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상 시스템] 상대의 호감을 얻는 방법 (2)


연휴, 잘 쉬고 계신가요? 저번에 ‘백트랙’(클릭 ☞) http://persket.com/233 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람은 논리나 열의만으로 움직일 수 없다. 무의식적 친밀감이 생기지 않으면 더 이상 진전이 없다고 했는데요. 오늘은 무의식적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표상 시스템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무의식적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서, 앞으로 마음돋보기는 유튜브로 만들어 볼까 하는데요. 주문한 마이크가 함흥차사네요. ㅠㅠ 저는 말보다는 글이 편한데, 지인들이 저 보고 “아재 문장”을 갖고 있다고 하네요. 한마디로 글이 좀 딱딱하다는 소리겠죠? ^^;


일할 때 피드백 받은 제 강점 역량은 핵심을 포착해서 말하듯이 잘 설명한다는 건데요. 앞으로 5~7분 짧은 유튜브로 이 재능을 발휘해 볼까 해요. 가급적 5~6월 안에 만들어 볼까 하는데, 게으름만 물리치면 되겠네요. ㅎㅎ


자, 그럼 표상 시스템 이야기를 좀 해 볼까요? 표상 시스템이라고 하니까 거창하게 느껴지는데요. 표상 시스템이란 쉽게 말해서 “대화할 때 내가 쓰는 오감(五感;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뜻합니다. 이 오감 중에서 내가 두드러지게 쓰는 감각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바닷가에 갔다고 상상해 보세요. 어떤 게 떠오르세요? 어떤 분은 “저 푸른 바다와 흰 구름, 반짝이는 빛” 같은 게 떠오를 겁니다. (이런 분들의 표상 시스템은 시각 선호형입니다.) 어떤 분은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와 철썩 파도 소리가 들린다.”라고 하고요. (이런 분들은 청각 선호형입니다.) 또 어떤 분은 “짭쪼름한 바다 냄새, 몸을 감싸는 해풍, 발바닥에 밟히는 모래의 까슬거림” 같은 게 떠오른다고 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이런 분들은 신체감각 선호형입니다.)


물론 무 자르듯이, 시각, 청각, 신체감각만 쓰는 건 아닙니다. 골고루 다들 쓰는데요. 뭔가를 떠올렸을 때 어떤 사람은 장면(시각)을 제일 먼저 떠올리고, 어떤 사람은 소리(청각)를 제일 먼저 떠올리고, 어떤 사람은 신체감각(후각, 미각, 촉각)을 제일 먼저 떠올린다는 거죠. 


한마디로 사람에 따라 우선적으로 쓰는 감각이 있다는 겁니다. 재밌는 건 서로 선호하는 표상 시스템이 맞지 않으면 마음을 전하기 어렵다는 건데요. 


예를 들어서 시각 선호형과 청각 선호형이 회의를 한다고 할 때, 시각 선호형은 상대가 아무리 열심히 설명을 해도 귀에 잘 안 들어옵니다. 차라리 도표나 차트, 그래프나 그림으로 보여주면서 설득하는 게 더 유리합니다. 비주얼적으로 한 번에 눈에 들어오니까요. 


신체감각 선호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청각 선호가 아무리 논리적으로 떠들어도 차라리 직접 먹어보게 하고 만져보게 하고 체험해 보게 하는 게 신체감각 선호형을 설득하는 데는 효과적이죠. 


청각 선호형은 일단 논리적이기 때문에 이론을 세워 이야기하는 걸 좋아합니다. 시각 선호형은 중간에 건너 띄거나 좀 엉성해도 본인의 심상 퍼즐이 맞아 떨어지면 오케이, 하고 넘어가는데 청각 선호한테는 안 통합니다. 


청각 선호인 사람은 말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중간에 모순이 있거나 논리가 어긋나면 신뢰받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분들한테는 잘 정리된 자료나 수치를 토대로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시끄러운 환경보다는 조용한 환경이 더 좋습니다. 청각 선호인 사람들만 모아 놓은 비디오를 보니까. 시선은 주로 옆으로 향하는 일이 많고, 귀나 턱으로 손이 자주 가더라고요. 그리고 “들린다. 리드미컬하다. 템포를 낮춰라. 설명해 봐라. 시끄럽다. 조용하다. 귀에 쏙 들어온다.”등 청각에 관한 표현을 자주 씁니다. 


