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케치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그가 사라지고 싶었던 건, 그 비어버린 공간만큼은 충분히 존재하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요즘 니체 아저씨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열독 중인데요. 니체는 특별히 인간의 능력들 가운데에서 ‘작별의 능력’을 예찬합니다. ‘작별하는 능력 없이’ 창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작별의 능력은 관념적이나 추상적인 게 아닌, 합리적이고 유용하기도 합니다. 제가 인터뷰했던 예술가들, 발명가들 대부분이 어떤 문제에 붙잡혀 붙들려 있을 때보다는 그것을 잠시 잊어두고(잠시 작별하고) 있다가 다른 일 하다가 번쩍! 하고 문제의 실마리를 찾게 될 때가 많다고 술회합니다. 그만큼 작별의 능력은 ‘문제에 지나치게 밀착되어 있지 않게 하는’ 유연한 거리 두기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는 거죠. 어디 그뿐인가요. 예전에 ‘사장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칼럼의 인터뷰를 진행할 때 느꼈지만, 오래 살아 남는 CEO일수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