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트레이닝] 원하는 방향대로 안 되는 이유는?

가만히 보면 말이죠. 우주가 한 사람을 양극성 방향으로 트레이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는 분 중에 외도전문상담가로 이름 난 분이 있는데, 이 분이 원래는 평범한 가정주부였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바람이 나, 가정이 붕괴되면서 아이를 업고 다시 공부해서 상담가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요.

 

내담자 분 말이 다른 샘한테 상담 받으면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는데, 이 분은 아주 속 시원하게 정곡을 찔러 준다고 하더라고요. 당신 경험에서 흘러나온 통찰이 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 통찰 안에 얼마나 많은 눈물이 저며 있을까. 고통이 담겨 있을까, 싶더라고요. 이 분이 너무 힘들었을 때 죽으려고 마포대교까지 갔었거든요.

 

 

보통 자기계발서 같은 데 보면 ”간절히 꿈꾸면 이루어진다.” 이렇게들 이야기하는데 제가 취재했던 많은 인터뷰이들이 의외로 그 꿈을 간절히 원했다기보다는 원래는 꿈이 따로 있었는데,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고 어떤 일이 연결, 연결되어서 지금 하는 일에 이르렀다든지

 

아니면 그 일을 원했지만, 막상 하다 보니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두려고 했는데, 그만 둘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스스로를 트레이닝하다 보니 잘 되었다든지

 

원래 이 일을 할 생각이 없었는데, 입에 풀칠하려고 시작한 일이 잘 된 케이스가 많았다는 거죠.

 

우주가 왜 본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직진으로 사람을 키우지 아니하고, 양극성 방향으로 트레이닝 시키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

 

사람은 결국 고통을 통해 성숙하고, 진짜 업에 이르는 과정은 현상계의 어떤 껍데기(직장, 직업)가 아니라, 우주가 그 사람을 통해 본질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어떤 욕구가 있다는 걸 느낍니다.

 

저도 돌이켜보면, 원래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는 활동적인 성격이 아닌데, 아버지가 주식으로 억대 돈을 날리면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시작한 게 기자 아르바이트였거든요(시급 대비 과외 다음으로 돈을 많이 주더라구요.)

 

모르는 사람한테 섭외 전화해서 설득하고, 모르는 사람이랑 만나서 이야기하고, 모르는 사람의 인생 소스를 담아서 가공한다는 게 적성에 맞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기자가 간절히 되고 싶다든지, 이 기사로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든지 이런 철학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까 기사 속 좋은 문구를 코팅해 가지고 다닌다는 독자 분의 감사 메일을 받기도 하니까, ‘아 나는 그저 돈을 벌려고 시작한 일인데, 내 일을 통해서 무언가 세상에 힘이 되기도 하는구나.’ 하고 가치로 시선이 이동하더라고요.

 

그런데 돌아보면 우주가 그렇게 트레이닝 시킨 것 같기도 합니다. 만약에 돈이 필요하지 않았으면 자기 세계에 갇혀 융통성도 없고, 싹싹하게 굴지도 못하고 좀 괴팍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그런데 사회생활하면서 닦인 페르소나가 저한테 부족한 지점을 잘 채워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젠 낯선 분들하고도 이야기 잘 하고, 어떤 면에선 무대체질이 되어 버렸는데요. 하루는 기업에 프로그램 진행하러 갔다가 만난 레크레이션 여성 강사 분이 우리 2인 1조가 되어서 한번 전국 기업과 문화센터, 공공기관을 누벼보자고 하시길래

 

”저 사실 낯도 가리고, 까탈스러워요. 저랑 같이 일하면 힘드실 거예요.”하고 웃어 넘겼는데, “나 아무한테나 이런 이야기 안 하는데, 아까 강의 지켜보니까 자기가 귀에 쏙쏙 들어오게 말을 해서 특별 스카웃 제의 하는 거다. 나 되게 돈 잘 번다.”며 윙크까지 하시는데 그런 제안도 감사하고, 제 페르소나에 이런 매력이 있구나 싶어 새삼 기분이 좋더라고요.

 

 

어릴 때 유치원 담임 선생님이 저한테 "자폐적이다." 이런 이야기도 했는데, 머릿속으로는 유치원의 원장님과 선생님들 위계 관계랄지 성격 같은 건 대략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스승의 날이 돌아왔는데 엄마가 “너희 선생님 뭐 좋아하셔?” 하고 묻길래 “선물 같은 거 말고. 아빠 회사 사람 소개시켜 주면 좋아할 것 같아.”라고 말했는데요.

 

하루는 선생님이 “아버지 뭐하시니?” 묻기에 “극동정유 다녀요.”(지금은 오일뱅크로 바뀌었는데, 당시 부산에서 잘 나가는 회사였거든요.)라고 하니까 “나 결혼 안 했다고 아버지한테 말씀드려.” 하지 않겠어요. 그게 무슨 의미겠어요. 선자리 주선을 해 달라는 거겠죠.

 

그래서 엄마가 그 선생님한테 회사 사람을 소개해 주었는데요. 그 다음부터 선생님이 저한테 자폐적이라고 안 하고, 애가 하는 짓이 너무 이쁘다고 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때 느꼈죠. 사람은 자기의 관점대로 편집해서 세상을 바라보는구나. 나는 그냥 나인데, 상대에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가 다르게 보이는구나.

