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예전에 같이 일하던 동료가 있었는데요. 그녀는 웬만하면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도 남 이야기 하듯 객관화해서 말하고,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서 말할 때도 전혀 흥분하거나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죠. 마치 뢴트겐 사진을 보며 판독하듯이 분석적인 태도로 말하곤 했달까요. 그녀가 의젓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어쩐지 개인적으로 친해지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술을 한잔 하면서 속내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자주 싸웠고, 그럴 때마다 자신은 숨이 막혀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고요. 그때마다 감정을 차단하고 합리적으로 상황을 분석해나가는 게 습관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살다보니 한편으로는 편했지만, 더 이상 설레고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는 덤덤한 삶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