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와 행동] 좋아하지만 말이 안 통하는 최종회 (1)






오늘, 우리가 만나게 될 인물은 (클릭) 좋아하지만 말이 안 통하는  세계에 사는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여자는 그의 말들이 지울 수 없는 소란처럼 느껴질 때마다 이렇게 되뇌죠. 마치 주문처럼. “그래, 우린 말이 안 통하지만 서로 좋아할 수 있는 관계야. 관계라는 건 마음먹기 나름이거든.”


혹시 인지부조화란 말 들어보셨나요? 예를 들어 ‘단순 반복적인 일은 나랑 정말 안 맞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가 그런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면 평소의 인지(가치관)과 잘 맞지 않겠죠? 그래서 인지와 실제 간에 부조화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그는 그 격차만큼 괴로워지지요.


그래서 어느 날 그는 이렇게 생각을 바꾸고, 일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래, 단순 반복적인 일처럼 보여도, 이 일을 통해 배울 점이 있을 거야.’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마음가짐’을 바꾸는 거지요. 마음가짐이 달라지면 행동이 바뀔 수밖에요. 


이렇게 태도에서 행동이 바뀌기도 하지만, 행동에서 태도가 바뀌기도 합니다. 실제로 세계 대전 때 반미주의 성향의 중국인들에게 미국의 장점에 대해 글을 쓰게 했더니 전쟁이 끝난 뒤에 미국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행동(지속적인 글쓰기)을 통해서 태도가 바뀐 경우죠.


어쩌면 그들은 처음에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늘어놓았을지 모릅니다. 인지부조화가 발생했겠지요. 하지만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의 여러 환경에 대한 자료를 접하게 되고,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어느 부분이 나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다 점점 자기 최면에 빠져듭니다. 인지부조화로 인한 자괴감보다는 낫거든요. 그래서 전쟁이 끝난 뒤에는 아예 이민을 가 버리기도 합니다. 


그만큼 우리는 내부적으로 분열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깊은 소리와 통합되지 않으면 균열을 느끼고 괴로워합니다.


문득 예전에 모 잡지사에서 ‘우등생’이란 꼭지를 담당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우등생>이란 꼭지가 말하듯, 전국의 우등생들을 취재해서 어떻게 하면 높은 성적을 받는지 그 비결을 듣는 것이었지요.


하루는 명문대에 수석 합격한 학생을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여러모로 어려운 형편 가운데에서도 우수한 수능 성적을 받아서 많은 관심을 받았죠. 인터뷰의 컨셉은 ‘환경은 중요하지 않다. 노력으로 승부한다.’였답니다. 하지만 저는 '음, 그래도 머리가 좋으니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었겠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를 만난 뒤, 저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공부 잘 하는 비결 좀 알려 달랬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공부할 때 집중이 힘든 건 화가 나거나, 걱정거리가 자꾸 생각나서예요. 아빠는 왜 소식이 없는 걸까, 우리 엄마는 왜 힘들게 식당 일을 하는 걸까……. 이런 잡생각들이 떠오를 때마다 저는 용서 기도를 해요.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저 자신까지 용서한다고 말한 뒤에 문제집을 펴요. 공부하는 순간만큼은 용서하고 잊는 게 가장 큰 집중 비결이었던 것 같아요.”


고작 열아홉밖에 안 된 그 친구에게서 저는 최상의 마인드 컨트롤 비법을 얻었던 겁니다. 


어쩌면 이 친구가 갖는 행동과 태도가 삶의 연금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 봤습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고 할수록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자책감은 오로지 스스로에게 돌아가기 때문이지요.


삶의 결을 달리할 수 있는 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마음을 비우고 집중하기. 나머지는 하늘에 맡겨 두는 건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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