 

그럼 세상이 편집된 홀로그램 같은 거 아닌가? 그러니까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이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만, 다른 사람 눈에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보이기도 하겠구나.

 

세상이 한 장의 그림이라면 어느 부분을 보느냐에 따라 얻어가는 자기 그림이 다 다르겠구나.

 

그러니까 우리는 같은 세상에 살지만, 각자 다른 세상에 살고 있구나, 싶더라고요.

 

이때 깨달음에 영향 받아 열세 살때 ‘세상은 내 얼굴’이란 글을 써서 공모전에 냈다가 상금도 받고 방송국 구경도 했었죠.

 

 

아무튼 말이죠. 기자 일은 아르바이트로 끝내려고 했는데, 취업 시장에 나오니까 별다른 기술이 없어 저는 안 팔리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학생 때 아르바이트한 게 경력이 되어서 결국 사람 만나 취재하고 글 쓰는 쪽으로 흘러오더라고요.

 

그런데 인터뷰이들이 “보통 일반 기자 분이랑 다르네요. 상담받은 기분이 들어요.” 이런 피드백을 많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상담을 좀 깊이 있게 공부해 볼까? 그런 욕망이 생기더라고요. 

 

원래 명상하는 거 좋아하고, 심리학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막상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해 보니 너무 재밌는 거죠. 그리고 선배랑 같이 일하는 것도 좋고, 교수님과 프로그램 만드는 것도 즐겁고요. 프로그램이나 집단 상담으로 다양한 분들을 만나면 숨겨 있던 제가 깨어난 기분이랄까요. 뭔가 서로 내밀한 뿌리가 맞닿아 있는 것 같아서 행복한 거 있죠?

 

“은경 요즘 뭐해?” “샘은 도대체 뭐하는데?” 주변에서 제 안부를 종종 묻는데,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우주가 트레이닝 시키는 대로 한번 가보려고요.

 

설사 내가 원하는 그림대로 안 가지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큰 밑그림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그리고 어디에서 뭘 하든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보람을 느낀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싶고요.

 

세상이 필요로 하고, 내가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크로스(접점)에 있는 일인데, 설마 우주가 굶어 죽이기야 하겠어요?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원하는 대로 삶이 안 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어쩌면 뭔가 더 큰 밑그림이 있고, 그 퍼즐을 맞추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생각대로 안 풀리니까 나쁜 점만 있는 것 같은데, 의외로 좋은 점도 있거든요. 물론 그건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겠죠.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대면으로 사람을 못 만나니까 스스로를 체크해 볼 수 있는 심리 자가 키트 형식의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저도 책 쓰다가 막히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데요. 요즘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이 “내 진짜 욕망 찾기”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한번 성찰해 보세요.

 

요즘 어떤 지점에서 결핍을 느끼나요?

 

그 결핍의 반대 급부에는 어떤 내 욕망이 있나요?

 

예를 들어 결핍 지점 : 난 가난하다 ----> 반대 급부 욕망 : 부자가 되고 싶다 ---> 왜 부자가 되고 싶은가?---->자유로워지고 싶다(이게 진짜 욕망. 그렇다면 현재 이 욕망을 조금이라도 충족할 수 있는 태도와 행동은? ex: 잠깐 내려놓고 죽음의 관점에서 일상 바라보기. 아무렇게나 계획 없이 하루 살아보기. 명상해 보기. 세계를 여행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 보기, 내가 얽매여 있는 선택지로부터 벗어나 보기, 좀 져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춤추기, 산책하기, 한번 도전해 보기 등등)

 

결핍 지점 : 지구에서 사라지고 싶다 ---> 반대 급부 욕망 : 분명히 존재하고 싶다---> 왜 분명히 존재하고 싶은가?----->보람과 기쁨을 느끼며 생생하게 살고 싶다. (이게 진짜 욕망. 그렇다면 현재 이 욕망을 조금이라도 충족할 수 있는 태도와 행동은? ex: 내가 초등학교 때 무얼 잘했나 살펴보고 그 재능을 일상과 연결해 보기, 나의 커리어에서 안 쓰고 있던 것,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잘하는 것 부캐로 해보기, 혹은 실패했지만 배운 지점 있으면 정리해 나누기,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 욕구에 충실해 보기 등등)

 

결핍 지점 : 의지하고 싶다---> 반대 급부 욕망 : 독립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왜 독립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내적인 힘을 갖고 싶다(이게 진짜 욕망, 그렇다면 현재 이 욕망을 조금이라도 충족할 수 있는 태도와 행동은? ex: 진짜 중요한 게 무언지 살펴보기, 나에게 안정감을 주고 나를 격려하게 하는 것-보면 기분 좋은 것, 동기 부여가 되는 책, 음악, 운동 등-으로 일상 배치해 보기, 종교를 갖거나 다양한 영적 프로그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기 등등)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1) 요즘 어디에 결핍을 느끼는지, (2) 그 반대 급부에는 어떤 내 욕망이 있는지, 그리고 (3) 그 욕망을 통해 실현하고 싶은 진짜 궁극적 욕망은 무언지 한 번 성찰해 보시면 좋겠네요.

 

그리고 (4) 그 욕망을 굳이 먼 미래가 아닌, 지금 현재에도 충족할 수 있는 태도와 행동은 무언지 살펴보고 스스로에게 해 주세요. 아무리 깊이 들여다봐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 내년에 이런 테마로 소규모 프로그램을 열 때 신청해 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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