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가끔 저는... 살던 곳을 가 볼 때가 있습니다. 대학 때 서울에 올라와 혼자 살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탁구장이 생겼더라고요. 한때 먹고 자던, 라디오를 듣고 귤을 까 먹고 멍 때리던 그곳에서 사람들이 탁구를 치고 있으니 어찌나 묘하던지요. 제겐 홍대 밥집(찻집이자 술집이기도 하네요), h가 그런 묘한 곳이기도 합니다. 연남동이 뜨기 전에 이곳은 주택가였는데, 제가 좋아하던 언니가 살던 집이 있던 곳이었거든요. 그때 다니던 회사가 이곳 근처에 있어 언니 집에 가끔 놀러가곤 했습니다. 나란히 조르륵 늘어서 있던, 그녀가 만든 패브릭 제품들이 떠오르네요. 어찌나 손재주가 좋은지 커튼이며 식탁보며 손수 만든 거라 앙증맞으면서도 예뻤거든요. 그때 거실에 누워서 우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어느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