection)와도 꽤 관련이 깊습니다. 메타지능이 발달할수록 자기 투사의 지점을 잘 알아차리는데요.

 

 

, 투사가 뭐냐면 우리가 타자를 볼 때, 자기 프레임에 근거해서 파악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청년이 고개를 푹 숙인 채 공원에 웅크린 채 있다고 해 봐요. 그때 지나가던 A, B, C, D가 이 청년을 봅니다.

 

그런데 요 근래 가족을 잃은 A는 마음이 짠해집니다. 자신도 모르게 너도 가족을 잃어서 우울하구나?’ 하고 추측(투사)합니다.

 

 

요 근래 연인과 헤어진 B너도 여자친구랑 헤어졌니?’ 하고 자신도 모르게 이입(투사)되어 한숨을 내쉽니다.

 

요 근래 지원한 회사에 떨어진 C짜샤. 너도 먹고 사는 게 힘드냐?’ 하고는 동질감(투사)을 느낍니다.

 

요 근래 집에서 하루종일 게임하며 놀기만 하는 아들이 못마땅한 D다 큰 사내 녀석이 대낮에 공원에서 웅크리고나 있고 쯧쯧. 저렇게 약해 빠져서야.’ 하고 자신의 아들을 떠올리며(투사) 지나갑니다.

 

그런데 메타지능이 발달할수록 자신이 투사하는 지점을 알아차림으로서(어쩌면 청년은 밤새 술 마시고 놀다가 피곤해서 잠시 벤치에 웅크리고 있을지도 모르죠.) 아 내가 요즘 이런 일이 있어서, 이런 불편한 마음이 올라와서, 그러한 관점으로 저 청년을 보고 있구나.’ 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이 생깁니다.

 

 

 

제가 개발한 Projection 카드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이르고의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매력 하나를 말해 준다면?” 이런 질문이 적힌 카드를 뽑았을 때, 구성원들은 돌아가면서 이르고의 이런저런 매력을 말해줍니다.

 

그런데 사실 그 매력이란 게 알고 보면 자기 안에도 있는 지점이거든요. 자기 안에 있으니까 타인을 통해 보는 겁니다. 아니면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잘 억압하고 있다든지, 나한테는 결핍되어 있다고 느끼는 지점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말이죠. 투사는 우리가 살면서 매우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예전에 김하종 신부님을 인터뷰했을 때 그러시더라고요. 난 사랑받지 못하고 있어.”라는 마음이 든다면 내가 타인에게 사랑을 주지 않기 때문은 아닌지돌아보라고요. 결국 자기 투사의 지점을 알아차리라는 거죠.

 

그래서일까요. 신부님이 노숙인들에게 30년간 밥을 먹이면서 , 너보다 괜찮은 존재라서 밥 주는 거 아니다. , 너 존중한다. 너하고 나, 같은 인간이다.”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봉사를 하더라도 내가 너보다 낫다는 자기 투사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 마음이 기쁘고 함께 하는 게 좋다는 마음에서 한다는 걸 스스로 상기하기 위해 하시는 말씀이죠.

 

 

 

제가 좋아하는 무경계라는 책에는 투사에 대해 매우 잘 정리되어 있는데요. 그 중에서 잭의 이야기가 꽤 인상적입니다(짧게 요약하자면 p.156-160).

 

잭은 엉망이 된 차고를 깨끗이 정리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막상 차고에 도착한 잭은 차고의 이런저런 물건을 만지며 과거 추억에 잠기고 만다.

 

잭은 머릿속으로는 차고를 정리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야구 글러브를 바라보며 옛 생각에 사로잡힌다. 이때 무의식은 너 차고 청소하려고 온 거잖아. 지금 여기서 뭘하는 거지? 시간만 자꾸 가잖아. 청소한 뒤에 추억에 잠기라고!’ 라며 그의 소맷자락을 계속 잡아당기고 있다. 잭은 무의식의 그 목소리에 짜증이 난다.

 

마침 그때 아내가 우연히 차고 옆을 지나다가 얼굴을 들이밀고는 별 생각이 없이 묻는다. “여보, 차고 청소 아직 안 끝났어요?” 그 순간, 잭은 화가 솟구치기 시작한다.

 

잭은 이제 차고 정리를 원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아내라고 느낀다. 투사는 이 지점에서 완성된다. 자신을 압박한 무의식의 목소리를 떠넘길’, 그럴듯한 후보가 등장한 것이다.

 

그는 차고를 정리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을 아내에게 투사하기 시작한다. “누가 안 한다고 했어? 하고 있잖아? 짜증나게 왜 잔소리하고 난리야?”

 

한마디로 책은 자신의 동인(차고 정리의 압박)을 아내에게 투사했고, 그것을 외적인 것으로 경험했다. 잭이 만약 차고를 정리하고 싶다는 동인을 느끼지 못했다면 아내가 별 뜻 없이 지나가듯이 한 말에 격앙되어 화내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압력의 그 밑바닥에는 그 자신으로부터 쫓겨난 압력이 투사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 모든 압력이 자신의 억압하여 눌러둔 동인임을 깨닫게 되면, 설사 외부로부터 압력을 느끼더라도 그 강도는 훨씬 약하다.

 

 

 

 

투사는 이처럼 자기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버튼을 외적인 자극이 누른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무튼 투사에서 중요한 지점은 자신의 투사 지점을 잘 알아차리고, 수용하고 이해하게 되면 타자를 왜곡하지 않게 되고, 타자의 불편한 부분에 대해 덜 두려워하게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왼손잡이 상사가 있다고 쳐요. 그런데 이 왼손잡이 상사는 자신이 어릴 때 왼손잡이라고 구박받은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왼손잡이라는 사실을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기처럼 똑같이 왼손잡이인 신입사원이 들어옵니다. 이때, 왼손잡이 상사는 신입사원을 자신도 모르게 구박합니다. 왜냐면 왼손잡이라는 열등감이 부하직원의 왼손잡이에 투사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자신이 어릴 때 왼손잡이라서 구박받은 상처가 있지만, 그때의 내면아이를 소중하게 안아주고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는 치유의 과정을 거쳤다면 더 이상 자신이 왼손잡이라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이럴 때 부하직원으로 같은 왼손잡이가 입사하면 챙겨 주고 싶고, 포용해 주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더 이상 상대에게 불편한 투사를 하지 않는 거죠.

 

암튼 메타지능과 목표 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다가 투사 이야기를 쓰다 보니 글이 넘 길어졌네요. 그래도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의 투사 지점을 잘 알아차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사람이 불행한 이유는 투사로부터 비롯된 경우가 꽤 많거든요.

 

나한테 그 욕심이 있으니까, 상대의 욕심이 더 눈에 잘 보이고, 나한테 그런 장점이 있으니까 상대의 장점이 더 멋져 보이는 거니까요. 이런 지점을 알아차리면 비교해서 좌절하거나, 왜곡해서 미워하거나, 상대를 부풀려서 이상화하지 않게 되니까요.

 

메타지능 관련해서는 다음에 또 이어서 써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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