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루틴] 기분을 태도로 활용하기

요즘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라는 말이 유행이죠. 맞아요. 기분이 태도가 되면 사는 게 힘들어집니다.

 

무엇보다 이 기분이란 녀석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날씨처럼 왔다가 사라지는데, 그러한 속성에 끄달리면 마음이 힘들어지죠.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내 기분(날씨를) 알아차리면, 덜 휩쓸릴 수도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 날씨를 변수로 잡고, 삶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는데요. 해가 비추는 맑은 날, 삶의 만족도를 물으면 만족감이 올라갔지만, 흐린 날에는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이 날씨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게 한 뒤에, 삶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더니 ‘아, 내가 기분이 좋은 게 맑아서 그렇구나.’ ‘내가 기분이 안 좋은 게 오늘 흐려서 그렇구나.’란 걸 자각한 뒤엔 날씨에 영향을 덜 받았다고 해요(Cunningham, 2002).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순간순간 알아차려서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으면 좋겠지만(의식적으론 알아도), 무의식적으론 기분이 태도가 될 수밖에 없는 게 또 사람 마음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반대로 기분을 차라리 인정하고, 태도로 활용해 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보통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면 엉겁결에 세수하고 밥 먹고, 무의식적 아침 습관 루틴에 따라 움직이죠. 사실 이런 반자동화 시스템이 있어서 하루의 균형이 맞추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제 안 좋은 일이 있었다거나, 뭔지 모르겠지만 아침에 눈 떠서 움직일 때 찌뿌둥할 땐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자’라고 외쳐도 말짱 도루묵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아침을 시작할 때, 이러한 감정 목록표에서 내 지금 기분이 어떠한지 체크해 보는 겁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읽어줍니다.

 

1. 오늘 아침, 내 감정이 어떤가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이 감정 속에 숨은 “나를 살리고 싶었던 긍정적 욕구(want)”는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나는 ___________ 하고 싶습니다. / 사실 나는 _______ 하고 싶었습니다.

 

 

3. 오늘 하루, 어떠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은가요?

 

나는 ________ 한 감정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4. 이러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일상 속 태도와 행동은?

 

이렇게 내가 오늘 어떤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 마음챙김하면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하자.’라고 무의식을 억누르지 않더라도 내가 오늘 하루를 보내고 싶은 일상의 결이 달라집니다.

 

 

정서 연구가인 Bower의 인지적 네트워크 정서 모델을 보면 각 정서는 기억의 마디(nodes)로 이어져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활성화되면 주위의 연결망을 타고 비슷한 감정의 삽화까지 활성화됩니다.

 

음, 그러니까 정서 상태에 따라 정보의 선택적 지각이 달라지는데, 쉽게 말해서 내가 느끼는 기분에 따라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해석과 기억이 바뀝니다. 예를 들어 지금 느끼는 감정이 우울이면, 과거에 우울했던 일부터 미래의 우울할 것 같은 가상의 상황까지 같이 세트로 딸려 온다는 거죠.

 

저는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서러웠습니다. 어젯밤에 꿈을 꿨는데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서럽더라고요. 그래서 아침 루틴으로 이러한 감정을 읽어주고, 어떤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 물었더니, 상쾌하게 보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할 일을 후딱 끝내고, 오랜만에 대청소 한 다음, 보내야 할 택배도 미루지 말고 포장해서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아이스크림도 하나 먹어주면서(요즘 브라보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에 빠졌는데 왜 이렇게 맛있죠. 강추해 봅니다 :)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려고 합니다.

 

아무튼 말이죠. 이렇게 내 기분을 억누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부정적 감정이더라도 충분히 읽어주고, 오늘 하루 어떤 기분으로 보내고 싶은지 나에게 물어봅니다.

 

저랑 같이 『CSV 회복탄력성 프로그램』을 함께 한 분들은 정서별 대안 행동 목록을 하나씩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거 묵혀 두지 마시고 일상에서 활용해 보세요.

 

저의 리스트를 몇 가지 공개하자면

 

전 우울한 땐 글을 쓰거나 음악을 듣습니다. 특히 《너의 노래는》이란 음악 다큐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보고 있으면 프랑스의 눈 내리는 풍경 속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이 참 좋아요.

 

무기력하면, 철인3종 경기나 무술하는 동영상 등을 봅니다. 아니면 밖에 나가서 걷거나, 예쁜 소품이나 악세사리를 구경하기도 합니다.

 

화가 나면 밥 로스 아저씨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풀리더라고요. 이 분은 게슈탈트적 치유 마인드를 가진 분이죠. 함께 볼까요? :)

 

저는 어릴 때부터 스스로에게 묻는 마음의 표지판 같은 작업이 있는데요,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이것이 ‘크리스마스 카드 같은 느낌인가? vs 갑갑한가?’ 라고 묻습니다.

 

어릴 때 이상한 사람을 따라갈 뻔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이렇게 물었죠. “저 사람이 크리스마스 카드 같은 느낌인가? 아니면 갑갑한 느낌인가?” 갑갑한 느낌이어서 안 따라갔습니다.

 

직장을 구하거나 인터뷰이를 섭외하거나 뭔가 도전해야 할 일이 있을 때도 이렇게 묻곤 합니다. “이 직장이, 이 사람이, 이 도전과제가 크리스마스 카드 같은 느낌인가? vs 뭔가 갑갑한 느낌인가?” 도대체 크리스마스 카드 같은 느낌이 뭐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이걸 언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여섯 살 때 이 이론을 처음 만든 제 안의 꼬맹이한테 물어볼 수밖에요.

 

물론 사람이 하기 싫어도 해야 할 때가 있고, 어쩔 수 없이 선택 아닌 선택을 해야 될 때도 있지만 그럴 땐 이렇게 스스로에게 바꿔 물어보세요.

 

아, 이 일 하기 싫다 (x)

이 일을 내가 잘 해내면 어떤 좋은 일들이 생길까? (o)

 

화내고 싶지 않다(x) ---> 이건 무의식적 억누름

내가 화내지 않으면 어떤 기분 좋은 일이 생길까? (o)

 

우리 뇌는 말이죠. 부정적이거나 중립적 조건에 놓일 때보다, 긍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킬 때 사고의 확장성이 높아져서 나도 몰랐던 능력을 발휘하기도 하거든요(Isen, Daubman, & Nowicki).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사무실이나 집 책상에 위의 감정목록표를 프린트해서 붙여 놓고, 아침 루틴으로 오늘 어떤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 체크해 보세요. 분명 도움이 되실 거예요.

 

1. 오늘 아침, 내 감정이 어떤가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이 감정 속에 숨은 “나를 살리고 싶었던 긍정적 욕구(want)”는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나는 ___________ 하고 싶습니다. / 사실 나는 _______ 하고 싶었습니다.

 

 

3. 오늘 하루, 어떠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은가요?

 

나는 ________ 한 감정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4. 이러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일상 속 태도와 행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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