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심리적 공간을 갖는다는 것



어느 분이 탈융합과 마음챙김에 대한 메일을 주셨는데요. 부족하게나마 이 글이 답장이 되면 좋겠습니다. 


요즘 저는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 Commitment Therapy : ACT)에 관심이 많은데요. ACT란 올라오는 불쾌한 생각이나 감정을 변화시키려고 애쓰기보다는 수용과 알아차림을 통해 선명한 시야를 확보하려는 마음챙김입니다.


ACT는 현대인들이 겪는 여러 가지 심리적 어려움들(불안, 공황, 우울 등등)이 원치 않는 생각이나 감정을 억제하려는 ‘애씀’에서 생기는 것에 주목합니다. 


그래서 ACT에서는 불편한 생각이나 감정의 존재를 받아들이기,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올 때 그것과 싸우거나 논쟁하지 않고 단지 알아차리기,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행동하기에 집중합니다. 


우리는 가끔 원치 않는 생각이나 감정이 올라오면, 어떻게든 이를 통제하려고 애쓸 때가 많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하지만 ACT에서는 우리가 고통과 싸우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지만, 그 투쟁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삶이 확장되는 힘을 소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ACT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삶의 여정에서 고통은 함께 동행하는 손님과도 같음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Steven C. Hayes)” 


즉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감정, 생각, 기억, 감각과 같은 경험을 피하거나 그것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게끔 스스로를 돕는 데 ACT의 의의가 있습니다. 


예전에 민병배 선생님의 ACT 강의에서 ‘손가락 끼우기 노리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무릎을 쳤습니다. ACT를 이렇게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게 또 있을까 싶었는데요. 






이 사진에 있는 ‘손가락 끼우기 노리개(Chiness finger trap)’는 손가락을 잡아당겨 빼내려고 하면 튜브가 꽉 달라붙어 팽팽해집니다. 힘껏 잡아당기면 튜브가 더 가늘어져서 손가락에 더 꽉 끼게 되죠.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손가락을 안으로 밀면, 손가락은 여전히 튜브 안에 있지만 적어도 그 안에서는 움직일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생깁니다.


ACT에서는 우리 삶의 고통이 ‘손가락 끼우기 노리개’와 같다고 말합니다. 튜브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원하는 삶을 위해 ‘춤출 수 있는 여유 공간(wiggle room)’이 얼마나 많은가가 중요하다는 거죠. 우리가 투쟁하면 투쟁할수록,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더 협소해지기에, 우리가 그 투쟁을 내려놓는다면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유가 더 늘어납니다. 


요즘 가족상담 시간에 발제를 맡은 게 있어서 한 내담자를 만나고 있는데요, 그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턱, 하고 숨이 막히는 이슈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심리적 공간 확보에 대해 전하며 ‘손가락 끼우기 노리개’에 대해 들려주었는데요. 지난주에 만났더니, 숨이 막힐 때마다 스스로에게 공간을 준다는 기분으로 부드럽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니 촘촘한 압박감이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가 스트레스라면, 괄호 안은 심리적 공간입니다. ※가 자신을 압박해 올 때, 그것을 널따란 괄호 안에서 알아차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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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심리적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다음 시간에 조금씩 올려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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