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 활용법] 칼 융으로부터 배우는 번아웃 대처 (7)

 

마음을 관찰하면 재밌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요. 머릿속으로 어떤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에 수반되는 기억이 흘러나오거든요.

 

예를 들어 기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기뻤던 기억과 더불어 그에 반대되는 슬픔이라는 단어까지 상기할 수 있는 게 사람의 마음 작용인데요(Hayes, 2010). 그래서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기도 하죠.

 

코로나로 기왕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 올 하반기에는 단행본을 완료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공기 좋은 곳에 왔는데 말이죠. 환경은 고요해도, 마음의 잡념은 워터볼 눈송이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재밌는 게. 잡념 속에서 회상된 사람들을 명명해 보면, 그들은 뿅, 하고 진짜 실체를 가지고 등장하는데요. 사실 이런 허상 같은 홀로그램을 쉽사리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기억 속 명명은 대상과의 상호작용을 불러일으켜서 실제로 나의 신체와 감정을 변화시키거든요(Ivey, Ivey & Zalaquett, 2017).

 

환경은 고요해도 마음 속 창문을 열면, 온갖 잡념이 떠다니는데요. 그 모습을 구경하다 보면 이게 융이 말한 중력 작용인가 싶어 서글퍼집니다. 육신을 입고 있는 한, 에고(ego)는 이렇게 마치 라디오 주파수처럼 치지직거리면서 마음을 시끄럽게 하는 거죠.

 

 

융은 평소에 연금술에 관심이 꽤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이렇게 에고(ego)가 날뛰는 단계를 연금술의 1단계인 니그레도(nigredo) 단계로 보았죠. 이 단계에서는 빛과 어둠, 대극의 싸움으로 혼재되어 있는데요.

 

우리가 번아웃 된 경우를 보면, 소진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관련 대상들로부터 추출한 몇몇 특징들만을 가지고 임의적으로 연결 지어 이유를 찾고, 나머지는 제거시켜 버리는데요. 이때, 이러한 자의적인 연결은 객관적이지 않더라도 비교, 분석, 평가를 통해 타자와 자신을 제한시켜 버립니다(Dymond, 2010).

 

마음이 건강할 때는 어떤 현상이 벌어져도, 확장된 참자기(Self) 안에서 보기 때문에, 마치 한 편의 연극판 보듯이 약간 귀엽게 볼 수 있는 자아강도가 있거든요.

 

그런데 몸도 마음도 지쳐 번아웃 되었다면, 상황에 밀착되었기에 에고의 궁시렁에 시달리는 거죠. 게다가 사람은 언어를 사용하잖아요. 이 언어는 비교하고 평가하는 속성을 가질 수밖에 없거든요.

 

이때 융은 우리에게 2단계인 알베도(albedo)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그러니까 답도 안 나오는 걸 가지고 쿵쿵 머리 찧으며 도돌이표처럼 매몰되어 있다면(실제로 번아웃 된 경우, 평소 자신이 마시는 커피의 양도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감각이 차단되어 있거든요. 그냥 물처럼 들이붓는 거죠. 그런데 과한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피로와 만성 탈수를 일으킵니다.)

 

 

 

암튼 이 알베도의 단계에서는 에고(ego)라는 껍질을 벗고 전일(全一)의 자기(self)를 감각하게 되는데요. 에고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뭔가 그 너머의 은하를 발견한 것처럼 존재의 미지의 공간을 느끼는 거죠.

 

3단계인 치트리니타스(Citrinitas) 단계에 이르면 마침내 참자기(self)를 만나게 되고(그 가운데에서도 빛과 어둠이 다투는 단계를 거쳐) 4단계인 비리디타스(Viriditas)인 용해 단계에 이르면 시끄럽게 떠들던 에고가 숙면에 이릅니다.

 

저는 이 단계가 번아웃 된 분들에게 꽤 많은 도움이 된다고 봐요.

 

뭔가 하려 애쓰지 말고, 그 자리에 멈추어라.”와 같은 단계인데요. 이런 의식적인 기다림에 내어맡기는 겁니다.

 

, 그러니까 번아웃 되었다면 내 마음의 상태가 (1) ‘, 지금 나의 에고가 과장하고 있구나. 임의적으로 추출해서 연결하고 지 맘대로 해석하고 있구나. 그런데 알고 보면 그게 나를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서 이 녀석 나름으로는 열심히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구나. 고마워. 하고 알아차리는 겁니다.

 

그 다음엔 (2) 잠시 내려놓고 잊어버리는 거죠. 잠깐 바람을 쐬거나 멍 때리는 것도 좋고, 명상이나 심호흡으로 몸을 이완하는 것도 좋고요. 밖에 나가서 무작정 걷는 것도 좋죠. 그리고 몸에 좋은 거 먹고 한숨 푹 자는 겁니다. 그리고 내가 기분 좋아질 만한 것을(평소에 리스트로 써 두면 좋죠. 막상 번아웃된 상태에선 잘 생각 안 나거든요) 해 보는 겁니다.

 

이렇게 에라, 모르겠다.” 하고 다 내던진 채 뇌가 쉬면 말이죠. 자기(Self)가 깨어나면서 무의식을 탐색해 의식화함으로써 문제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이부영, 2006)

 

4단계인 루베도(rubedo)에 이르면, 자신도 모르게 해결책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5단계인 시트론(citrino)에 이르면 , 감사합니다.” 하고 에고 수준에서는 안 풀리던 것이 열매를 맺기에 이릅니다. 이 모든 단계를 파바니스(pavanis)의 과정으로 보는데요.

 

이러한 연금술의 단계는 실제로 직관 활용법에 많이 쓰입니다.

 

 

 

우리가 무언가 선택하거나 결정할 때 이러한 단계를 밟았을 때 최적의 답을 얻는 경우가 많거든요.

 

(3)번의 단계는 참자기(Self)와 연결되어서 때로 현상계를 초월해서 투시할 수도 있는데요.

 

양자물리학자들은 미래를 미리 보거나, 아주 멀리 떨어진 사람과도 교신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생명은 육신과 에고를 초월해 있기 때문으로 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리얼리티 트랜서핑이란 책을 추천 드리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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