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 지나치게 오지랖이 넓다면?

 

 

요즘 노견인 강아지가 다시 아파서 제가 좀 우울한데요. 다들 안락사 시켜라, 라고 말하지만 한 분은 전화를 걸어와서 진심으로 위로해 주고 격려해 줍니다. 저는 이 분을 참 좋아하는데요, 여성 CEO로 바쁘게 활동하면서도 세상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작년에 이 분이 나 상담받고 싶어.”라고 말하더라고요. 이유를 물으니 내가 오지랖이 너무 넓은 것 같아.”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오지랖 넓은 게 어때서요? 저는 대표님 같은 분이 있어서 세상이 바뀌는 것 같은데.”라고 하니, “사실 내 마음이 불편해서 그래. 그 오지랖이 나를 힘들게 하니까.”라고 토로해서 아는 선생님을 소개시켜 드렸는데요.

 

사실 저도 은근 오지랖이 넓습니다. 특히 상담 쪽에 있는 분들 보면 선구자 마인드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분은 스스로를 돌보지 않고, 타인을 위해 지나치게 헌신하는 분도 있습니다. 한 분은 통합공통체를 만들어서 주변에 다 퍼주었습니다. 이 분 옆에 동지,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은 많은데, 막상 이 분이 힘들 때 남는 사람은 얼마 없더라고요. 개인적인 일이라 말하긴 그렇지만, 요 근래에 벌어진 일을 보면요.

 

게슈탈트 치료가인 Polster는 오지랖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한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를 강하다고 여겼으며, 끊임없이 사람들을 도왔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비서도 해고하지 못했다. 비서의 개인적 처지가 매우 불쌍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실 그녀 역시 매우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존재였지만, 스스로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두려워 억압된 자신의 약함을 타인에게 투사하여 보호하는 행동을 해 왔던 것이다.

 

나 자신은 약해지면 안 된다.’는 그녀의 신념은 어릴 때 부모 없이 자라게 된 그녀에게 내적 자원으로 활용되어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자신도 약한 모습을 가질 수 있으며 타인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였기에 그녀는 마음이 늘 불편했다. 불쌍한 이들을 도와야만 한다는 그 책임감은 그녀를 짓눌렀던 것이다.

 

상담을 통해 자신의 왜곡된 기제를 알아차리게 되자, 그녀는 자신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약할 수 있다는 것,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연약한 내적 측면을 타인에게 투사하여 그들을 과잉보호하여 그들을 의존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이후, 그녀는 타인을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을 사랑하거나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으며 자신 역시 타인에게 도움 받을 때, 스스로 못 났다거나 불쌍하다고 여기지 않게 되었다(Polster & Polster, 1987).

 

Polster의 통찰에서 보듯, 지나친 오지랖 너머에는 스스로의 약함을 인정하지 못해서, 타자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지나친 오지랖의 심리적 기제엔 이런 측면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1) 스스로의 내적 연약함에 대한 두려움이 있음.

(2) 그렇게 해야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 같아서.

 

제가 요즘 훈습하고 있는 게 있는데요. 상대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잘 거절하기"입니다. 일단 내가 나를 사랑해 준 다음에 타인도 있는 것 같아요. 자기 내적 연약함을 인정할 때 비소로 강해질 수 있는 것이, 스스로를 외면하면서 자꾸 타자에게 투사하게 되면 정작 본인은 참고 일하면서도 나중에 상대에게 좋은 피드백이 없으면 배신감을 느끼거나 자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10명 중에 2명은 이유 없이 날 좋아하고, 3명은 이유 없이 날 싫어하며, 5명은 이해관계에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여기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비합리적인 신념이니까요.

 

특히 착한 사람 증후군이 있는 분들, 부탁 받을 때 타인의 기분에 맞추기보다 내가 진정 원하는가? 원하지 않는가?를 우선 생각하면 좋겠어요. 저는 제 감정을 살피는데요. 좋은 의도의 부탁일지라도 압박감을 느끼거나 감정적으로 좋지 않으면 그 일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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