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 맛집]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땐, 리틀파파



애드센스를 달면서 소스 코드를 건드려서 그런지, 블로그 아이콘이 날아가고, 뭔가 틀이 이상해졌네요. ㅠㅠ 음, 그래도 시간이 난 김에 포스팅을 해 보려고 해요.


합정역에 있는 '리틀파파'는 제가 사랑하는 단골 쌀국수 집입니다. 흐린 날씨, 뭔가 뜨끈한 국물이 땡길 때 자주 찾는 곳이죠. 한 가지 복병이 있다면 손님이 워낙 많기 때문에 웨이팅하는 줄이 길어서 겨울에는 밖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기다려야 한다는 게 흠이죠.





그런데 이날은 앞에 두 팀 정도 기다리고 있을 뿐, 한산했습니다. 5분 정도 기다린 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





리틀파파 내부랍니다. 사진 오른쪽에 가려진 부분은 테이블 몇 개가 놓여져 있습니다. 함께 간 대학원 선생님들과 바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운이 좋았던 것일까요. 저희가 들어오자마자 갑자기 사람들이 와르르 와서 다시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쌀국수가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다고 저렇게 길게 줄을 서는지... 신기하네요." 한 선생님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양지 쌀국수를 주문했습니다. "드셔보시면 알아요. 국물 맛이 깔끔하고 시원하거든요."라고 자신하며 저는 불고기 쌀국수를 주문했지요. ㅎㅎ





얼마 후에 쌀국수가 나왔습니다. "넘나 반가운 것!" 요즘 홍대에 자주 안 와서 그런지 이 녀석을 오랜만에 먹어 보는 것 같습니다. 역시나 양이 꽤 많습니다. 숙주 나물을 넣은 뒤, 후르륵 한 젓가락 입 안에 넣어 봅니다. 개운한 국물과 부드러운 면발의 목 넘김에 "역시 이맛!" 하고 엄지 척, 올려 봅니다. 


다른 분들도 "어머, 진짜 국물맛이 개운하네요. 시원해!" 라며 만족해합니다. 3시부터 5시까지는 쌀국수와 사이드 메뉴만 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요리 메뉴인 '껌땀'은 주문하지 못했습니다. 껌땀은 윤기가 좔좔 흐르는 돼지갈비에 갓 지은 밥이랍니다. 


맛있게 쌀국수 한 그릇을 비운 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추운데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얼른 나와야 할 것 같았습니다. 




리틀파파

02-326-2788
서울 마포구 독막로3길 7


리틀파파 약도랍니다. 합정역 6번 출구로 나와서 주욱 직진하다가 농협이 보이면 좌회전 후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 


쌀국수 집에서 나와, 메세나폴리스 쪽으로 갑니다. 이날 토마스 쿡 공연이 있었기 때문이죠. 대학원 선생님 친구가 토마스 쿡 매니저여서 덕분에 저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메세나폴리스도 오랜만에 가 봅니다. 우산으로 꾸며 놓은 것은 여전하네요. 따끈하게 차 한잔 하면서 공연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한 선생님한테서 참 좋은 향이 나서 "샘한테서 향긋한 내음이 나요."라고 하니, 핸드백에서 핸드크림을 꺼내 제 손등에 짜 줍니다. 어머나, 너무 달큰하고 상큼했습니다. '빌리프 마이 라임 오렌지'라는데, 조만간 요 녀석을 구입하리라 다짐했지요.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판스퀘어 라이브홀은 아담하면서도 넉넉한 규모의 공연장이었습니다. 조명이 꺼지고 음악이 흐르면서 토마스 쿡이 등장했습니다.





이 사진에는 토마스 쿡이 참 새침하게 나왔는데, 공연장에서의 그는 조금 달랐습니다. ^^; 약간 아주머니스러운 매력이 있달까요. 제 안에 아저씨가 살고 있어서 그런지 ㅎㅎ 그의 소탈한 수다가 재미났어요.


그의 음악을 듣다 보니, 다른 뮤지션들과는 다른 지점을 발견했습니다. 뭔가 그의 음악은 재단하지 않은 옷감 같달까요. 그냥 쓱 걸칠 수 있는 숄이나 앞치마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꽉 짜여진 (세공력이나 임팩트는 좀 없어도, 그러니까 화려한 고명 없는 담백한 국수 같달까요) 느낌보다는 그냥 훌훌 흘러가는.... 그러다가도 약간 들뜨다가 살짝 슬퍼지는 그런 묘한 매력을 느꼈어요. 다음엔 제값 주고 공연장에 가 볼까 합니다. 저는 <아무 것도 아닌 나>라는 곡이 귀에 잔잔하게 걸렸습니다. =)






콘서트 중간에 초대 손님으로 정승환 군이 등장했는데, 스물두 살이란 나이가 무색하게 노래를 참 잘했습니다. 승환 군한테서 뭔가 응집된 에너지를 느꼈어요. 그걸 노래라는 통로로 풀어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승환 군 노래는 라이브로 들어야 그 묘미를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공연이 끝나고 추운 거리를 걷는데 마음에 작은 난로 하나를 들인 듯 따뜻해졌습니다. 음악의 힘은 이런 것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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