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ED]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 & 내적 울분 관계

지난 번에 기러기 가족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기러기 가족일지라도 평소 화상통화, 전화, 이메일, 톡 등을 통해 수시로 접촉하고, 서로에 대한 ○○○○이 있는 경우에는 가족 간 유대관계가 무너지지 않았다고 해요(김기화, 2012).

 

여기서 ○○○○은? 가족이 서로에 대한 “안쓰러움”을 느끼고 있을 때였는데요. 이 안쓰러운 감정은 요즘 주목받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약해지는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정서적 매개가 되고 있거든요.

 

안쓰러운 감정은 PTED(외상 후 울분장애)를 줄여주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거 아세요? 요즘 한국인 10명 중 6명이 만성울분을 토로하고 있다고 합니다(유명순, 2021).

 

아무래도 코로나19가 PTED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금 당장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느라 정신이 없지만, 백신 접종 뒤에 회복기에 접어들면 잠재되었던 울분이 수면 위로 솟아오르게 될 거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코로나 때문만이 아니라, 요즘 다들 피곤하고 아프고, 마음은 상처투성이입니다.

 

무한경쟁사회에 놓여진 사람들은 열심히 살아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거죠. 사람들이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에 매달리는 것도 그러한 불안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데요.

 

어릴 때 저희 집과 비슷했는데,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어 월세만 몇 천 넘게 받는 아버지 친구분도 있고, 원룸을 A동~C동까지 가지고 있어 며느리 포함 가족 모두 무직인 집안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죠. 그리고 나는 왜 재테크를 안 해서 요 모양일까, 그런 울분을 느낄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된 거죠.

 

요즘 주식과 비트코인, 부동산으로 돈을 번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하락해서 목숨을 끊은 사례도 뉴스에 자주 나옵니다.

 

 

예전에 주식으로 돈 번 분을 인터뷰했었는데, 개미가 주식으로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주식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치밀하게 분석해 멀리 보고, 성장 가능한 분야에 자금을 묻어둔다는 마음으로, 장기전으로 가야지 단타로 치고 빠지는 건 중독성을 유발할 뿐이라고 강조하더라고요.

 

저희집도 닷컴 열풍이 불 때 아버지가 선물 옵션 주식 투자를 하다가, 억대의 퇴직금을 날린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부모님이 부부싸움을 하면 이 이야기가 단골소재로 등장하는데요. 가족 내 PTED로 남은 거죠.

 

일하지 않고 재테크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사회에 접어들면서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오히려 바보인 세상이 되었는데요.

 

하지만 일을 한다는 것은 정신건강에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물론 과도하게 나를 혹사시킨다든지 번아웃을 유발하는 일은 정신 건강에 부적 영향을 주었지만, 일을 통해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는 삶이 돈이 많아 무직으로 놀고먹는 것보다 행복감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문제는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고, 가족의 생계를 풍요롭게 책임질 수 있는 일이 흔치 않다는 거죠. 대부분이 단순히 돈을 위해 돈을 버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데 말이죠. 제가 잘 되는 분들을 인터뷰하면서 여실히 느낀 게 “끌력(사람을 끌어당기는 에너지)”이 있다는 지점이었는데요.

 

예를 들어 동네에 작은 병원에 가 봐도, 잘 되는 병원은 끌력이 있습니다. 의사가 친절하면 접수받는 분도 친절한 경우가 많은데요.

 

반대로 의사가 짜증이 나 있으면 그 밑에 일하는 분들도 화가 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과 태도는 전염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그 병원에 안 가게 됩니다.

 

이러한 끌력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요인을 분석해 보면 조직의 시스템, 애사심, 동료애, 자존감, 태도와 가치 등 여러 변인요인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람(동료와 고객)을 단순히 도구로 보지 않고, 존중하는 유대감에서 나온다는 거죠.

 

물론 실력도 중요하죠. 영업왕 분들이 강조하는 게 실력이 부족하면, 즉 기본 베이스에 충실하지 못하면 나머지는 요행에 불과하다고 하는 데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리 절친이 떡볶이 집을 개업하더라도 처음에는 도와줄 겸 그 집 떡볶이만 먹어도, 결국 본질이 함량 미달이라면(떡볶이가 맛이 없으면) 다른 맛집으로 가게 된다는 거죠.

 

돈과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를 보면 말이죠. 수입이 증가하면 사람은 행복감을 느끼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Diener, 1993).

 

왜냐하면 사람은 어떤 자극(그것이 기막히게 행복한 자극일지라도)에 노출되면 비교적 그것에 빨리 익숙해져 적응이 되기 때문이죠. 보통 사람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변화에 대해 대략 3개월 이내에 적응합니다(Diener & Lucas, 2000).

 

처음 월급이 올랐거나 복권에 당첨되었을 때, 우리는 기쁨을 느낍니다. 그러나 적응기제가 작동하게 되면서 더 이상 월급이 많다고 자각되지 않는 겁니다. ‘보통 수준’이 되는 거죠.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일정 시기가 지나면 본인이 가진 행복 항상성 값(the baseline of happiness)으로 되돌아간다는 거죠.

 

그렇다면 개인의 행복 항상성을 높이는 지점은 무엇인가? 공통점을 추려본다면 이미 잘 알고 있는 지점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고 돌보기, 과도한 욕심을 내려놓기, 사람들과의 원활한 관계성(내가 행복하면 주변 사람들도 행복), 나를 힘들게 하는 것에 대해 중요도 낮추기, 잘 먹고, 잘 자기, 적절한 운동,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기(나는 그래도 ____을 가지고 있다), 거대한 목표보다는 적절한 목표를 구체적인 과정을 통해 실현해 나가기, 사람들과 유대감을 갖고 나누기, 죽음을 통해 맞이하게 될 유한한 삶을 받아들이기, 본질적인 생명력 안에서 내적 충만함 갖기 등등..

 

아무튼 말이죠. 제 주변에도 코로나로 인해 월급이 삭감되거나 실직인 분들도 있습니다. 저 또한 반백수로 글자와 씨름하고 있을 때면 울컥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내가 1년 뒤, 5년 뒤, 10년 뒤에도 코로나로 고민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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