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 순방향으로 엑셀 밟기(4-2)

요즘 코로나로 어려운 분들이 많죠. 저 역시 그렇습니다. 오미크론 변이까지 이어지면서 다시 상황이 얼어붙었는데요.

 

이런 위기 속에서도 순방향을 타는 분들은 오름세이기도 합니다. 게임업계에 있는 어떤 분은 매출이 많이 뛰었고, 출판업계에 있는 선배 말로는 확실히 코로나 이전보다 독서하는 분들이 늘었다고 하더라고요.

 

반면에 오프라인 고객이 주업종인 분야에서는 타격이 크죠. 건너 지인은 산후조리원을 개업했는데 산모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생기면서 폐업 위기까지 가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요즘 어른도 힘들지만 조그마한 아이들도 힘듭니다. 조막만한 얼굴에 마스크 쓰고 있어서 콧등이 짓무르기도 하는 걸 보면 안쓰럽죠.

 

어떤 분은 2년 동안 만난 거래처 직원 얼굴도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늘 마스크 쓰고 미팅해서 눈밖에 못 봤다고요.

 

그런데 별 수 있나요. 제가 볼 땐 이런 흐름이 단기간에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적응을 해야죠. 예를 들어 음식점을 한다면 배달 가능한 메뉴로 재편성하거나 밀키트 스타일로 바꿔서 고객이 간편 요리해 먹을 수 있게 방법을 전환해야죠. 아니면 아예 소수의 고객만 예약 받아서 맞춤식으로 하든지요.

 

저도 그간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온택트 방식으로 전환할 것인가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향후 상담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될 듯합니다. 그동안 문의 주셨던 분들, 제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든 상담을 하든 항상 우선순위로 두고 있겠습니다. 일단 쓰고 있는 책부터 털고(아니, 무슨 대작을 쓴다고 이렇게 오래 쓰냐고들 하는데, 저도 이렇게 시간이 걸릴 줄 몰랐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어렵다면 순방향으로 잘 돌려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저번에 아래의 질문을 드렸는데요.

 

<기분 좋았던 순간>

 

1)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사건 3개를 떠올려 보세요.

 

2) 하루 중 성취감이나 즐거움이 높게 나타날 때는 언제인가요? 주로 무얼 할 때인가요?

 

 

<기분이 안 좋았던 순간>

 

1) 내 삶에서 기분이 안 좋았던 사건 3개를 떠올려 보세요.

 

2) 하루 중 성취감이나 즐거움이 낮게 나타나는 때는 언제인가요? 주로 무얼 할 때인가요?

 

 

제가 왜 기분이 좋았을 때, 안 좋았을 때에 근거해서 이러한 질문을 했냐면 사실 우리는 욕구를 직접적으로 자각하는 게 아니라, 감정을 통해 자각하거든요.

 

주로 감정 억제형인 경우, 마음은 계속 시그널을 보내는데(내 감정은 이러저러해 --> 감정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데) 그걸 억압하다 보니까 똑같은 것을 계속 생각하는 반복적인 사고 패턴이 일어나거나, 감정에 방어하기 위해 모종의 조치(이게 심해지면 강박 행동으로도 이어집니다)를 취하다 보니 껐던 불을 다시 확인하는 등 내부에 지지대가 없는 펄럭이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통제하지 않아도 괜찮은 마음, 좀 내버려 두어도 괜찮은 마음, 그렇게 해도 좋지만 안 해도 또 다른 방법이 있다는 마음, 남들 눈에 그럴싸한 것보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이런 마음의 모닥불을 피우려면 자신의 감정을 읽어주고, 때로 설사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더라도 있는 그대로 포용해 주고

 

이 감정 속에 나를 살리려는 긍정적 욕구는 뭘까? 끊임없이 읽어나가는 훈련이 필요하죠.

 

 

불쾌한 감정을 분명히 느끼는 것도,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행동에 뚜렷한 방향을 제시해 주거든요.

 

피하고 싶은 감정을 충분히 느끼다 보면 도대체 이 녀석이 나한테 뭘 말하려고 하는지 들리기 시작합니다. 얘도 분명히 나 자신을 살리고 싶어서 계속 말하고 있는 거니까요.