시각 선호인 분들은 영상을 떠올리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영상은 말보다 정보량이 더 많아서 그걸 말로 표현하다 보니 빠른 어조를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심상 속에서 퍼즐을 맞추면서 이야기를 하니까 중간에 건너뛰는 경우도 많고요. 시선은 위를 향하는 경우가 많고 떠올린 영상을 그리듯이 말하기 때문에 손짓도 활발합니다. 주로 “눈에 들어온다. 본다. 전망. 시야. 상승세, 밝다. 크다. 명확하다.” 등등 형태나 색깔 등 시각에 관한 표현을 자주 쓰는 특징이 있죠. 


신체감각 선호인 분들은 몸으로 느끼면서 이야기합니다. 이 분들을 보면 감정이 풍부합니다. 시선은 아래로 향하는 경우가 많고, 바디랭귀지도 활발합니다. 주로 “느낀다. 안심한다. 납득이 가지 않는다. 따뜻하다. 부드럽다. 긴장된다. 압박감이 느껴진다. 맛있다.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등 기분, 맛, 향기, 온도 등 신체감각적인 표현을 많이 씁니다. 


서로 선호 시스템이 같으면 “아, 우리 잘 통하네.”라는 느낌을 팍팍 받습니다. 반면, 선호 표상 시스템이 서로 다르면 커뮤니케이션 갭이 나타날 수밖에 없죠. 


시각 선호는 일단 얼굴 보고 표정 보고 말하는 걸 좋아하는데, 청각 선호는 논리적으로 말하면서 전화로 끝내고 싶어 합니다. 신체감각 선호는 직감적이고 감정적이기 때문에 어쩌고저쩌고 백날 말하는 것보다 손 한번 따뜻하게 잡아주는 걸 좋아합니다. 


흥미로운 게 가까운 사이일수록 선호 표상 시스템이 맞지 않으면 갈등이 깊어지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여자친구 생일이라고 할 때, 경치 좋은 곳에서 예쁜 액세서리를 선물하며 보여주면 시각선호형은 기뻐합니다. 탁 트인 경치, 반짝이는 액세서리, 이런 비주얼적인 심상에 강렬하게 반응하니까요. 하지만 청각선호라면 귓가에 대고 “생일 축하해. 사랑해.”라고 말해 주면 더 감동받습니다. 만약 상대가 신체감각 선호라면 그냥 꼭 안아주는 데 더 만족감을 느낍니다. 


연인끼리 선호 표상 시스템이 서로 같으면 아무래도 오래 가는 커플이 되겠죠. 사랑을 표현하는 표상 시스템과 사랑을 느끼는 표상 시스템이 일치하니까요. 하지만 두 사람의 선호 표상 시스템이 다르면 한 쪽이 사랑을 표현하고 있어도, 다른 한 쪽은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죠.


이는 사랑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뿐인데, 본인은 허전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거죠. 한번 물어 보세요. 바다에 갔는데 어떤 게 떠오르냐고? 시각인지 청각인지 신체감각인지 캐치한 다음에 상대의 선호 표상 시스템에 맞춰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표상 시스템을 공부하면서 얻게 된 수확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 표상 시스템을 개발해서 쓰면 나의 사고나 행동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 글을 보시는 분이 청각 시스템을 잘 쓰지 않았다면 청각을 적극 써 봅니다. 좀 더 주의 깊게 경청하는 습관을 들이고, 음악도 자주 듣고, 외부의 소리에 세밀하게 귀를 열어두는 거죠. 시각 시스템을 잘 쓰지 않았다면 영화나 그림을 자주 보고, 공연이나 전시를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신체감각을 잘 써 오지 않았다면 맛집을 좀 다녀보든지, 운동을 해 본다든지, 향수를 써 본다든지, 사람이나 동물과의 스킨십을 늘려 보는 것도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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