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essay)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며칠 전에 친구가 “네 글을 인터넷에서 봤어.”라면서 보내줬는데요. 보니까 2013년, 잡지에 쓴 글이었습니다. 박상륭 선생님에 대한 글이었는데, 누군가 인터넷에 올려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닌 모양입니다. 아래와 같은 글인데요. “자기 안에 자꾸 금을 긋고 있으면 마음의 물길이 막힌다.” 고 인사동 어느 주점에서 박상륭 선생이 말씀하셨을 때, 나는 선생의 얼굴을 오래도록 쳐다보았다. 그렇게 선생은 내 안의 가장 큰 스승이 되었다. 선생의 언어는 문장이란 옷을 입고 있을 뿐, 내게는 벼락과도 같은 문자 이상의 직관이었다. 가만 보면, 하수는 정말 꼼꼼하게 자기 안의 털을 잔뜩 곧추 세우고는 긴장하며 걷는다. 그런데 고수는 자기 안의 물길이 흘러가게 내버려두면서도 자연스럽게 휘적휘적 걸어간다. 그런 면에서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