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케치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늦도록 장터 한 구석을 지키다 아무에게도 팔리지 못하고 한 걸음 앞서 돌아가는 흑염소처럼 조금은 당당하게. 이창기 _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며칠 전 삼청동을 걷다가 예쁜 액세서리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자그마한 가게였는데 매대에 특이한 문양의 귀고리와 목걸이가 요모조모 놓여 있었습니다. 주인으로 보이는 앳된 아가씨가 “어서오세요.”라고 수줍게 말하고는 고개를 숙여 한 켠에서 액세서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같이 간 지인과 이것저것 구경하고 있는데, 한 손님이 “야, 이 귀고리 진짜 촌스럽지 않니?”라며 옆 친구에게 키득거렸습니다. 그런데 워낙 큰 소리로 말해서 제 귀에도 들렸고, 주인도 그 말을 들었는지 작업하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 촌스럽다는 귀고리를 보니 작은 별이 박혀 있었는데 나름 앙증맞았습니다. 목걸이 하나를 계산하고 액세서리 가게를 나오면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 귀고리 진짜 촌스럽지 않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 '..
오늘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제1부, 에 등장하는 (클릭☞) 사자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낙타는 무거운 짐을 가득 지고 터벅터벅 순응하며 걷습니다. 그러나 외로운 사막에서 두 번째 변화가 일어나지요. 사자로의 도약입니다. 사자가 된 낙타는 자유를 쟁취하여 사막의 주인이 되고자 합니다. “너는 마땅히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거대한 용에게 사자의 정신은 이에 맞서 “나는 하고자 한다.”라고 말합니다. 사자는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라는 용의 요구를 거부하죠. 사자의 정신은 절대권위의 명령에 대해 신성한 부정으로 답합니다. 사자의 정신이 보여주는 용기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틀을 과감하게 깨뜨리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진취적인 힘에 있습니다. “나는 하고자 한다.”라는 것은 스스로를..
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며칠 전 대학로에서 우연히 아는 오빠를 만났습니다. “어머, 지지배. 넌 늙지도 않냐.” (이 오빠 말투가 진짜 이렇습니다. ㅎㅎ) 반가워하더니 갑자기 “예전에 그 김고은 닮은 청순한 분은 잘 지내니?” 하고 묻는 겁니다. 누구를 말하는지 몰라서 갸우뚱하는 순간, “왜, 네가 예전에 소개팅 주선했던…….” 하고 말하는 순간 L이 떠올랐습니다. “응, 잘 지내지. 왜?”라고 묻자, “그때 내가 첫눈에 반했었잖아 ㅎㅎ”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잘해보지 그랬어?”라고 물었더니 “나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거 같아서 애프터 안 했지.” 그러는 겁니다. 헐, 그때 L은 연락이 없어서 속상해했었거든요. 암튼 그 오빠는 작년에 결혼해서 어엿한 가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총각 때보다는 살이 붙어서 “오빠 살 찌니까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