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케치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사르트르를 비롯해 몇몇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오로지 스스로가 자기(self)를 만든다고 전제하여 "하나의 프로젝트로서의 자기"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 이는 마치 특정 개인이 자신이 되고자 결심만 한다면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유전과 사회, 환경적인 숙명 속에 놓인 이에게 과도한 책임감과 절망을 안겨주기도 한다. 반면 로저스 학피 및 프로이트 학파에서는 자신을 형성하는 의지와 의사 결정 방식을 경시함으로써 주어진 숙명 속에서도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정신력과 용기를 회피해왔다. 조건 지어져 있지만, 그 조건의 그물망 속에서 용기를 발휘하는 것은 그 자신의 존재 의식이기도 하다.
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저는 매슬로(Abraham Maslow)가 천재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분은 표면적인 차원에서 어떤 현상을 보는 게 아니라, ‘더 잘하고 싶어 하고’ ‘더 성장하길’ 바라는데, 그것이 좌절되었을 때 불가피하게 따르는 결핍을 ‘사랑의 눈’으로 통찰해 냅니다. 예를 들어서 품행 장애 아이를 보았을 때 보통은 “그 애는 왜 비행을 저지를까?” 이런 병리적인 관점에서 이유를 분석하는데요. 매슬로는 아이의 비행을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아이가 그렇게 비행을 저지르는 데에는 부모 혹은 환경의 착취, 지배, 무관심, 경멸, 무시에 대해 자기 나름으로 ‘저항’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한 사람의 성격적 문제는 누군가 이 사람의 심리적 뼈대와 내적 본성을 파괴하고자 할 때 이에 대한 강력한 저항이라는 겁니다. 이러..
슈퍼비전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본인은 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본인 스스로가 사람에 대한 가치 정립이 있어야, 앞으로 일을 하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릴 때 제 눈에는 어른의 세계가 믿을 만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이익을 위해 사는 것이고, 약육강식의 세계이며, 단지 번식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되었다는 회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 사람은 과연 저 말에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본인 스스로도 믿을 수가 없어서 저 말을 반복하는 건 아닐까? 그런 의구심 어린 시선을 가슴 깊이 숨기고 있었죠. 겉으로는 사회적 룰에 따르며 잘 적응했지만, 속으로는 앞으로 팔십 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규 교육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