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14년 동안 함께 했던 강아지를 저는 2019년 8월 17일에 잃었습니다. 십여 년 전,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이후 친구를 잃은 아픔이 있었지만, 여전히 죽음을 경험하는 것은 살이 타 들어가는 아픔입니다. 롤랑 바르트는 어머니를 잃고 쓴 《애도 일기》에서 산 사람은 살아야 하는 아픔에 대해 이렇게 토로합니다. “모든 일들은 아주 빨리 다시 시작되었다. 원고들, 이런저런 문의들, 또 이런저런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들, 그리고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차 없이 얻어내려 한다. 그녀가 죽자마자 세상은 나를 마비시킨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하는 거야, 라는 말로. (롤랑 바르트, 애도 일기, 1977년 11월 6일) 작년에 내담자 K를 만났을 때 그러더라고요. “내 새끼는 죽어 버렸는데, 남겨진 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