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44 파블루 네루다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그는 알까그리고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왜 우리는 다만 헤어지기 위해 자라는데그렇게 많은 시간을 썼을까? 내 어린 시절이 죽었을 때왜 우리는 둘 다 죽지 않았을까? 만일 내 영혼이 떨어져나간다면왜 내 해골은 나를 좇는 거지? * 네루다 시집 《질문의 책》에 수록된 44번째의 시 어제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저 아이를 잠시 만나 본 밤이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시인 진은영 님의 이런 아름다운 글을 읽게 되었기 때문이죠. "가끔 한밤중에 깨어있거나 혹은 해가 지는 건물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있으면 속에서 누가 울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하루 종일 의젓하고 단호하게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