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클릭 ☞) 외향성에 대해 나누었으니, 오늘은 내향성에 대해 정리해 볼까요?
내향성은 신피질의 흥분 정도가 높아서(Eysenck, H. J. ,1967) 최적의 상태를 만들기 위해 자극적인 상황은 피하려 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요. 그러다 보니 혼자 있는 게 편하죠. 왁자지껄한 회식자리에서 웃고 떠들다가도 얼른 집에 가서 쉬고 싶어 합니다.
보통 사람들 만나고 오면 내향성 강한 분들은 “기를 빼앗겼다.”라고 하는데요. 사람은 에너지체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본인의 신피질 흥분 정도를 잘 제어하느라 기를 빼앗겼을 확률이 높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외향성 강한 분들이 사람들을 만나서 신나게 서핑보드 타는 느낌이라면, 내향성은 나름의 평형 상태를 잘 유지하느라 애쓰고 있으니, 피곤하죠.
내향성 관련해서 죽 논문을 보다가 좀 흥미로웠던 지점이.... 우리가 보통 수줍음이 많으면 내향적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내향성과 수줍음은 반드시 상관관계가 있는 건 아닙니다. 수줍음은 신경성과 연관성이 더 높은데요(Daniel Nettle, 2009). 내향적이더라도 수줍음을 타지 않고 대담한 분들도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외향적이더라도 수줍음이 많은 경우도 있고요.
내향성이 강하더라도 준비된 발표라든지, 대본이 있는 상황에서는 의외로 외향성 못지 않은 실력을 뽐낼 수도 있습니다. 내향성이 강하면 자기 나름의 단계가 있기 때문에(내향적이면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데 긴 탐색 시간이 필요하고, 자기만의 계획을 세우고 그 기준에 맞춰 움직이는 특성이 있거든요. 특별히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기질 특성에 따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거죠.)
보통 리더가 되려면 외향성이 높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무래도 외향성이 강하면 야망도 많고, 보상에 대한 반응도가 크기 때문에 리더 분들 중에 외향성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내향적 리더가 갖는 장점도 분명히 있는데요.
평범한 구성원들이 많은 조직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외향성 강한 리더가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Grant et al., 2011) 창의적인 구성원들이 많은 경우에는 내향적인 리더가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외향성 리더가 에너지와 추진력으로 밀어붙인다면, 내향성 리더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분석하는 능력이 보다 뛰어났기 때문이죠(Hunter et al., 2013).
음, 그래서일까요? 기업 강의와 프로그램을 나가 보면 각 회사별 색깔에 따라서 리더의 성향이 확연히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는데요. 양극단에 있었던 사례가 국방부와 광고업계였던 것 같아요.ㅎㅎ
내향성의 강점은 아무래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안다는 겁니다. 에너지가 방전되었을 때, 외향성이 밖으로 나가서 사람을 만나야 충전된다면, 내향성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아무래도 스스로를 성찰할 기회가 외향성보다는 높은 편이죠.
내향성이 강하면 도파민보다 아세틸콜린에 더 큰 행복감을 느끼는데요. 외향성 강한 분들이 도파민(보상에 민감)에 반응해서 자극적인 외부 환경에 쾌재를 부른다면, 내향성은 내부적 행복감, 몰입에 행복감을 느낍니다. 아세틸콜린은 집중력, 논리적 사고, 기억력 등에 관계된 신경전달물질이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외부의 평가보다는 내면의 나침반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서 ‘자기 만족감’이 우선인 경향이 높습니다(Daniel Nettle, 2009). 타인이 좋다고 하는 것보다, 자기가 좋아야 신이 나는 사람들이라는 거죠.
내향성이 강한 분들을 위해 개운법 차원에서 정리를 해 본다면 :) 내향성은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거나, 시간에 쫓기는 것,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일(자기 내부의 나침판이 중요한 사람들이므로)을 힘들어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그래서 내향성이 강하다면 내가 도전하고픈 흥미로운 과제, 보다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개인 사무실 등), 지속 가능한 장기 프로젝트가 능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거죠.
간단히 정리하자면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 확보”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하루에 15분이라도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면(단체 생활을 한다면 화장실에서라도) 보다 정리된 기분으로 일상을 단도리해 나갈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내부적으로 에너지 충전하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주 많이 내향적이라면 조직생활이나 그룹에서 활동하기보다는 자기만의 라이센스나 재능을 가지고 파고들 수 있는 분야로 가는 게 좋겠죠.
내향성의 단점은 아무래도 반응성이 외향성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인데요. 외향성이 강하면 환경에 즉각적으로 반응을 잘합니다. 반면 내향적이면 자기 프로세스 안에서 분석하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 반응도가 떨어집니다.
여기에 내향성의 그림자가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적응이 빠르고, 사람들과 유연하게 어울리고 빠른 협상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호한다는 거죠.
내향성 강한 사람이 분석하고 성찰하고 이러고 있는 시간에, 외향성 강한 사람은 팔 걷어붙이고 일단 저지르고 봅니다. 내 아이가 내향성이 강하다면 엄마들 속이 타들어 갑니다. 다른 아이들은 활발하게 잘 어울려 노는데, 구석에서 혼자 모래놀이 하고 있는 거 보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죠. 성인이 되어도, 보상에 민감한 외향성이 앞으로 치고 나갈 때 내향성은 뒤에서 혼자 시나리오 쓰면서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시간만 보내기도 하고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내향성이 강해도 마음 먹으면(자율 목표에 따라) 외향성 모드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외향성 강해도 내향성이 갖는 분석과 성찰의 기술을 연마할 수도 있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향성 이야기를 하면서 들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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