 

아무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기분이 좋았던 순간>을 살펴보면 1)번과 2)번이 긴밀하게 이어져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제가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대부분의 분들이 이런 연결 고리 패턴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관계지향적인 분들 같은 경우엔 꼭 ‘사람’이 등장합니다. 누구랑 바닷가에 갔는데 기뻤다. 그리고 하루 중 기분 좋을 때를 보면 좋아하는 사람과 수다를 떨 때 기분이 좋았다. 지인들과 어떤 프로젝트를 할 때 힘이 뿜뿜 난다 등으로요.

 

성취지향적인 분들 같은 경우엔 생산적으로 내가 해낸 것에 대한 삽화들이 등장합니다. 그때 이런 어려움이 있었는데 계약을 따냈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상을 받았다. 월급이 올랐다. 그리고 하루 중 기분 좋을 때를 보면 내가 어떤 일을 신나게 잘 해낼 때 기분 좋다고 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과정지향적인 분들도 있습니다. 등산을 갔는데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 귓불을 스치는 바람을 똑똑히 기억한다는 분들이죠. 이런 분들은 하루 중 기분 좋을 때를 보면 미술관을 갈 때라든지 영화를 본다든지 취미 활동을 즐길 때 등 일상의 섬세한 결을 음미하고 즐기는 패턴이 드러납니다.

 

 

그런데 재밌는 게 이런 패턴을 가지고 있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에 따라 그 방향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이 나 자신에게 그리고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가?” 이런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해 봐요.

 

관계지향적인 분들은 가치가 사람으로 향하고, 성취지향적인 분들은 가치가 일로 향합니다. 과정지향적인 분들은 그 가치가 스스로를 힐링하고 같이 간 상대가 그것을 온전히 누리길 바라죠.

 

결국은 가치로 수렴되기 때문에 가치로 치유 받을 수 있죠. 사는 게 재미없고 무기력한 경우에도 가치가 생기기 시작하면 일상에 생기가 돕니다. 똑같은 환경에서 같은 일을 해도 나를 만나는 사람들이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가치가 있으면 그냥 빵 봉지 하나를 만들어도 빵 먹는 사람들이 더 기분 좋아질 수 있게 재밌는 디자인을 그려 넣는다든지, 거기에 스토리를 입힌다든지 이런 가치가 구심점이 되어 삶에 컬러감이 생기거든요. 그리고 하늘은 그런 사람을 돕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뭐 중간에 기분이 안 좋아서 대충 빵 봉지를 만드는 날도 있을 겁니다. 건강을 소중히 여기는 게 내 가치이지만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먹는 날도 있겠죠. 그럴 땐 그런 지그재그 과정에 슬픔과 고통을 느끼면서도 다시 가치에 접속하면 새로운 힘이 생깁니다. 이 모든 과정이 저는 한 사람 인생의 트랙을 만든다고 보거든요.

 

자존감 연구하는 분들이 삶의 만족감은 결국 자존감 자체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추구할 만한 것, 가치 있는 목표에 달려 있다고 말하는 게 이런 연유에서입니다(Crocker & Park, 2004).

 

 

아무튼 말이죠. 내가 기분 좋았던 경험에서 나는 관계지향적인지 성취중심인지 과정중심인지 그리고 섞여 있다면 어떻게 혼재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그것을 일상생활에서 재경험될 수 있도록 발휘해 보는 겁니다. 그러한 기분 좋은 경험이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려면 어떤 루틴을 만들면 될까? 어떤 요인이 도움이 될까? 탐구해 보는 겁니다.

 

요즘처럼 대면이 힘든 경우, 관계지향적인 경우에는 좀 우울하기 쉽죠. 그럴 땐 어떻게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인터넷 까페라도 개설해서 관심 있는 컨텐츠를 꾸준히 올리고 사람들이 한 명이라도 들어오면 수다 떨 듯이 댓글을 달아주는 겁니다. 예전에 맘까페 주인장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이런 분들 특징이 관계지향적인 성향을 가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걸 순방향으로 발휘한 거죠.

 

또 뭐가 있을까요. 초등학교 때 통지표를 한번 보세요. 내가 어릴 때 뭘 잘하던 사람이었는지. 나한테 생기를 주던 게 뭐였는지. 그걸 발휘해 보는 거죠.

 

일상에 수분 공급하듯이 날 기분 좋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 실마리를 잡아서 일상 속에 비타민처럼 녹여 보는 겁니다.

 

그리고 순방향의 핵심적인 팁이 있는데, 이 이야기를 하면 길어지니까 다음에 이어서 써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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