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불안, 강박, 공황장애 완화 Tips (2-5)

저는 핵심만 추려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데요. 한편으론 엉뚱한 분야까지 오지랖 넓게 파고들기도 합니다. 요즘은 에너지 흐름에 꽂혀서 열교환에 관심이 많은데요.

 

일단 쓰던 단행본부터 완료해야 하는데,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그런데 정말 시간이란 게 존재할까요? 양자물리학자들은 이미 생명의 판형이 짜여져 있고, 사람이 시간이란 의미를 부여해서, 다중성의 겹을 한 방향으로만 읽어 나가는 것으로 보던데 말이죠.)

 

아무튼 불안, 강박, 공황장애 관련한 것도 그래요. 쓰다 보면 시리즈로 끝이 없을 것 같아서, 마음의 불편함이 있는 분들에게 와 닿을 수 있는 핵심 내용만 추려 볼까 해요.

 

1. 방어에 숨구멍 열기

 

가만 보면 그래요.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을 정면으로 직시하면 외려 덜 무섭잖아요. 그런데 이 불안장애는 실체가 없습니다. 마치 고스트처럼 말이죠. 그래서 공황이 있는 분들은 예기 불안(공황이 또 오면 어떻게 하지?), 강박 장애로 힘든 분들은(심리적 찜찜함을 회피하기 위해) 강박적인 행동 반복, 불안 장애가 있는 분들은 이 실체 없는 불안에 압도되어서 지금, 여기(here&now)에 선명하게 깨어 있지 못합니다.

 

불안 장애는 높은 신경성과 관련이 있고, 이는 회피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냥 차라리 그것에 직면해 버리면(허용하고 인정해 주면) 곤두섰던 신경이 가라앉는다는 역설의 지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통제하려고 할수록 얘네들이 더 기승을 부리고, 그냥 직면하면(고통을 정면으로 껴안아 돌진하면) 흩어집니다. 이러한 원리 때문에 게슈탈트 치료에서는 ‘기꺼이 경험하기’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 합니다.

 

내적 통제를 내려놓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여 머무르면 나머지는 유기체가 스스로 알아서 치유한다. 이렇게 한계까지 체험하면 마침내 변화가 일어난다. 이것이 펄스의 교착상태 이론인데, 게슈탈트 치료의 가장 큰 발견 중 하나이다.”

 

자기 절제와 관련된 연구를 보면 말이죠. 고통스러운 감정이 머물 공간을 허용하지 못할수록 절제력에 더 어려움을 보였다고 해요(Brown, R, 1992).

 

예전에 박상륭 선생님이 “답답한 걸 맞이하거든, 회피하지 말고 요모조모 들여다 봐라. 거기에 꽃이 피어 있다.”라고 했는데요. 그래서 저는 뭔가 안 풀리면 천천히, 잘게 나누어서 들여다 봅니다. 불안 장애 역시 “한몫에 다 하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나누어서” 접근할 때 완화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Kabat-Zinn, J, 2008).

 

2. 보디가드 작동 원리

 

마음챙김을 자비명상적 관점에서 접근한 존 카밧진(Jon Kabat-Zinn) 박사는 불안장애 역시 개체를 보호하려는 일종의 방어로 보는데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불안, 강박, 공황이 올라올 때, 얘네를 반가운 친구처럼 대하면 저절로 물러간다는 거죠. 얘네를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아, 너 왔구나.” 하고 관찰자 시점에서 맞이해 주는 겁니다.

 

보디가드 작동 원리도 그래요. 예를 들어 내담자 A씨의 경우, 장거리로 출퇴근을 하는 분이었는데 중간에 터널에만 진입하면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공황이 올라와서 힘든 게 이슈였습니다.

 

이 공황이란 녀석도 결국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거든요. 이런 원리를 적용해서 외재화 기법(혹시 살면서 무언가로부터 보호받았던 적이 있는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것을 상징적으로 이끌어 낸다면?)으로 물었더니, 복순이란 강아지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렸을 때 약해서 동네 친구들한테 자주 얻어맞았는데, 그때 마당에서 키우던 복순이가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 발목을 물고 놔 주지 않더란 말이죠. 원래 복순이가 상당히 신경질적이어서 숙제를 할 때마다 짖어대서 싫어했는데, 그 사건 이후로 복순이한테 잘해 주게 되었다고요.

 

그래서 터널에 진입해 가슴이 두근거릴 때마다 “안녕, 복순이 왔구나. 나 지켜주려고. 고마워.”라고 회피하지 않고 반갑게 맞이해 준 다음에 터널을 통과하니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해요.

 

그러니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불안이나 강박, 공황이 올라와서 힘들 때는 얘네가 나를 일부러 괴롭히려는 게 아니라, 나의 과열된 신경계를 보호하려고 그런 거구나, 일종의 보디가드 같은 거구나, 하고 따뜻하게 맞이해 보세요.

 

과열된 교감신경을 이완된 부교감신경으로 전환하는 게 불안 완화의 핵심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이어서 써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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