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제 첫 내담자는 사촌동생 친구였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녀석한테 좀 미안하기도 합니다. 대학원 과제 때문에 급하게 소개받아 만났는데요. 그때 은유를 활용한 상담을 배우고 있었는데, 외재화 기법을 너무 많이 써서 수박 겉핥기가 된 부분도 있습니다. (외재화 기법이란 가지고 있는 이슈를 직접적으로 말 안 하고, 은유적으로 무의식을 끄집어 내는 기법인데요. 예를 들어서 이 친구가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슬픈 마음을 "검은 먼지 덩어리"라고 표현했는데, 그 덩어리를 털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물으니 "그래도 너랑 사귀면서 행복했던 적도 있었다. 고마워. 잘가. 안녕. 후~ 하고 불어주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주요 이슈는 실연이었지만, 사실 이 친구는 내면이 꽤 건강한 친구였습니다. 하루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