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 양극성 원리 적용해 보기

어제는 오랜만에 메일함을 정리하다가, 편집자 몇 분께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2017년부터 여러 번 책 제의를 준 분이 있는데 당시 제 블로그 방문자가 많아야 하루에 40-50명일 때 글이 좋다고 격려해 주었거든요. 하지만 책 기획 방향이 맞지 않아 응해 드리지 못했는데요.

 

책을 낼 때 투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출판사 쪽에서 이미 기획안을 가지고 필자에게 연락해 오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제게 오는 기획안을 보면 부자들의 생각 기법, 부자들의 마인드셋 주로 이런 쪽으로 제안이 많이 오는데요.

 

물론 그동안 취재했던 분들 성공 키워드를 주욱 뽑아서 살 붙여 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마 양심상 그런 책은 못 쓰겠는 게, 당시에는 잘 나가다가 지금은 망했거나 사라진 경우도 있고, 가슴 아프게도 세상을 떠난 분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성공 키워드를 뽑기에도 조심스러운 게 어떤 분은 다양한 방법으로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잘 되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하나만 파다가 잭팟을 터뜨리는 분도 있습니다.

 

부지런해 이것저것 저변을 확대하다가 하나 얻어걸려 성공한 분도 있고, 반대로 게을러서 당신이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 잘 된 케이스도 있고,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차라리 왜 실패했는지를 들여다 보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이런 책을 내면 잘 안 팔리죠. 책 제목에 실패, 라는 말만 들어가도 판매량이 급감하거든요.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실패를 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각자 성향과 기질도 다르고 인간관계, 처한 환경과 상황, 그리고 명리학을 공부하면서 제가 체감한 건 사람마다 전성기도 다르다는 점인데요.

 

그 분이 그때 그 지점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기질적 성향과 업의 특성이 잘 맞기도 했지만 마침 그때 그를 돕는 사람들과 사회적 트렌드와 고객들의 니즈, 이런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죠. 그런데 한 개인이 이 모든 지점을 성공 방정식을 통해 컨트롤 할 수 있다? 이걸 단순히 몇 개의 공식으로 정리해 누구에나 대입하면 잘 된다? 솔직히 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그 비결을 상담학적인 관점에서 뽑아본다면 양극성 마인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인데요.

 

예를 들어

 

내가 좀 편하게 살고 싶다면?

오히려 고생할 각오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겁니다.

 

내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다면?

반대로 좀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는 거죠.

 

내가 사랑받고 싶다면?

내가 먼저 사랑을 먼저 주는 쪽이 더 빠르다는 걸 터득한 겁니다.

 

저는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반대로 세상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화가 나는 이유는 그 반대 지점에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가 침해받았기 때문이죠.

 

만약 사람이 사람을 때리고 죽이는 게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한 세상이면, 뉴스에서 사람을 죽인 이야기가 나와도 별 동요가 없을 테죠.

 

무엇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주어 일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 길에서 침 뱉고 욕설하는 장면을 보면, 내 일이 아니더라도 그 상황을 ‘나’라고 느끼기 때문에 화가 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거든요.

 

 

 

제가 정서 조절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반대 지점 니즈(감정이 주는 긍정적 의도)를 통찰하는 섹션을 집어 넣는 이유는 이런 양극성 원리를 통합할 때 우리 뇌가 잠잠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반대 지점 욕구를 생각해 보면 편도체에서 흥분한 감정이 해마를 통한 "해석"으로 잦아들거든요.

 

예를 들어 뱀을 보고 두려운 건 편도체에서 일어나는 작용입니다. 이때 “괜찮아. 많이 놀랐지? 그런데 저 뱀은 독이 없어.”라고 해석하고 인지하면 해마에서 두려움이 수그러들거든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감정이 올라왔을 때, 한번 반대 지점의 니즈에 대해 통찰해 보세요.

 

예를 들어

 

무시 받은 생각이 들어 화가 난다?

------> 반대 지점 니즈 생각해 보기 (나는 존중받고 싶었구나.)

 

사람을 잘 못 믿겠다는 생각이 든다?

------> 반대 지점 니즈 생각해 보기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구나)

 

어떤 일이 잘 안 되어 화가 난다?

-------> 반대 지점 니즈 생각해 보기 (나 정말 잘하고 싶었구나, 떳떳해지고 싶었구나)

 

그 사람을 보면 화가 난다?

-------> 반대 지점 니즈 생각해 보기 (그 사람에 대한 어떤 기대와 서운함이 있었구나)

 

이런 내 신세가 처량해 화가 난다?

-------> 반대 지점 니즈 생각해 보기 (나 자신한테 부끄럽지 않게 잘해 주고 싶었구나)

 

 

 

이런 반대 지점 니즈 읽어주다 보면 나뿐만 아니라, 상대의 감정 너머에 있는 니즈도 읽어주게 되고, 저 사람이 왜 저런지 이해하게도 됩니다.

 

어떤 사람이 화를 내는 건 2차 감정(표면적 감정)일 수 있습니다.

 

진짜 본질적인 1차 감정은 서운함일 수도 있고, 부끄러움일 수도 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혼란스러움일 수도 있고, 괘씸함, 억울함, 외로움, 실망스러움일 수도 있습니다.

 

묻혀 있는 1차 감정을 인정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표면적인 2차 감정으로 서로 쌓였던 오해가 풀리기도 합니다.

 

문득 예전에 세미나에서 어떤 샘이 말씀하셨던 일화가 생각나는데요. 배우자가 바람이 났을 때 보통 상대를 쥐 잡듯이 잡는데, 그럴수록 배우자는 나의 표면적 감정(분노)에 압도되어 오히려 도망가거나 회피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이때 나의 1차적 감정(서운함, 서러움)을 충분히 읽어주면 '아, 나는 저 사람을 참 사랑했는데, 저 사람은 날 배신했구나.'라는 반대 지점의 니즈를 통찰하게 되죠.

 

그래서 1차적 감정 접촉과 니즈 파악이 빠른 경우, 화를 내기보다는 이렇게 말한다는 겁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데…….” 이 한 마디면 바람 난 배우자도 돌아온다는 게 이런 원리인 겁니다.

 

직장에서도 그래요. 부하 직원이 실수했을 때 화를 내며 쥐 잡듯이 잡기보다는 “내가 너를 얼마나 믿었는데…….” 이 한마디면, 그 부하직원도 '아 상사가 나를 무시하고 있는지 알았는데 인정하고 있었구나, 그런데 실망시켰구나, 앞으론 정신 차리고 좀 잘하자.'는 동기 부여가 되죠.

 

아무튼 말이죠. 적절한 제한과 통제, 각성도 필요하지만 사실 정서가 안정되지 못하면 소소한 위기조차 제대로 넘길 수 없거든요. 마음이 안정되어 있을 때는 금방 해내는 일도 정서가 불안정하면 실수하거나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Leppert, K, 2008).

 

그래서 정서 조절에 관련한 이야기들은 앞으로 주욱 써 나갈까 해요. 여러 다양한 기법을 보고 왠지 나랑 잘 맞는데? 하는 방법을 찾아 적절하게 쓰시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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