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향+역방향]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 (4-1)

요즘 새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저런 다큐를 보고 있는데, 새의 세계도 그래요. 어떤 특정 성격이 강할 때, 그 성격이 빛을 발하는 환경이 있고, 반대로 불리한 환경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parus 라는 새가 있는데, 생존환경이 척박할 때는 속도가 빠른 녀석이 무리에서 군림하며 살아남습니다. 재빠를수록 활동 반경이 넓어서 부족한 먹이 찾기에서 유리하거든요.

 

그런데 먹이가 풍부한 시기가 도래하면 움직임이 많은 녀석일수록 생존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과도한 속도와 활동이 오히려 불필요한 움직임만 만들어서 별 도움이 안 되는 거죠.

 

유전학자 딩(Yuan-Chun Ding)은 환경이 척박할수록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활동적인 유형이 유리하지만, 자원이 풍부한 곳에서는 그러한 움직임은 불필요하므로 안정적이고 신중한 유형이 잘 산다고 하는데 그의 견해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시대 환경에 따라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 되는 경우는 참 많습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만 해도 청년시절 누가 공무원 준비한다고 하면 “어이쿠 월급도 적은데... 왜?” 이런 분위기였다는 거죠. 그런데 요즘 같은 저성장시대에서는 20대 상당수가 공무원에 도전하고 있잖아요. 미래엔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죠.

 

직업적 적성을 찾아가는 과정도 그래요. 호불호가 강한 경우, “난 이거 할 거야.”라고 자기 기호 따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저것 만져보고 두드려 보면서 연결 지점 찾아 길을 만들어 가는 유형도 있습니다.

 

전자 같은 경우, 시대적 흐름에 잘 맞고 재능+노력+운이 따르면 좋은 성과를 내죠. 하지만 운이 없거나, 자신에 대한 파악이 떨어지는 경우,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불안하죠. 자신이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딱 눈에 안 보이거든요. 하지만 이 일, 저 일 하면서 가닥을 잡아나가는 묘미가 있죠. 이런저런 경험이 연결되어 한 스팟에서 터지기도 합니다. 주로 대기만성형이 많지만, 갈피를 못 잡으면 한 우물을 못 파고 변죽만 울리며 방황할 수도 있죠.

 

어쨌거나 말이죠. 제가 인터뷰했을 때 잘 풀렸던 분들의 공통점은 전자든 후자든 자기 삶에 대한 어떤 가치 정립이 있었다는 거죠. 내가 이 일을 통해서 진정으로 무얼 하고 싶은지, 자기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a라는 일을 하든 b라는 일을 하든 그것을 일관성 있게 꿰어주는 어떤 길이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결국 사람은 내가 왜 이 세상에 태어났고 나는 무얼 잘하는 사람이며 어떤 가치를 두고 살아야 하는가, 실존의 지점까지 이어지지 않으면 인생의 시련을 만나면 웨하스 과자처럼 부서지기 쉽다는 거죠.

 

그 가치가 세상을 구하고 타인을 살리고 이런 거창한 지점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사는 데 이유가 있나? 나는 나 자신을 잘 돌보고 아낀다. 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귀한 존재. 보다 큰 생명력과 이어져 있다.” 이 지점에서부터 출발해도 좋고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어떤 존재일까? 나는 어떤 역할을 하나?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믿음과 가치로 이 세상을 살아가나?” 에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가치라는 게 참 추상적인 것 같지만 삶의 척추가 되어주거든요. 그리고 삶의 위기와 갈래에서 방향성을 잡아주기도 합니다.

 

생애발달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이겁니다. 시험에 합격하거나 학위를 취득하거나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거나 결혼을 한 뒤에 우울이 찾아오는 이유는 그러한 지점들이 내 삶의 가치 속에 놓여 있지 않고, 수단을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란 거죠.

 

만약에 내 가치가 상생(相生)에 있다고 해 봐요. 시험을 보는 이유도, 학위를 따는 이유도, 일하는 이유도, 가족 구성원을 향한 태도도 내 가치와 연결되면 설사 중간에 지그재그로 가더라도 그 모든 과정이 가치를 중심으로 피워진 모닥불 같은 과정이란 걸 알기 때문에 회복탄력성이 생길 수밖에요.

 

아무튼 저번에 순방향 이야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역방향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그 전에 아래 질문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세요. (써 보면 더 좋죠)

 

 

<기분 좋았던 순간>

 

1)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사건 3개를 떠올려 보세요.

 

2) 하루 중 성취감이나 즐거움이 높게 나타날 때는 언제인가요? 주로 무얼 할 때인가요?

 

 

<기분이 안 좋았던 순간>

 

1) 내 삶에서 기분이 안 좋았던 사건 3개를 떠올려 보세요.

 

2) 하루 중 성취감이나 즐거움이 낮게 나타나는 때는 언제인가요? 주로 무얼 할 때인가요?

 

 

이 지점의 패턴을 발견하면 순방향과 역방향을 적용할 지점이 보이거든요.

 

이 질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서 써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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