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에 대한 태도] 건강한 자아상을 가진 이들의 비밀 3

 

 

요즘 저는 정신적 역동성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클릭☞ :로고테라피] 적당한 긴장감이 삶을 튼튼하게 한다.)

 

이 정신적 역동성에 깨소금 역할을 해주는 게 ‘좌절 경험’인데요. 우리는 삶에서 좌절 경험이나, 불안, 걱정 등을 가능한 제거하려고 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빅터 프랭클이나 여러 학자들이 오랫동안 연구해서 통찰한 지점이, 사람은 인생의 부정적 측면을 경험하지 않고는 인생의 긍정적 측면에 대한 감사를 느끼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삶의 좌절이나 고통, 불안, 걱정과 같은 심리적 불순물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닌, 관리해야 할 대상이라는 거죠. 무엇보다 부정 정서가 적절한 수준에서는 오히려 적응적인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Compton et al., 2005).

 

요즘도 가끔 잘 살고 있는지 보고 싶은 지인이 있는데, 제가 이 글에도 썼었죠. (클릭☞ [혼자 머물기 좋은 호텔] 프레이저 플레이스) 오래 전에, 해골반지를 끼고 긴 머리를 쓸어넘기던 헤비 스모커이던 P언니와 그녀의 지인인 L 언니를 같이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저는 L을 보면서 “아, 세상에 다 가진 사람이 있기는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녀는 예뻤고 집안도 아주 많이 부유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제 기억에 소탈했던 것 같아요.

 

몇 년 후에 클릭☞이 기사를 보고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친하게 지내지는 않았으므로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살면서 그녀가 얼마나 좌절경험을 해 봤을까. 심리적 역치가 낮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나타나듯, 성장과정에서 적절한 좌절 경험을 하고 이를 극복해낸 아이가 삶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다는 거죠.

 

무엇보다 사람은 결국 자기 경험 안에서 행불행을 느끼기 때문에, 남들 보기에는 모자란 것 없어 보여도 그러한 환경에 익숙해지면 본인은 또 무감각해집니다.

 

돈과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를 보면 수입이 증가하면 사람은 행복감을 느끼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Diener, 1993). 왜냐하면 사람은 어떤 자극(그것이 기막히게 행복한 자극일지라도)에 노출되면 비교적 그것에 빨리 익숙해져 적응이 되기 때문이죠. 보통 사람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변화에 대해 대략 3개월 이내에 적응합니다(Diener & Lucas, 2000).

 

처음 월급이 올랐거나 복권에 당첨되었을 때, 우리는 기쁨을 느낍니다. 그러나 적응기제가 작동하게 되면서 더 이상 월급이 많다고 자각되지 않는 겁니다. ‘보통 수준’이 되는 거죠.

 

이러한 적응과정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 우리가 압도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기능을 하죠. 우리가 일상적인 생활로 무사히 돌아오기 위해서는 흥분상태가 오래도록 지속되지 않는 게 좋기 때문이니까요.(Barkow, 1997)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부자여도, 내가 아무리 미남, 미녀여도, 내 자신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도는 일상적 익숙함에 묻혀서 생각보다 당사자에게는 강렬한 행복 요소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거죠.

 

그것보다는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것, 누군가 비교하고 지적할 때 그것에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이 있을 때 행복도와 상관관계를 보이는데요.

 

 

저기 아기를 안고 있는 여인이 제 중학교 동창인 K입니다. 제가 느끼기에 친구 중에 K가 가장 행복하게 살고 있는 녀석인 것 같은데요. 일단 굉장히 낙관적입니다. 낙관적인 건 낙천적인 것과 좀 다릅니다.

 

낙천적인 건, 신경성 수치가 낮다는 거고, 낙관적이라는 건 스트레스를 받아도 그것을 수용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심리적 근육이 강하다는 걸 말합니다.

 

이 친구가 대단한 스펙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뛰어난 미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요. 아이가 셋이나 되고, 장사하느라 엄청 바쁩니다. 그럼에도 제가 아는 그 어떤 대단한 분들보다 훨씬 더 건강한 자아상을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왜냐하면 건강한 자아상을 형성하는 여러 변인 요소를 이 친구가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 대해서는 글이 길어지니 다음에 이어서 써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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